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별원 앞에 멈춰 서기도 전에 예령은 문을 밀어 열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장호가 곧장 다가왔고,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안쪽 상황을 전했다.“큰공자님은 안에 계십니다. 그런데 문이 밖에서 잠겨 있습니다.”예령의 걸음이 잠시 멎었다.“밖에서?”“예. 안에서는 열 수 없게 해 둔 것 같습니다.”그 한마디로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빠르게 맞춰졌다. 무천의 사람이 먼저 별원을 드나들었고, 송여진이 전갈을 보냈으며, 그 뒤를 따라 무겸이 이곳으로 들어왔다.별원 안으로 들어서자 불길함은 더욱 짙어졌다. 넓은 뜰에도, 긴 회랑에도 시종 하나 보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적어도 몇 사람은 오갔을 공간이 텅 비어 있었다.회랑 끝에는 곽진이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안에서 인기척은 있습니다. 다만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예령은 닫힌 방문을 바라봤다.약을 먹이고, 사람을 모두 치운 뒤 문까지 잠갔다.그다음은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무천은 단순히 두 사람이 한 방에 있었다는 소문을 만들려 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 밤 정말로 무겸과 여진 사이에 일이 생기게 만들 생각이었다.무겸이 제정신이라면 절대 여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약을 썼고, 중간에 빠져나오거나 누군가 방해하지 못하도록 문까지 잠갔다.그리고 날이 밝으면 사람들을 불러들여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없는 사실로 만들었을 터였다.혼례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신랑이 다른 여인과 합방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열이렛날의 혼례가 그대로 치러지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상대는 송 시랑의 여식이었다. 송가에서도 책임을 요구할 것이고, 후부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덮을 수 없을 터였다.여진에게는 그 뒤 첩으로라도 무겸 곁에 남을 길이 생긴다.하지만 무천이 원하는 것은 그보다 먼저였다.자신과 무겸의 혼인을 깨뜨리는 것.예령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한 사람에게는 포기하지 못한 마음을 이용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서는 선택할 권리를 빼앗아 자신의 혼인을 없애려 했다.너무나
最終更新日 : 2026-09-23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