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저씨가 왜?”“의사가 그러는데 신장을 이식해야 완치할 수 있대.” 최미영은 계속 눈물을 닦았다.솔지가 미간을 찌푸렸다. “알아. 전에도 들었잖아.”“방금 다른 사람들 말하는 걸 들었는데 기증 신장이 나왔대. 담당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안 될까? 그 신장을 아저씨에게 배정해 줄 수 있는지 말이야.” 최미영은 속눈썹에 눈물을 매단 채 간절하게 솔지를 바라봤다.솔지는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았다.최미영이 이렇게 다급하게 부른 이유는 박성호의 상태가 나빠져서가 아니었다.안도하면서도 가슴이 꽉 막혔다.“엄마, 신장은 있다고 바로 이식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솔지는 감정을 억누르고 침착하게 설명했다. “아저씨 상태는 아직 안정적이니까 치료하면서 기다려야 해.” “맞는 장기가 나오면 배정 기준과 대기 순서에 따라 병원에서 연락해 줄 거야. 순번이 되면 이식받을 수 있어.”“그래도 기증된 장기가 나왔을 때 말이라도 해 봐야지. 다른 사람이 먼저 받아 가면 어떡해?”솔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화내지 말고 침착하자고 거듭 자신을 타일렀다.“엄마가 지금 가져오려는 장기도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는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봤어?” 솔지가 되묻자 최미영은 말문이 막혔다.솔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달랬다. “엄마, 장기 이식은 마음만 급하다고 앞당길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조건이 맞아야 해.”“결국 아저씨를 위해 한 번 알아보는 것도 싫다는 거잖아.” 최미영이 눈물을 머금은 채 솔지를 바라봤다. “친아버지는 아니어도 널 키워 줬어. 아저씨가 없었으면 나하고 네가 어디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도 모르잖아.”“솔지야, 네가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아저씨는 누구를 믿고 살아?”최미영의 질책에 솔지의 감정은 무너지기 직전까지 몰렸다.솔지도 어머니가 늘 나약하다는 건 알았다. 박성호와 사는 동안 맞고 욕을 먹기도 했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소동까지 벌였지만 결국 박성호를 하늘처럼 떠받들었다.솔지는 박성호가 베푼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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