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어어..."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아니, 이미 반쯤 갈라져서 뇌수가 질질 새고 있는 건 아닐까. 익숙한 내 방 천장을 노려보며 침대 위에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어제 대방어 회에 굴찜을 안주 삼아 들이부었던 소주와 맥주의 혼합물들이, 위장 벽을 긁어대며 격렬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Z급 신체 능력이고 나발이고, 알코올 분해 효소 앞에서는 얄짤없다. "물... 물 좀..." 갈라진 목소리로 허공에 손을 뻗는 찰나. "일나라!! 해가 중천이다, 이 화상아!!" 방문이 벌컥 열리며, 사자후와 함께 최 여사님의 등짝 스매싱이 날아들었다. 짝-!! "아악!" 정확히 명치 뒤쪽, 숙취로 뭉쳐있던 근육을 강타하는 매서운 손맛. 아프진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막혀있던 숨통이 탁 트이는 기적의 물리 치료였다. "어제 그리 퍼마실 때부터 내 이럴 줄 알았다! 퍼뜩 인나서 세수하고 기어 내려온나! 떡국 다 퍼졌다!" "이모... 나 속 쓰려 죽겠는데..." "속 쓰릴 땐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빨리 안 오면 니 몫은 짬통에 버릴 끼다!" 쾅 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혔다. 여사님의 협박은 빈말이 아님을 알기에, 나는 좀비처럼 몸을 일으켜 비틀비틀 화장실로 향했다. 찬물로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고 1층으로 내려가니, 거실은 이미 구수한 고기 육수 냄새로 진동하고 있었다. "아이고, 우리 태수 얼굴이 반쪽이 됐네. 이리 와 앉아라." 할머니가 인자한 미소로 내 자리를 챙겨주셨다. 식탁 위에는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대접들이 놓여 있었다. 뽀얗게 우러난 사골 국물에 얇게 썬 가래떡, 그리고 소고기 고명과 지단이 수북하게 올라간 최 여사님표 특제 떡국. 그 치명적인 비주얼을 보자마자, 반란을 일으키던 위장이 언제 그랬냐는 듯 꼬르륵거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자, 다들 묵자! 새해 복 마이 받고!" 성배 아저씨가 숟가락을 들며 선창했다. 하지만 아저씨의 표정은 어딘가 씁쓸해 보였
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