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위 임관 후 받은 첫 월급, 거기에 온갖 생명 수당과 위험 수당, 군주 토벌 보너스까지 합쳐진, 그야말로 금융 치료의 정수. 봉투의 두께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 하숙집 꿈나무들. 앞으로 나와라."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희선이와 히나가 빛의 속도로 내 앞 방석으로 슬라이딩해 무릎을 꿇었다. 방금 전 어른들에게 했던 절보다 각도가 15도는 더 깊고 날렵한, 완벽한 자본주의적 큰절이었다. "하태수 준위님! 새해 복 마이 받으시지 말입니다! 올 한 해도 뼈를 묻겠습니다!" "태수 오빠! 무병장수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 오빠가 제 우주이자 빛입니다!" 두 녀석의 입에서 나오는 화려한 수식어에 거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두툼한 봉투 두 개를 녀석들의 손에 쥐여주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사고 치지 말고. 알았냐?" "와... 대박..." 봉투 안을 살짝 들여다본 희선이의 동공이 지진을 일으켰다. 노란색 5만 원권이 빳빳하게 뭉텅이로 들어있는 걸 확인한 녀석의 입이 귀에 걸렸다. 히나 역시 놀란 토끼 눈을 하며 봉투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햄... 이래 마이 주면 내 햄한테 평생 노예 계약해야 되는데, 괜찮나?" "됐고, 맛있는 거나 사 먹어라." 그때였다. 희선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비장한 표정으로 폰을 꺼내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했다. "이 은혜, 그냥 넘길 수 없다! 햄, 내 이 돈 두 배로 불릴 자신 있다! 애교 배틀 갑니다!" "뭐? 야, 하지 마. 눈 베려."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빵빵한 비트의 음악이 거실을 울리기 시작했다. 최근 뉴튜브에서 유행한다는 그 음악. 희선이가 양손을 머리 뒤로 넘기고 허리를 좌우로 튕기기 시작했다. "딴딴따단- 딴딴따단-" 일명 '제로투 댄스'. A급 각성자의 압도적인 코어 근육과 동체 시력을 엉뚱한 데 낭비하며 현란하게 골반을 튕기는 희선이의 모습에 식구들이 포복절도했다. "아이고,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