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부터 가마가 매일 아침 마당에 놓였다.초하가 새벽에 일어나 옷을 챙겼다.흰빛에 가까운 잿빛 저고리와 남색 치마, 사흘에 한 번은 옥색.궁에 드는 옷은 색이 튀면 안 된다는 것을 초하가 어디서 들어 왔다.한경은 매일 같은 자리에 섰다.태의원 마당 시렁 사이, 세 번째 궤짝 앞.당귀와 백출과 황기를 꺾어 소리를 듣고, 단면을 보고, 도로 놓았다.궁 사람들이 그 여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상중이던 여자라 했고, 다음에는 어공 낸 집 안주인이라 했고, 그다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많은 말이었다.나가는 시각은 매일 달랐다.어떤 날은 사시에 나갔고, 어떤 날은 해가 다 지고 나서였다.내관부에서 문을 열어 주는 시각이 그날그날 달랐다.* * *강목은 그 여자가 마당에 있는 동안 붓을 오래 들고 있었다.물목을 짚는 손이 전보다 느려졌다.느려진 것을 서리들이 알아챘고, 알아챈 것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닷새째 되는 날 강목이 물목 종이에서 눈을 떼고 물었다."부인. 어제는 몇 시에 나가셨습니까.""…해 지고요.""그제는.""사시에요."강목이 붓을 놓고 궤짝 뚜껑을 덮었다."부인. 궁에 드는 시각과 나가는 시각을 정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을 궁 안에 두고 싶을 때 두겠다는 뜻입니다.""물목이 많다잖아요.""물목은 사흘 치를 하루에 다 봐도 반나절입니다."한경이 뿌리를 하나 집어 들었다.집은 것을 코에 대지는 않았다."그럼 왜요."강목이 대답하지 못했다.대답하지 못하는 얼굴을 한경이 봤다.보고, 뿌리를 도로 놓았다."강 나리.""…예.""나리 요즘 얼굴이 더 안 좋아요.잠을 안 주무시죠."강목이 웃었다. 눈부터 웃는 그 웃음이었는데, 오래가지 않았다."…부인은 사람 얼굴을 참 잘 보십니다.""약재 보는 눈으로 보는 거예요.""…그 눈으로 저를 보시는군요."한경이 무슨 말이냐는 얼굴을 했다.강목이 붓을 도로 들었다.* * *그 무렵 육가에서는 저녁상이 자
Last Updated : 2026-08-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