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는?”“방금 생긴 상처를 제외하면 바이탈 사인은 좋은 편입니다. 이 상태로 유지되면, 아침쯤에는 일반실로 옮기는 것도 가능합니다.”현류의 얼굴이 여전히 굳어 있었다.“다만 당분간은 안정이 필요합니다.”시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설령, 네가 아키하의 기억에 오래 영향을 받아도, 다른 무언가에 뒤섞였다 해도, 괜찮아.주하, 넌 내가 아는 유주하니까.그의 인기척을 느낀 현명은 조용히 자리를 비켜 주었다. 그 순간 시우의 시선이 현명에게 멈췄다. 옷에 묻은 붉은 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주하를 붙잡았던 탓에 가장 짙게 배어 있었다. 시우의 턱이 굳으며 이를 세게 맞물렸다.그렇지 않으면 소리 내어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얼마나 많이 흘린 건지.얼마나 아팠을까현명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가주님, 죄송하지만 이 피를….”“얼마든지. 그리고 결과는 확실히 보고하도록.”“예.”현시우의 지시에 따라 현장에 있던 의료진의 피 묻은 가운과 천이 수거됐다.조금 전의 소란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주하는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 정말 깨어났던 게 맞나?자신을 알아보고 이름을 부른 것도 환상이었던 건 아닐까.하지만 그러기에는 수술과 상관없는 상처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우의 호흡이 흔들렸다.목에 감긴 거즈와 오른팔에 감긴 붕대.아찔했다.만약 자신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만약 주하가 자신을 보지 않았더라면, 다시 만난 사람을 그대로 영영 잃을 뻔했다.‘분명 네가 네 몸을 소중히 여긴다고 그랬잖아.’그래서 위험한 건 하지 않겠다고.“주하야, 그런데 왜? 이렇게 상처를 내? 응?”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시우는 잠든 주하를 한참 바라봤다.마치 제 몸이 망가지는 것조차 아무렇지 않은 사람처럼 행동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조심스럽게 주하의 왼손을 잡았다.방금까지 제 목을 그어 죽으려고 했던 손. 그 손의 약지에는 시우가 준 반지가 여전히 끼워져 있
Huling Na-update : 2026-09-16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