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마친 솔지가 대기실로 들어가려던 때,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예겸이 솔지를 벽 모서리로 밀어붙이면서 차가운 손가락이 허리에 닿았다.얇은 옷감으로는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손이 닿자 전류가 흐르듯 온몸이 저릿해졌다.“뭐 하는 거예요?” 솔지는 침착했다. 눈앞의 상대가 정말 선을 넘으리라고는 믿지 않았다.사람을 홀릴 듯한 예겸의 눈이 솔지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허리를 잡은 손으로 살결을 가볍게 문지르며 입꼬리를 올렸다. 도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허리부터 열이 번졌다. 솔지는 이렇게 제멋대로인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하예겸의 여자라고?”예겸의 손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허리에서 미끄러진 손이 탄탄하게 솟은 엉덩이까지 내려갔다.웃음도 한층 짙어졌다.솔지는 예겸에게 몰려서 벽 모서리에 갇혔다. 달아날 곳도 없었다.지금은 대기실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어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알면서도 이래요? 내 남자가 당신을 죽일 만큼 화를 낼까 봐 겁도 안 나요?” 솔지가 날카롭게 경고했다.하진동 회장의 차남 하예겸은 악명이 높았다. 변덕스럽고 성정이 거칠어서, 한번 그의 눈 밖에 나면 앞날이 편할 수 없었다.사람들은 뒤에서 예겸을 ‘미친 겸 도령’이라고 불렀다.예겸은 재미있다는 듯 눈썹을 치켜들었다. 시선이 솔지의 가슴께에 머물렀다. 엉덩이를 받친 손에 힘을 주면서 끌어 올리자, 솔지의 몸과 바짝 밀착됐다.솔지의 볼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라졌다.‘설마 하예겸이 두렵지도 않은 건가?’이곳을 드나드는 남자들은 모두 한솔지가 하예겸의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한솔지라는 여자에게 욕심을 품어도, 그저 눈으로만 탐할 뿐 감히 손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다른 남자들은 손만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에 두고도, 끝내 아쉬움을 삼킨 채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나를 죽여?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등에 업고 다니면서 사기 칠 배짱은 있고?” 예겸이 귓가에 대고 말하자, 뜨거운 숨결이 피부를 달궜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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