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일곱째 공주, 저승 서방님을 길들이다: บทที่ 11 - บทที่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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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팀장님! 얼굴이 왜 그러세요?

다음 날 아침, 바리는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정확히는 잠을 설쳤다는 표현이 맞았다. 어젯밤 어둠 속에서 들었던 그 말이 밤새 머릿속을 맴돌았다. "당신까지 잃고 싶지 않소." 그 한마디가 계속 귓가에서 재생됐다. 잃고 싶지 않다니. 잃는다는 건 원래 있던 걸 뺏긴다는 뜻인데,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서 대체 뭘 잃는다는 걸까.몇 번이나 뒤척이다가, 결국 뜬눈으로 창밖이 밝아오는 걸 지켜봤다. 저승에도 아침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여전히 뿌연 회색빛이었지만, 조금씩 밝기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이승의 해와는 다른, 뭔가 흐릿하고 은은한 빛이었다.바리는 몸을 뒤척이다 슬쩍 소파 쪽을 바라봤다. 무장승은 이미 일어나 있었다. 정확히는, 잠을 잔 흔적이 아예 없었다. 이불은 개켜진 그대로였고, 접힌 각도까지 딱 맞춰져 있어서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뭔가를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등을 곧게 편 채로, 미동도 없이.바리는 이불 속에서 눈만 빼꼼 내밀고 그 뒷모습을 한참 관찰했다. 저 남자, 정말 잠도 안 자나 싶었다. 500년을 살았다는 사람이니 밤새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은 걸까. 아니면 어제 그 서류 때문에 정말 한숨도 못 잔 걸까.바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살폈다. 어제 창고에서 챙겨온 그 낡은 서류철이었다. 무장승은 그 종이를 손에 쥔 채,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오래도록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 표정이 없다기보다는,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팀장님.""...일어났소?"무장승은 화들짝 놀란 듯 서류를 서랍에 밀어 넣었다. 그 동작이 너무 급해서 오히려 더 수상해 보였다."팀장님, 얼굴이 왜 그러세요? 밤새 안 주무신 거예요?""...괜찮소.""안 괜찮아 보이는데요. 눈 밑에 그거, 다크서클 아니에요? 저승 관리도 다크서클 생겨요?"무장승은 대답 대신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넥타이를 고쳐 매는 손짓이 평소보다 어수선했다. 바리는 그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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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국장님! 처음뵙겠습니다.

국장실 앞에 서니 바리는 저도 모르게 옷매무새를 다듬었다.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명부 관리국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앉아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어제 받은 긴급 공문 이후로 바리는 하루 종일 마음이 어수선했다. 감사라는 게 대체 뭘 조사한다는 건지, 자기가 뭘 잘못한 건 아닌지, 별생각이 다 들었다. 덕순한테 물어봐도 "저도 국장님 뵌 적이 몇 번 없어요"라며 얼버무리기만 했다.복도를 걸어오는 내내 직원들이 두 사람을 흘끔거렸다. 국장실로 불려간다는 게 이 조직 안에서는 꽤 큰일인 모양이었다. 옆에 선 무장승도 평소보다 어깨가 굳어 있었다. 저 사람도 긴장할 때가 있구나, 싶어서 바리는 오히려 조금 마음이 놓였다."팀장님도 국장님 만나면 긴장하세요?""...당연하오.""의외네요. 팀장님은 뭐든 다 무덤덤하실 줄 알았는데.""...국장님은 다르오."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가 느껴졌다. 바리는 더 캐묻지 않고 조용히 뒤를 따랐다."들어오시오."문 너머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울렸다. 무장승이 먼저 문을 열고, 바리가 그 뒤를 따랐다.국장실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근엄하고 무서운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책상 위엔 라면 그릇이 놓여 있고, 벽 한쪽엔 낚시 트로피가 잔뜩 진열돼 있었다. 다른 한쪽 벽에는 색이 바랜 상장들이 액자도 없이 압정으로 대충 꽂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전국 낚시 대회 우수상' 같은, 국장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들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앉은 남자는— 배가 살짝 나온 데다, 넥타이는 삐뚤어져 있고, 안경은 코끝에 겨우 걸쳐져 있었다."어, 왔나. 앉아, 앉아."바리는 순간 자기가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 싶었다. 이 사람이 그 무섭다는 염라 대감, 국장이라고? 덕순이 국장 얘기를 할 때마다 목소리를 낮추고 겁먹은 표정을 지었던 게 무색할 정도였다."저, 국장님... 맞으시죠?""그럼 내가 국장이지 누구겠나. 왜, 실망했나?""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다들 그런 표정 지어.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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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감사관이 온데요!

국장실을 다녀온 다음 날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다들 대놓고 티는 안 냈지만, 바리가 지나갈 때마다 눈치를 살피는 게 느껴졌다. 평소 같으면 인사를 건네던 사람들도 오늘따라 슬쩍 시선을 피했고, 몇몇은 아예 자리를 옮겨 앉기까지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팀장님 사모님'이라며 스스럼없이 굴던 재무팀 최 주임조차, 오늘은 눈이 마주치자마자 급하게 컴퓨터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덕순마저 평소보다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바리 씨, 오늘 감사관님들 오신대요.""벌써요? 국장님실 다녀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원래 이런 건 빠르게 처리하는 편이에요. 근데 저도 이번 감사관님들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 뵌 적은 없어서.""소문이요? 어떤 소문인데요?"덕순은 주위를 한번 살피고는 목소리를 더 낮췄다."엄청 깐깐하시대요. 서류 하나라도 삐끗하면 바로 지적한다고. 저희 팀 다들 지금 서류 정리한다고 난리예요. 저 어제 야근했잖아요, 혹시나 몰라서.""그 정도예요?""네, 게다가 이번엔 국장님이 직접 배정하신 감사관이라던데. 원래 이런 큰 건은 지방 지부 감사관이 오는 게 보통인데, 이번엔 본청 소속이래요."바리는 그 말에 목이 살짝 마르는 걸 느꼈다. 본청 소속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덕순의 표정을 보니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바리는 자리로 돌아와 앉으며 무장승 쪽을 살폈다. 그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서류를 책상에 쌓아두고 있었다. 손끝은 바쁘게 페이지를 넘기는데,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다만 넥타이를 몇 번이나 고쳐 매는 걸 보니, 저 사람도 긴장하고 있다는 게 티가 났다."팀장님, 저 뭐 준비할 거 있어요?""...가만히 있으시오. 준비는 내가 하겠소.""저도 뭔가 하고 싶은데요. 저 관련된 감사잖아요.""...당신이 나서면 오히려 감사관들 눈에 더 띄오. 지금은 조용히 있는 게 최선이오."바리는 입을 삐죽였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결국 자리에 앉아 평소처럼 업무를 처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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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소문은 발보다 빠르다.

감사관들이 다녀간 지 반나절도 안 됐는데, 사내 분위기는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바리가 탕비실에 커피를 뽑으러 갔을 뿐인데, 마주치는 사람마다 슬쩍슬쩍 눈치를 봤다. 어제까지는 "팀장님 사모님"이라며 스스럼없이 굴던 사람들이, 오늘은 인사도 어색하게 하고 지나갔다. 심지어 커피머신 앞에 서 있던 인사팀 직원 하나는, 바리가 다가가자 마시던 커피를 다 채우지도 않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뭐야, 다들 왜 이래.'바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커피 버튼을 눌렀다. 기계가 웅웅거리며 커피를 뽑아내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등 뒤로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저기, 저 사람이야? 인연 지수 만점 나왔다는?""쉿, 들려."바리는 못 들은 척했지만, 귀는 자연스레 그쪽으로 쫑긋 섰다. 커피를 뽑아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도 비슷한 수군거림이 몇 번이나 더 들렸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대화가 뚝 끊기고, 지나가고 나면 다시 소곤거림이 이어지는 게 느껴졌다. 마치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시선의 중심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사무실 문을 열자, 덕순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왔다."바리 씨, 지금 관리국 전체에 소문 쫙 퍼졌어요.""벌써요? 감사관님들 다녀가신 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여기 원래 그래요. 소문 도는 속도가 빛보다 빨라요. 지금 다들 인연 지수 만점이 뭔지 궁금해서 난리예요. 저희 팀 단톡방도 난리 났어요, 아까부터."바리는 자리에 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감사관들 앞에서 손 안 내밀 걸 그랬나 싶었다. 물론 그런다고 상황이 달라졌을 것 같진 않지만."근데 덕순 씨, 그 인연 지수라는 게 정확히 뭐예요? 팀장님도 안다고만 하고 말은 안 해주시고."덕순은 목소리를 낮추며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았다."저도 정확힌 모르는데, 옛날 선배들한테 얼핏 들은 적은 있어요. 두 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깊은지 측정하는 수치래요. 근데 보통 사람들은 그 수치 자체가 거의 안 뜨거든요. 뜨더라도 십 점, 이십 점 정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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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당신, 오늘로 세 번째요

"당신, 오늘로 세 번째요."관사 문을 닫자마자 무장승이 낮게 말했다. 바리는 그 말에 숨이 턱 막혔다."...세 번째라니요?""이번 생이 당신의 세 번째 삶이라는 뜻이오. 그리고 나와 만난 것도, 이번이 세 번째요."방 안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바리는 겉옷도 벗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서 무장승을 바라봤다. 그는 여느 때보다 더 진지한 얼굴로, 마치 오랫동안 준비해온 말을 꺼내는 사람처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창밖으로 넘어가는 저녁 빛이 방 안을 옅은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기만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앉으시오. 얘기가 길어질 것 같소."바리는 홀린 듯 침대에 걸터앉았다. 손끝이 저릿하게 떨렸다. 무장승은 소파가 아니라 바닥에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했다. 그 자세 하나에서마저, 이 이야기를 얼마나 조심스럽게 꺼내려 하는지가 느껴졌다."오백 년 전, 당신은 처음 이곳에 왔소. 그때도 지금처럼 관문을 통과하러 왔었지. 나는 그때 이미 이 자리에 있었고, 당신을 심사했소.""그럼 그때도... 저희 만난 거예요?""...그렇소. 그리고 그때, 당신은 관문을 전부 통과했소. 마흔아홉 개 전부. 당시 관리국이 발칵 뒤집힐 정도로 빠른 속도였소."바리는 눈을 크게 떴다. 그건 성공했다는 뜻 아닌가. 그런데 왜 무장승의 표정은 저렇게 어두운 걸까."그럼 잘된 거잖아요. 왜 지금 저는 그때 기억이 하나도 없는데요?"무장승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잠깐 시선을 떨궜다가, 다시 바리를 마주 봤다."...생명수를 얻어 이승으로 돌아가는 순간, 기억은 전부 지워지오. 규정이오. 저승에서 있었던 일을 이승에서 기억하면 안 되니까.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소. 원래대로라면.""원래대로라면요? 팀장님은 기억 안 지워지신 거예요?"무장승은 그 질문에 잠깐 답을 미뤘다. 눈빛이 복잡하게 흔들렸다."...그건 나중에 얘기하겠소. 순서대로 듣는 게 나을 거요.""...알겠어요."바리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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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팀장님, 저 안 울어요!

"저 안 울어요."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바리는 소매로 눈가를 벅벅 문지르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목소리가 자꾸 갈라졌다. 코끝은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어깨는 참으려 해도 자꾸 들썩였다.어젯밤 무장승에게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뒤, 바리는 밤새 뒤척였다. 세 번의 생, 오백 년의 기다림. 머리로는 이해가 됐는데, 마음이 자꾸 그 무게에 짓눌렸다. 몇 번이나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했고, 그때마다 소파 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장승도 밤새 뒤척인 모양이었다.아침이 되자 오히려 무장승이 더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바리가 눈물을 훔칠 때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주변을 서성였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다."...괜찮소?""안 괜찮은데요, 근데 안 우는 거예요, 이건.""...우는 것처럼 보이오만.""눈에 뭐가 들어갔어요."무장승은 그 말을 믿는 건지 안 믿는 건지 모를 표정으로, 결국 휴지를 한 움큼 뽑아 내밀었다. 바리는 그걸 받아 들고 코를 팽 풀었다."팀장님, 저 진짜 괜찮아요. 그냥... 좀 놀랐을 뿐이에요. 갑자기 제가 세 번째 삶을 살고 있다는 것도, 팀장님이 오백 년이나 기다리셨다는 것도.""...부담 주려던 건 아니었소.""부담은 안 되는데요, 그냥 마음이 이상해요.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뭔가 되게 복잡해요."무장승은 그 말에 잠깐 침묵하다가, 조심스레 물었다."...후회하오? 이 사실을 알게 된 거."바리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은 눈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이제야 팀장님이 왜 그렇게 이상했는지 이해가 돼요. 처음 봤을 때부터 낯설지 않다고 하셨던 것도, 자꾸 저 신경 쓰시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거잖아요.""...그렇게 생각해주니, 다행이오."무장승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여전히 조심스러운 얼굴이었지만, 어깨의 긴장은 조금 덜어진 듯했다. 목소리에도 아까와는 다른 안도가 묻어났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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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3단 관문: 인사팀장의 초대장

"제가 직접 심사하겠다고 했어요."길례가 차분하게 내뱉은 그 한마디에, 회의실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바리는 맞은편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회의실 테이블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었지만, 그 온기와는 정반대로 방 안 분위기는 서늘했다.3관문 통보를 받은 지 채 한 시간도 안 돼서, 바리와 무장승은 인사팀 회의실로 불려갔다. 길례는 평소와 다름없이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앉아 있었는데, 표정만은 평소보다 훨씬 진지했다. 늘 입가에 걸려 있던 옅은 미소도, 오늘은 자취를 감췄다."팀장님, 왜 굳이 대리로 넘기지 않고 직접 하시는 겁니까."무장승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에 평소와 다른 날카로움이 섞여 있었다. 길례는 그 질문에 옅게 웃으며 서류를 펼쳤다."제 담당 구역이니까요. 그리고, 이건 국장님이 직접 지시하신 사항이기도 하고요.""국장님이... 왜요?""그건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다만 짐작 가는 바는 있죠."길례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바리 쪽을 바라봤다. 눈빛에 담긴 감정을 정확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적대감만은 아닌 것 같았다."바리 씨, 3관문은 배우자 적합성 심사예요. 관문통과심사팀 규정상, 배우자 보증인과의 관계가 얼마나 진실한지 확인하는 절차죠.""진실한지... 어떻게 확인하는데요?""간단해요. 몇 가지 질문에 답하시면 돼요. 다만."길례는 잠깐 말을 끊었다가, 서류에서 눈을 떼고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 잠깐의 침묵이 이상하게 무겁게 느껴졌다."두 분 각자 따로 인터뷰를 진행할 거예요. 서로 답을 맞춰볼 시간 없이."바리는 순간 긴장했다. 무장승도 마찬가지인 듯, 옆에서 미세하게 자세가 굳는 게 느껴졌다."거짓으로 결혼한 커플들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걸러져요. 대답이 서로 안 맞거든요. 사소한 거예요. 처음 만난 날짜, 좋아하는 음식, 그런 것들. 근데 그 사소한 것들이 의외로 정확하게 진심을 가려내더라고요.""저희는 진짜 계약결혼인데, 그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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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무장승의 대답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요?"무장승이 그 질문을 되뇌며 잠깐 침묵했다. 회의실은 아까 바리가 앉았던 그 자리 그대로였지만, 창밖 햇살은 어느새 더 길게 기울어 있었다. 길례는 펜을 든 채 그 대답을 기다렸다."...겨울이오.""이유는요?""...예전엔 딱히 이유가 없었소. 그냥 조용해서 좋았을 뿐이오. 근데 요즘은."그는 말을 잠깐 멈췄다가, 낮은 목소리로 이어갔다."...바리를 처음 만난 날이 겨울이었소. 그래서 요즘은 겨울이 더 좋아졌소."길례는 그 대답을 받아 적으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했던 답이었지만, 막상 들으니 마음이 복잡했다. 펜 끝이 종이 위에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다음 질문이요. 바리 씨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아세요?"무장승은 이번엔 망설임 없이 답했다."...아버지를 잃는 것. 그리고 최근엔, 자기 자신이 뭔지 모르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 같았소.""자기 자신이 뭔지 모른다는 게, 무슨 뜻이죠?""...세 번의 생, 인연 지수, 소멸 위기. 그런 이야기를 갑자기 듣고 나면 누구든 혼란스러울 거요. 바리도 겉으론 괜찮은 척했지만, 어젯밤 내내 뒤척였소. 몇 번이나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걸, 나도 계속 지켜봤소.""팀장님도 옆에서 지켜보느라 못 주무셨겠네요.""...괜찮소. 익숙하오."그 짧은 대답에, 오백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길례는 잠깐 펜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팀장님, 그 얘기 다 하셨어요? 세 번의 생이라는 거.""...그렇소. 더 이상 숨길 수 없었소.""...잘하셨네요. 그런 건 숨기고 있으면 결국 더 큰 문제가 되니까."길례는 서류를 넘기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마지막 질문이에요. 만약 바리 씨가 이번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팀장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회의실 안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무장승은 한참을 답하지 못하다가, 결국 낮게 입을 열었다."...규정을 어겨서라도, 막을 거요. 두 번째로 같은 일을 반복하게 둘 순 없소.""규정을 어긴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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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저승에도 맛집이 있어요?

"팀장님, 이거 진짜 맛있어요!"바리가 젓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으며 눈을 크게 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두 사람은 덕순이 추천해준 허름한 식당에 마주 앉아 있었다. 낡은 나무 테이블에 손때 묻은 메뉴판, 벽에는 오래된 달력이 몇 장이나 겹쳐 붙어 있었다. 딱 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었다."저승 국밥집인데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거예요? 이승보다 나은 것 같은데요.""...여기 500년 전통이오.""진짜요? 그럼 팀장님도 옛날부터 여기 다니셨어요?""...가끔 왔었소. 혼자."그 짧은 대답에 바리는 순간 마음이 짠해졌다.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이 남자는 대체 얼마나 많은 순간을 혼자 견뎌왔을까. 이 국밥집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졌다."이제부턴 혼자 안 오셔도 돼요. 저랑 같이 오면 되죠."무장승은 그 말에 잠깐 젓가락을 멈췄다. 표정에 옅은 동요가 스쳤다."...그렇게 해주겠소?""당연하죠. 저 국밥 완전 좋아하거든요. 앞으로 매주 한 번씩 여기 오는 거 어때요? 우리만의 단골집으로.""...단골집."무장승이 그 단어를 낮게 되뇌었다. 500년 동안 혼자 드나들던 이 식당이, 이제는 '우리'라는 말과 함께 다르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왜요, 이상해요?""...아니오. 오히려."그는 잠깐 말을 고르다가, 결국 짧게 덧붙였다."...좋소."그 한마디가 어쩐지 크게 느껴져서, 바리는 웃음이 났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감정 표현에 서툴렀지만, 그 서투름 하나하나가 오히려 더 진심으로 다가왔다.바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국밥을 한술 더 떴다. 무장승도 그 모습을 보며 젓가락을 다시 움직였다. 식당 안은 시끌벅적했다. 다른 손님들도 저마다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이승의 여느 식당과 다를 바 없이 평범했다."근데 팀장님, 여기 사람들도 다 저승 관리국 직원이에요?""아니오. 관문 통과 대기 중인 임시직들도 많이 오오."바리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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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아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오구 씨 상태가 갑자기 악화됐습니다."단말기 화면에 뜬 문구를 보는 순간, 바리는 국밥을 먹던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됐다. 손에 쥔 서류가 파르르 떨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빛 아래서 웃고 있었는데,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었다."이게 무슨 소리예요? 어제까지만 해도 안정적이라고 했잖아요."무장승도 화면을 함께 들여다보며 표정이 굳었다. 그는 서둘러 단말기에 뭔가를 입력했지만, 화면에는 같은 문구만 반복해서 떠올랐다."...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소. 특히 이런 위중한 케이스는.""그럼 저 지금 뭘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관문 몇 개나 남았는데 아빠가 못 버티면 다 소용없잖아요!"바리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유를 부릴 수 있을 것 같았던 마음이, 순식간에 조급함으로 뒤덮였다. 무장승은 그런 바리를 진정시키려 어깨에 손을 얹었다."...침착하시오. 지금 흔들리면 오히려 관문 통과에 방해가 되오.""침착하게 생기게 생겼어요? 아빠가 죽어가는데!"바리는 결국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사무실 안 몇몇 직원들이 놀란 눈으로 이쪽을 쳐다봤다. 평소라면 그 시선이 신경 쓰였겠지만, 지금은 그럴 정신도 없었다. 손끝이 떨리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무장승은 그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바리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평소처럼 차가웠지만, 그 안에 담긴 다급함만은 뜨겁게 전해졌다."...바리 씨. 나를 보시오."바리는 그 말에 겨우 시선을 들었다. 무장승의 눈빛이 이렇게까지 흔들리는 걸, 처음 보는 것 같았다."...당신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침착함이오. 알겠소?"바리는 몇 번 숨을 몰아쉬다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억지로 삼켰다."...내가 국장님께 요청해보겠소. 관문 배정을 최대한 앞당겨달라고.""그게 가능해요?""...확실친 않소. 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소."무장승은 곧바로 국장실로 향했다. 바리는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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