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붉은 혼서는 쇄성각 가장 안쪽 궤에 들어갔다.장은은 옥사로, 아이를 안은 여자는 대리시 보호방으로 옮겨졌다. 어느 쪽도 그 종이의 주인을 정하지 못했다. 예부는 가짜 관인을 폐기하라 했고, 호부는 그 전에 일곱 여자의 호적부터 가져오라 했다.사흘 동안 경연은 청묵재에 오지 않았다.소의는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대리시 소경이 사건 밖의 일로 세필골을 찾는 것이 더 이상했다. 그런데 해가 기울 때마다 묵정 계단을 오르는 장화 소리에 붓끝이 한 번씩 멈췄다.네 번째 날, 문을 연 사람은 경연이 아니었다.먼 길을 온 여자가 흙 묻은 장화를 벗지도 않고 들어섰다. 볕에 그을린 얼굴, 낡은 갈색 겉옷, 손톱 가장자리에 밴 푸른 차물이 먼저 보였다. 여자는 자기 이름보다 물었다.“올봄 연경의 첫물차 값이 얼마였습니까?”곡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사람을 찾아온 겁니까, 차를 팔러 온 겁니까?”“둘 다요. 값을 모르고 사람부터 믿으면 밭을 잃습니다.”여자는 설난정이라 했다. 운주 세굽이차원의 공동 상속인이며, 네 해 전에 죽은 설정안의 동생이었다.옥선은 길손의 꼴을 보고 말없이 더운 물부터 가져왔다. 난정은 대야에 손을 씻으면서도 찻집 간판과 골목의 수레 수를 물었다. 운주에서는 비가 한 차례 더 오면 첫물 값이 오를 것이고, 노평나루 창고가 비면 운송비가 두 배가 된다고 했다.“먼저 좀 먹어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곡우가 반월주가에서 가져온 밀떡을 내밀었다.난정은 사양하지 않았다. 두 장을 연달아 먹고 마지막 한 장은 보퉁이에 넣었다. 오는 길 역참에서 말먹이 값이 올라 은전을 거의 다 썼다며, 오늘 묵을 곳부터 싸게 구해달라고 했다. 귀족가의 혼수를 찾으러 왔다는 사람의 신발 밑창에는 새 짚이 덧대어져 있었다.그녀가 보퉁이에서 서찰을 꺼냈다. 겉봉은 여러 번 젖었다 말랐고 봉한 자리는 새것처럼 단단했다. 난정은 종이를 살피라고 내놓지 않았다. 소의 앞에 펼친 뒤 곧장 가운데 문장을 짚었다.“언니가 죽기 닷새 전에 보냈다는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