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일주일 뒤, 현강홀딩스가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자선 기금 행사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나는 참석하지 않아도 됐다. 의사도 장시간 서 있지 말고 몸 상태를 우선하라고 했다. 그런데 행사 전날부터 온라인 기사와 커뮤니티에 내 이름이 급격히 늘었다.‘감금 피해자인가, 두 남자를 이용한 인물인가.’‘현강 대표의 연인과 한명금융 후계라인의 수상한 관계.’‘임신설까지, 진실은?’ 기사는 사실을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만 잔뜩 던졌다. 그 질문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답처럼 굳어지고 있었다.“안 가도 돼.” 태윤이 말했다.“회사 행사잖아.”“그래도 네 몸이 먼저야.”“30분만 있을게. 힘들면 바로 나올 거고.”“네가 결정한 거야?”“응.” 나는 직접 고른 짙은 남색 드레스 위에 얇은 재킷을 걸쳤다. 배가 드러나는 옷도, 숨기기 위한 옷도 아니었다. 호텔 볼룸에 들어서는 순간 대화 소리가 한 박자 늦게 줄었다. 투자사 임원, 주요 거래처 관계자, 재단 이사, 언론사 간부들이 우리를 쳐다봤다. 태윤이 내 허리에 손을 대려다 시선으로 물었다. 나는 손을 먼저 내밀었다. 그가 잡았다.“고개 들어.”“들고 있어.”“그러네.” 행사장 안쪽으로 걸어가자 주변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저 사람이 윤서린?”“한지후랑 원래 가까웠다던데.”“현강 쪽
Last Updated : 2026-09-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