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요, 장승 씨."그 한마디에 사무실 전체가 숨을 죽였다. 바리는 서류를 보는 척하면서도 곁눈질로 두 사람을 살폈다. 무장승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평소보다 동작이 딱딱하다는 걸, 바리는 알아챘다."인사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목소리마저 평소보다 한 톤 낮았다. 존댓말을 쓰는 것도 처음 들었다. 바리는 그동안 무장승이 팀원들에게도, 자기한테도 하오체를 쓰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저 여자 앞에서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별건 아니고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임시직 인사평가 건 때문에 왔어요."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선을 슬쩍 바리 쪽으로 돌렸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바리는 저도 모르게 등을 곧게 폈다.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이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뭔가 재는 듯한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졌다."이분이시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요.""아, 네. 바리라고 합니다."바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색하게 고개를 숙였다. 여자는 그런 바리를 보며 살짝 미소 지었는데, 그 미소가 이상하게 냉기를 품고 있었다."인사팀장 길례예요. 반가워요.""네, 반갑습니다.""임시직 채용 규정상 배우자 보증인 건에 대해선 제가 서류로 검토하긴 했는데, 이렇게 실물로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네요."느낌이 다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리는 정확히 짚어낼 수 없었다. 칭찬인지 아닌지 애매한 화법이었다. 길례는 다시 무장승 쪽으로 몸을 돌렸다."장승 씨,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업무적으로.""...여기서 하시죠.""아니요, 잠깐이면 돼요. 자리 좀 옮기죠."길례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회의실 쪽으로 걸어갔다. 무장승은 잠깐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결국 뒤따라갔다. 그 뒷모습을 바리는 물끄러미 지켜봤다. 왜인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답답했다.두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덕순이 바리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바리 씨, 저분 누군지 알아요?""인사팀장이라고 하셨잖아요.""그거 말고요. 저 두 분, 예전에
آخر تحديث : 2026-08-2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