퇴근 후, 준호가 낯선 골목으로 제이를 이끌었다.큰길에서 한 번, 또 한 번 방향을 꺾을 때마다 익숙한 풍경이 조금씩 멀어졌다.번듯한 사옥과 밝은 간판들이 사라지고,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이 이어졌다."어디 가는 거예요?"제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전에 말했잖아요. 다음엔 제가 좋아하는 곳으로 데려간다고.""그게 오늘이었어요?""오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계속."준호는 가볍게 웃으며 앞서 걸었다. 그 말이 이상하게도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정말로 오늘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들렸다.골목은 점점 더 좁아졌다. 가로등은 밝기보다 분위기를 남기는 쪽에 가까웠고, 주황빛이 벽면을 흐릿하게 적셨다.몇 번 더 꺾어 들어가자,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간판 하나가 보였다.프리덤.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입구였다."여기가, 그 좋아하는 곳이에요?""네.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곳이고요."준호가 문 손잡이를 잡으며 덧붙였다."그래서 더 좋아요."문이 열리기 전부터, 낮게 깔린 소리가 계단 아래에서부터 울려왔다.쿵, 쿵.드럼과 베이스가 발끝을 타고 올라왔다.한 걸음씩 내려갈수록, 공기가 달라졌다.사무실의 건조한 공기, 서류 냄새, 사람들의 눈치.그 모든 게 계단 위에 남겨지는 기분이었다.문을 열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작은 무대, 낮은 천장, 어둑한 조명.붉고 푸른 빛이 뒤섞인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앉아 있었다.누군가는 술잔을 기울이고, 누군가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그 어디에도 ‘회사’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잠깐만요."준호가 그렇게 말하고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다.제이는 자리에 앉은 채 주변을 둘러봤다. 낯설었지만, 이상하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다.오히려 조금 숨이 트이는 느낌이었다.잠시 후.무대 위 조명이 조금 더 밝아졌다.그리고.준호가 올라왔다.슈트는 없었다.대신 헐렁한 셔츠, 자연스럽게 걷어 올린 소매, 어깨에 멘 기타.그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Terakhir Diperbarui : 2026-08-0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