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10시 20분. “주인님, 오늘은 나랑 어디 좀 가야 해.” 서율은 아침 식사를 마친 태혁 앞에 작은 봉투를 내려놓았다. 태혁이 봉투를 바라봤다. “이게 뭔데?” “열어봐.” 안에는 은색 열쇠 하나가 들어 있었다. 태혁은 열쇠를 집어 들었다. “열쇠?” “응.” “어디 열쇠야?” 서율은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가보면 알아.” 태혁은 열쇠를 이리저리 살폈다. “우리 집 열쇠는 아닌데.” “당연하지.” “우리 방 열쇠도 아니고.” “응.” 태혁은 아내를 바라봤다. “설마 또 뭔가 계약한 건 아니지?” 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거든! 나 그렇게 충동적이지 않아.” “지난번에는 소파 하나 보러 갔다가 조명까지 골랐잖아.” “그건 조명이 예뻤으니까!” 태혁은 웃으며 열쇠를 봉투에 넣었다. “알았어. 어디로 가면 돼?” “운전은 내가 할게.” “좋아.” 오전 11시 10분. 차가 도착한 곳은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선 조용한 골목이었다. 서율은 작은 벽돌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1층에는 꽃집이 있었고, 2층에는 작은 간판이 걸려 있었다. [하루 작업실] 태혁은 간판을 올려다봤다. “작업실?” “응.” “여기서 뭐 하려고?” 서율은 계단을 가리켰다. “올라가 보자.” 2층에 도착하자 서율은 봉투에서 열쇠를 꺼냈다. 찰칵. 문이 열렸다. 안쪽에는 커다란 작업대와 의자 2개, 작은 싱크대가 있었다. 창가에는 햇빛이 길게 들어왔고, 벽 한쪽에는 빈 선반이 놓여 있었다. 태혁은 천천히 안을 둘러봤다. “여길 빌린 거야?” “응. 오늘 하루만.” “뭐 하려고?” 서율은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우리 둘이 만들고 싶은 걸 마음대로 만들어보려고.” 태혁은 웃었다. “또 공방이야?” “이번에는 선생님 없어.” “그럼?” “우리끼리!” 서율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색종이와 두꺼운 종이, 작은 나무 조각, 물감, 붓, 접착제 등이 들어 있었다. 태혁은 재료들
최신 업데이트 : 2026-10-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