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얼굴부터 천재뮤지션이라 죄송합니다: Kapitel 21 – Kapitel 30

78 Kapitel

21화

사람들은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한다고 소개했던 것과는 다르게, 은우는 그 전제 자체를 뒤집어버렸다.뒤집힌 건 전제뿐만이 아니었다.은우의 무대를 기대했던 팬클럽 '엔젤은우'와 힙합 팬덤 '매드카우' 역시 마찬가지였다.이번 무대에서는 또 어떤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했건만, 흘러나온 것은 감미로운 싱잉랩이었다.매드카우를 기대했던 이들은 아쉬워했지만, 어쨌든 '표은우'였다.이윽고 한마디, 한마디 울려 퍼지는 은우의 목소리에 장내의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현재의 은우는 지나치게 쉽게 얻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과거에 흘렸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보상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외모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는 법이었다.전생의 삶과 지금의 삶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고 여겼으나, 결국 이것 또한 하나의 이어진 삶이라는 것을.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언제나처럼 묵묵히 미래를 향해 걸어가겠다는 다짐. 그렇다고 무작정 내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쉬어가고 때로는 돌아갈지언정 결코 자책하지 않겠다는 결의.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며 나이 들어감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가사였다.어느새 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깊은 주름을 드리운 채 백발이 된 은우의 환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소리 내어 흐느끼진 않았지만, 곳곳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한 인간의 탄생과 삶, 그리고 회춘···. 그러나 우리는 결국 다시 늙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운명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이가 있었고, 노인이 된 은우가 읊조리는 인생을 들으며 그동안 자신들이 짊어졌던 고민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에 부끄러워 눈물짓는 이도 있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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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 블랙 스완(1)

“퍽킹. 그게 무슨 말이지?”“은우. 너 그런 취미가 있었어? 혹시 게이?”젤리곰 브라더스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드래그 퀸. 쉽게 말해서 여장남자를 뜻하는 말이었다.그들이 보기에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문화권이었다.동성애나 드래그 퀸처럼 자기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한 서브컬처에 대해선 아직 다소 쉬쉬하는 경향이 강했다.그런데 이게 고등학생 입에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단어인가?어차피 방송용 편집이야 제작진이 알아서 삐- 처리를 하든 쳐내겠지만, 천연덕스러운 은우의 태도에 젤리곰 브라더스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난 지극히 헤테로예요.”은우가 싱긋 웃자 순간 젤리곰 브라더스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이런 미친. 나 지금 남자한테 심쿵한 거임?’두 사람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이성애자였지만, 순간 은우의 미모에 넋을 잃을 뻔했다.그만큼 방금 전 은우의 미소는 치명적이었다.“오빠. 지금 나 못생겼다고 돌려 까는 거죠?”하지만 예원만큼은 씩씩거리며 은우를 쏘아붙였다.외모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예원의 내면은 이미 팽팽하게 곤두서 있었다.오뚝한 콧날, 완벽한 입꼬리, 잡티 하나 없는 밝은 피부톤도 잔뜩 상처 입은 예원의 방어기제를 뚫지는 못했다.은우는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음, 그런 건 아니고. 널 보니까 ‘미운 오리 새끼’가 떠올랐거든. 이번 무대 콘셉트를 환골탈태로 잡으면 어떨까 싶어서.”은우에게는 확실한 계산이 있었다.차분한 어조로 머릿속의 그림을 풀어나가려 했지만, 불행히도 예원은 ‘미운 오리 새끼’라는 단어 하나에 제대로 발작 버튼이 눌려버렸다.“그러니까 오빠가 예쁜 백조 하고, 못생긴 전 미운 오리 새끼나 하라는 거잖아요!”예원은 그 동화의 진짜 이면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어린 시절 지독한 따돌림과 멸시를 겪었던 안데르센이, ‘자신은 사실 천한 오리 둥지에 잘못 섞여 태어난 고귀한 혈통’이라 믿었던 망상에서 탄생한 동화.하지만 동화는 동화일 뿐이었다.어린 나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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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 블랙 스완(2)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환한 무대 위에 선 은우의 모습은 초췌하고 음침했다.“저게 표은우라고?”현장 관객들과 대기실의 참가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은우의 얼굴과 목소리는 급식래퍼의 상위호환인 《머니더쇼》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통할 독보적인 치트키였다.존재 자체가 합법적인 폭행이자 정당방위나 다름없었다.그런데 그 사기적인 베네핏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저 기괴할 정도로 짙은 화장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여장이라니…… 저건 좀 무리수 아닌가?” 욕마저도 섹시하게 느껴질 퇴폐미와 드래그 퀸은 거리가 멀어 보였다.하지만 그 초췌한 입술 사이로 서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공기의 흐름이 단숨에 뒤집히기 시작했다.마치 어둡고 질긴 번데기 틈새로 눈이 시릴 정도의 빛이 터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은우가 온몸을 짓누르듯 덮고 있던 검은 깃털 코트를 거칠게 벗어 던졌다.첫 번째 탈피였다. ‘음원으로 듣는다면 손색없어. 하지만 이 살벌한 경연에서 보여줄 퍼포먼스로는 과연……’ 젤리곰 브라더스의 비트는 훌륭했다.묵직한 EDM 베이스에 얹힌 멜로디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경연 중에 저렇게 완벽하게 탈피하는 퍼포먼스는 반칙이지……’ 멘토 헤이팍 역시 등받이에서 몸을 떼며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은우의 무대를 뜯어보았다. “어차피 아무도 내 이야긴 듣지 않아.” 서늘한 랩과 함께 은우가 한쪽 뺨에 손을 얹더니 거침없이 얼굴을 잡아 뜯어냈다.외모 콤플렉스를 상징하듯 얼굴에 얇게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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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 첫사랑(1)

짝사랑이란 주제가 나오자 다들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힙합이란 장르가 경쟁성이 있는 건 전문성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과시, 분노, 허세 등. 대중이 힙합에서 기대하는 모습은 보통 이런 것들이었다.“돈을 벌면 돔페리뇽으로 너랑 같이 샤워할 거야.”이걸 발라드로 부르면 어떤 느낌이 들까?굳이 ‘첫사랑’이란 주제를 힙합으로 표현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김 작가의 의견은 너무나 확고했다.차트 100위 안에 들어있는 힙합 장르는 죄다 사랑 이야기였고,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서 수많은 래퍼들과 프로듀서들이 변절자라고 불리면서도 결국 돈을 택했다. “풋풋한 10대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첫사랑. 요즘 어린 세대의 첫사랑은 저희 때와 어떻게 다른지, 다음 경연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MC가 넉살 좋게 웃으며 다음 경연 주제 발표를 끝으로 촬영을 마무리했다.다들 난해한 주제에 빠져 골머리를 앓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피디만은 시청률 떡상을 상상하며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었다. * * * 방송이 끝나고, 곧바로 이전 경연의 팀별 음원이 공개되었다.반응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윤영진, 이민태, 체인쏘의 노래가 나란히 3, 5, 6위를 기록했다.그리고 은우와 예원이 함께 부른 ‘블랙 스완’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은우 형과 체인쏘 형을 위하여!” 짠- “캬아-“ 비록 연습실에서 종이컵에 콜라와 사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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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첫사랑(2)

[찾아보곤 있는데··· 딱히 없네.]“잘 좀 찾아봐요.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어딨어요!”[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어! 그런데 진짜 안 나오는 걸 어떡해!]“그럼 주변을 살펴봐요. 부모든, 형제든, 친척이든 분명 뭐가 있을 거라고요.” 체인쏘는 전화를 끊었다.적어도 방송이 끝나기 전까지 뭔가를 찾아야만 했다.가장 편한 건 학폭으로 엮는 거였는데 자퇴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은우의 학창 시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 “이 자식은 도대체 뭐야···. 나처럼 외국에서 살다 온 건가···. 그게 아니면 이렇게 깨끗할 리가 없는데···.” 짜증이 나서 미치기 일보 직전인 체인쏘는 마침 은우와 강기연이 따로 나가는 걸 발견했다. “은우야. 무슨 일?”“저번에 추천한 애 어떻게 됐나 궁금해서요.”“아직 검토 중이야. 이번에 좋은 반응을 얻어서 괜찮을 거 같긴 한데 회사가 여력이 될진 모르겠네?”“알겠습니다. 진짜 놓치기 아까운 인재라서 그래요.”“알았어~ 은우 부탁이니 적극적으로 더 어필해 볼게.” 강기연이 떠나자 몰래 숨어서 듣고 있던 체인쏘는 고민에 휩싸였다. “누굴 영입하는 거야? 이민태? 윤영진? 데뷔조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기어이 날 밀어내고 그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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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첫사랑(3)

8강전 녹화 현장.참가자들이 모두 모였다. “안녕. 얘들아. 준비들은 많이 했어?” 넉살 좋은 MC 넋없샨이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럼유~” 이민태가 순박한 미소로 대답했다. “민태의 첫사랑은 어떤 사람이야?”“사람은 무신. 제 첫사랑은 소순이어유.” 소순이는 민태가 친동생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아끼며 키우던 암소였다.새벽같이 일어나 여물을 쑤어 먹이고, 학교가 끝나는 종이 울리기 무섭게 달려와 소순이의 끔벅이는 큰 눈망울을 보며 하루 일과를 조잘대곤 했다.민태에게 소순이는 랩 연습을 들어주는 유일한 청중이자 완벽한 첫사랑이었다.그러던 어느 봄날이었다.하굣길에 산에서 갓 뜯은 싱싱한 꼴을 한 아름 안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건만, 외양간은 텅 비어 있었다.바닥에 남은 낯선 발자국과 휑한 볏짚만이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부지! 우리 소순이 어디 갔어유!” 그렇다.소순이는 우시장으로 팔려간 것이었다.민태는 텅 빈 외양간에 주저앉아 며칠 밤낮을 식음을 전폐하며 엉엉 울었다.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상실감. 그것은 시골 소년이 겪은 생애 첫 이별이자, 너무도 가혹한 첫사랑의 끝이었다.그리고 오늘, 민태의 가사지 속에는 그때의 구슬픈 소 울음소리와 처절한 순정이 엇박자 플로우를 타고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우와. 첫사랑에 소가 나올 줄은 몰랐네. 역시 민태는 엉뚱하구나.”“감사하구만유.”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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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 첫사랑(4)

모두의 시선이 윤영진에게 향했다.윤영진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혹시라도 이름이 불릴까 봐 주먹을 꽉 쥐었다. “윤진수 학생입니다!” 윤진영은 주먹을 폈다.호명된 윤진수는 오히려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리허설 때 대충 웅얼거리던 은우의 모습을 봤기 때문에 내심 만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다른 참가자들 역시 운 좋은 윤진수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은우가 웃으면서 일어났다.저벅저벅.무대에 오른 은우는 메인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젤리곰 프로듀서님들. 간단한 곡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젤리곰 1호가 마이크를 잡았다. “표은우와 작업하는 내내 우리는 즐거웠습니다.늘 영감이 샘솟거든요.이번 무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그는 훌륭한 스토리텔러이자 그것을 표현해낼 줄 아는 연출가입니다.아마 한 편의 영화 같은 무대가 될 것입니다.” 젤리곰 브라더스는 기대치를 이끌어냈다.반면, 참가자들은 느긋한 표정으로 무대를 지켜볼 예정이었다.리허설만 놓고 봤을 때는 은우가 이번 8강전은 쉬어가는 듯한 느낌이었고, 무대마저 대충 했으니까.오히려 방심한 틈을 타서 은우를 이기고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은우가 마이크를 잡고 사인을 보냈다.뿔테 안경을 쓰고, 더부룩한 가발을 쓴 은우의 모습은 너드남 그 자체였다.거기다가 입고 있는 옷은 낡은 택배 유니폼.파오후 그 자체였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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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 험악해진 분위기(1)

무대 위에는 MC 넋업샨 옆으로 윤영진과 체인쏘가 서 있었다. “윤영진 학생. 8강전에서 체인쏘 학생과 맞붙게 됐는데 자신 있나요?”“아이돌한테 랩으로 지면 그건 래퍼가 아닙니다.”“하하, 시작부터 맵습니다.” 윤영진의 도발에 MC 넋업샨은 너스레를 떨었다. ‘이 새끼 보소?’ 반면, 체인쏘의 표정은 썩었다.기획사에서 시키는 대로 화장이나 떡칠하고 춤이나 추는 놈.그것이 힙합 씬에서 아이돌 래퍼를 바라보는 노골적인 시선이었다.아무리 밤을 새워가며 가사를 쓰고 연습을 해도, ‘아이돌’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순간 래퍼들은 그를 진짜로 인정하지 않았다.‘X발, 아이돌은 뭐 랩하면 안 되냐? 지들은 얼마나 대단하다고.’체인쏘는 속으로 이를 벅벅 갈았다.가뜩이나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도 서러운데, 면전에 대고 저런 취급을 받으니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하지만 분노와는 별개로, 진짜 사람 하나 칠 것 같은 윤영진의 살기 어린 눈빛에 체인쏘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아씨··· 저 새끼 눈깔 도른 거 아냐? 진짜 치는 거 아니겠지?’타고난 쫄보 기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지만, 수십 대의 카메라가 돌아가는 이 무대 위에서 밀리면 영원히 끝장이었다.아이돌이라고 얕잡아 보는 놈들에게 쫄아서 꼬리까지 마는 꼴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체인쏘는 애써 두려움을 억누르며, 마치 당장이라도 맞붙을 것처럼 더 매섭게 눈을 부라렸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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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 험악해진 분위기(2)

윤영진도 순간 욱해서 함부로 내뱉었다.‘아씨···이게 아닌데···’강한 말을 내뱉은 윤영진은 속으로 아차! 싶었다.컨셉의 과몰입이 부른 대참사였다.체인쏘와의 기싸움에서 한껏 끌어올린 거친 텐션을 미처 주체하지 못한 탓이다.긴장을 풀어주려 다가온 사람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어버렸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미친, 내가 방금 무슨 지랄을 한 거지?’밀려오는 후회에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수십 대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니 이제 와서 센 척하는 기믹을 풀고 사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마치 건드려선 안 될 거대한 맹수의 코털을 건드린 것만 같아 등줄기로 서늘한 식은땀이 흘렀다.겉으로는 억지로 표정을 굳히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벌렁거려 미칠 지경이었다.“그러든가.”하지만 오히려 은우는 가볍게 웃어넘기며 응원했다.방금 전까지 스튜디오를 짓누르던 윤영진의 흉흉한 살기가 무색해지는 완벽한 대비였다.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잔뜩 핏대를 세운 윤영진과 달리, 은우의 태도는 깊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고요했다.마치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 길고양이의 하악질을 느긋하게 내려다보는 거대한 맹수 같다고 할까.억지로 악에 받쳐 온몸에 뻣뻣하게 힘이 들어간 자와, 굳이 허세를 부릴 필요조차 없는 자. 그 압도적인 기세와 여유의 차이가 공기를 타고 훅 끼쳐오자 윤영진은 본능적으로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저건 여유에서 나오는 웃음이야. 저런 새끼들이 더 무서운데···’윤영진은 소년원에서 본 어떤 수감자들보다도 은우의 모습이 더 크고 무서웠다.‘그래서 꼭 붙어보고 싶어!’윤영진은 의지를 다지며 무대 위로 올랐다.인생에서 무언가를 얻는 쪽은 좀 더 간절한 쪽일까?표은우를 이기고 싶은 마음과 표은우와 겨뤄보고 싶은 마음 중 누가 더 간절했을까?“와! 죽이는데?”선공으로 나선 체인쏘의 랩은 그야말로 작정을 한 듯 매서웠다.특유의 찌르는 듯한 톤으로 뱉어내는 타격감 넘치는 래핑.귀에 때려 박히는 정확한 딕션.무대를 찢어놓을 듯한 화려한 기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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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 험악해진 분위기(3)

어느덧 방송은 8강전을 넘어 4강전을 앞두게 됐다. “이제 최고의 급식래퍼를 가리는 관문은 앞으로 단 두 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표은우 학생.” MC 넋업샨이 은우의 이름을 호명했다. 모두의 시선이 은우에게 쏠렸다. “표은우 학생은 8강전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해서 배네핏이 있습니다. 바로 4강전에서 상대를 고를 수 있는 권한이죠!” 윤영진, 이민태, 그리고 노하윤이 남았다.방금 전 체인쏘를 상대로 가출팸 시절의 아픔을 진솔하게 토해내며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던 윤영진.그리고 예원을 상대로 소순이와의 농촌 라이프를 구수하고 재치 있게 풀어내 무대를 장악했던 이민태.이 둘의 기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했다.반면 노하윤은 앞선 8강 무대에서 1학년 특유의 풋풋함과 통통 튀는 패기로 간신히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확실히 괴물 같은 저 두 사람에 비하면 무게감이 턱없이 부족했다.그렇기에 노하윤은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인지도와 실력이 떨어지는 자신이, 가장 만만한 제물로 지목당할까 봐 잔뜩 겁먹고 있었다. “제가 지목할 수 있단 말이죠?”“그렇습니다.” 은우는 볼을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혹시 저랑 붙고 싶은 분?” 은우의 돌발 발언에 MC 넋업샨은 넋이 나갔고, 피디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표은우 녀석. 시간이 지날수록 랩실력뿐만 아니라 예능감도 점점 늘고 있어. 아주 조아써! 이대로 시청률도 영차!&rsquo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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