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우면서도 따뜻한, 기묘한 감촉. 우우웅-! 그 순간, 내 단전의 빙정이 미친 듯이 진동했다. 동시에 손목의 스마트워치(레비아탄)가 뜨거워졌다. 펜던트 속에 잠들어 있던 [잔류 사념]이 내 빙정과 공명하며 깨어났다. "어? 형님! 파장이... 나랑 똑같아! 이거 빨려 들어가는데?!" "어...?" 시야가 하얗게 점멸했다. 미혜 누나의 놀란 얼굴이 슬로우 모션처럼 멀어졌다. 내 의식이 육체를 떠나, 어딘가 깊고 아득한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 쿠구구궁!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더 이상 미혜 누나의 방에 있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회색 공간. 하늘도 땅도 없는, 오직 잿빛 안개만이 가득한 [심상 세계]. 그리고 그 한복판에. 피투성이가 된 채, 거대한 창을 지팡이 삼아 서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SSS급 헌터: 주지헌] 그의 손에 들린 창, [신살창]. 비록 빛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창신(槍身)은 흠집 하나 없이 매끄러웠고 그 위압감은 여전히 공간을 베어낼 듯 날카로웠다. 그의 주변에는 쓰러진 거대한 괴수, 뇌전의 군주(레비아탄의 원형)가 있었고, 그 앞에는 폭주하려는 푸른 빛의 구체가 떠 있었다. 이곳은... 10년 전, 그날의 기억이다. "헉... 헉..." 주지헌의 기억 속 영상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옆에는 이미 숨을 거둔 아내의 시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빙결의 핵]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위태롭게 빛나고 있었다. "안 돼... 이대로면... 부산이... 내 딸이..." 주지헌이 피를 토하며 기어갔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깔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한 소년이 있었다. 13살의 나. 하태수였다. "아이가... 살아있어?" 주지헌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선택해야 했다. 이대로 빙결의 핵이 폭주하게 둘 것인가, 아니면 희박
Last Updated : 2026-08-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