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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누몽
그 말을 들은 송청아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고씨는 겉으로는 현명하고 자애로운 시어머니인 양 행세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송청아에게 분수를 지키라며 경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일부러 그녀의 속을 긁어 놓으려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토록 너그러운 척할 거라면, 어째서 자신부터 본보기를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시아버지가 자기 여동생을 돌보겠다며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과연 지금처럼 태연하게 양보할 수 있을까?

송청아는 마음속의 냉소를 숨긴 채 얌전히 대답했다.

“어머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채리의 목숨은 서방님께서 구해 주셨으니, 채리가 서방님께 의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온순하고 차분했다.

“게다가 이제 막 도성으로 돌아왔으니 아직 적응하지 못한 일도 많을 겁니다. 그러니 서방님께서 곁에서 더 살펴 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저도 모두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구석 트집 잡을 데 없는 대답이었다. 송청아가 이토록 현숙하고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며느리처럼 나오자, 내내 마음 한편이 불안했던 고씨도 마침내 안도했다.

“그래, 그러면 됐다. 역시 네가 가장 사리를 잘 아는구나. 합방 문제는 나중에 다시 기회를 보아 내가 마련해 주마.”

이로써 전날의 일은 대강 덮어 두기로 한 듯했다. 고씨는 곧 다른 화제를 꺼냈다.

“엿새 뒤면 우리 장군부에서 개선연을 열지 않느냐. 새로 만든 향의 견본은 받아 보았느냐?”

배윤호 부자는 전장에서 큰 공을 세웠다. 도성에는 배윤호가 정사품 효기장군에 봉해질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이에 고씨는 두 사람을 위한 개선연을 성대하게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선을 축하한다는 것은 명목에 불과했다.

실상은 연회를 빌미로 도성의 고관대작과 명문가 사람들에게 연줄을 대고, 그 집안의 부인과 귀녀들 앞에서 새로 만든 향을 선보이려는 것이었다.

물론 고씨가 그 과정에서 적잖은 돈을 제 주머니로 빼돌리려는 속셈도 있었다

*

전생에 송청아가 소용장군부를 위해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고씨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시아버지는 도리어 송청아가 중간에서 재물을 착복한 것으로 오해했다. 결국 분노한 그는 송청아의 지참금을 모조리 빼앗아 장군부의 안살림에 충당했다.

이번 생에는 결코 고씨의 뜻대로 흘러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지난 기억에서 벗어난 송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았습니다. 오늘 제향방에서 막 보내왔습니다.”

그녀는 소매 안에서 손바닥만 한 팔각형 자기합을 꺼냈다. 그것은 화사한 색채와 섬세한 옻칠 장식이 어우러진 정교한 물건이었다. 송청아가 두 손으로 자기합을 공손히 내밀자 고씨의 눈빛이 환해졌다.

“이것이 그 화신 향 일습이냐?”

“그렇습니다, 어머님. 이 향 일습에는 향분과 연지, 향고, 향액, 훈향이 들어 있습니다. 한데 묶어 팔 수도 있고 각각 따로 팔 수도 있지요. 모두 서로 다른 꽃향을 바탕으로 조향했습니다.”

송청아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 갔다.

“이제 곧 봄이 오지 않습니까. 온갖 꽃이 만발할 무렵이면 이 화신 향 일습도 틀림없이 많은 사랑을 받을 겁니다.”

고씨는 자기합을 조심스럽게 받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이윽고 뚜껑을 열자 안에는 살구색의 고운 가루가 반듯하고 평평하게 담겨 있었다.

뚜껑이 열리는 순간, 맑고 달콤한 향기가 피어올라 고씨의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고씨는 눈을 가늘게 뜨고 향을 음미했다.

“음, 향이 제법 좋구나. 모란 향과 비슷한데, 그 사이에 다른 향도 섞인 듯하구나.”

송청아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께서 정확히 알아보셨습니다. 주재료는 모란꽃 기름입니다. 다만 거기에 저만의 비방을 조금 더했습니다.”

고씨의 손길이 순간 멎었다. 그러고는 이내 농담처럼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내게도 비밀을 숨기는 것이냐?”

송청아는 눈을 내리깔고 얌전히 웃었다. 그 순간 눈 깊은 곳을 스치고 지나간 어두운 빛은 고씨에게 보이지 않았다.

“이 향 일습이 정식으로 판매될 때가 되면 어머님께서도 자연히 알게 되실 겁니다.”

*

고씨의 처소에서 나온 송청아는 봉 어멈과 장군부의 시녀 화미를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송청아에게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향을 만드는 습관이 있었다. 한 달이면 언제나 한두 가지씩 새로운 향을 내놓곤 했다.

요즘도 새 향을 하나 더 만들 생각이었기에, 오늘은 필요한 향약 재료를 사러 나온 참이었다.

푸른 덮개와 붉은 장식이 달린 마차가 중심가에 자리한 운수향재 앞에 느릿하게 멈춰 섰다.

오늘은 푸른 하늘 아래 엷은 안개마저 말끔히 걷혀, 눈부시도록 맑은 햇살이 거리에 가득했다.

흰 바탕에 푸른 꽃받침 무늬가 놓인 비단 망토를 두른 송청아는 봉 어멈의 부축을 받아 허리를 숙이고 마차에서 내렸다. 길가에 얇게 남은 눈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운수향재 안으로 들어가고, 화미에게는 마차에 남아 기다리라고 일렀다.

문턱을 넘어서자 따뜻한 공기와 함께 은은한 나무 향이 코끝으로 밀려들었다. 그 사이로 달콤한 과실 향과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용뇌 향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운수향재에서는 각종 훈향과 코담배함, 물담배 용품뿐 아니라 향을 만드는 데 필요한 향약 재료도 판매했다.

취급하는 물건이 하나같이 귀하고 품질도 뛰어났기에, 고관대작과 명문가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명성이 높았다.

점포 안에는 신분 높은 손님들이 남의 시선을 피해 차를 마시고 물담배를 즐길 수 있도록 별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송청아는 향약 재료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고, 가게 주인과도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평소에는 점주가 가게를 지키는 일이 많았는데, 뜻밖에도 오늘은 주 사장이 직접 나와 있었다.

“주 사장.”

“아이고, 배씨 부인 아니십니까.”

마침 안쪽 별실에서 물러나오던 주 사장은 송청아를 발견하자 눈빛을 밝히며 환한 얼굴로 다가왔다.

“오늘도 향약을 사러 오셨습니까?”

‘배씨 부인’이라는 호칭을 들은 송청아의 미간이 아주 희미하게 찌푸려졌다. 그러나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예. 주 사장께서 이것들을 좀 꺼내 주시겠습니까…….”

그녀가 필요한 재료를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듣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울 만큼 달고 끈적한 목소리가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왔다.

“언니?”

송청아는 말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섰다.

그러자 청순하면서도 요염한 송채리의 얼굴이 단번에 시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송청아의 부군, 배윤호였다.

“채리였구나. 그리고…… 서방님도 계셨군요?”

송청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두 사람을 비스듬히 바라보았다. 눈매에는 흥미롭다는 듯한 기색과 옅은 조소가 배어 있었다.

그 시선을 마주한 배윤호는 자신도 모르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가게 안에 있던 주 사장과 점원들도 의아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배윤호가 제 부인을 두고 다른 여인과 함께 나타났으니,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설마 배 소장군이 첩이라도 들이려는 것일까?

게다가 저 여인은 배씨 부인을 언니라고 불렀다. 하지만 주 사장도 송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를 본 적이 있었고, 저런 얼굴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송씨 가문에서 새로 들인 의녀라도 된단 말인가?

사방에서 쏟아지는 의혹 어린 시선과 탐색하는 눈빛을 알아챈 송채리는 곧바로 철이 들고 너그러운 여인인 양 연기를 시작했다.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원래 몸이 약한 탓에 고열에 시달렸어요. 형부께서 걱정하신 나머지 송씨 가문에서 하룻밤 묵으신 것뿐이에요.”

송채리는 말끝을 부드럽게 늘이며 배윤호를 슬쩍 바라보았다.

“오늘은 제가 형부를 장군부까지 모셔다드리던 중이었어요. 마침 이 향료점 앞을 지나게 되어 잠시 구경하러 들어온 거예요. 저희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으니, 언니도 괜한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 몇 마디로 송채리는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겉으로는 배윤호의 체면을 세워 주면서, 그의 앞에서는 온화하고 사려 깊은 데다 사리까지 분별할 줄 아는 여인인 양 완벽하게 연기했다.

반면 송청아는 부군을 의심하고, 그가 다른 여인과 함께 있는 것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질투 많은 악처가 되어 버렸다.

송채리가 마련해 준 핑계 덕분에 배윤호도 더는 그리 난처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등을 꼿꼿이 세우고 당당한 얼굴로 송청아를 꾸짖었다.

“채리는 큰 병을 치르고 이제 막 몸을 회복한 참이다. 잠시 바람을 쐬고 싶다기에 내가 함께 나왔을 뿐이야. 쓸데없이 속 좁게 굴며 질투하지 말거라. 대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는 것이냐?”

송청아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입꼬리를 살짝 끌어 올린 그녀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되물었다.

“두 분이 들어오신 뒤로 저는 겨우 한마디 했을 뿐인데, 서방님께서는 벌써 제게 속이 좁고 질투가 심하다는 낙인을 찍으시는군요. 그렇다면 서방님께서는 저를 대체 어떤 사람으로 보고 계신 겁니까?”

배윤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마땅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그는 도리어 얼굴을 굳히며 송청아를 나무랐다.

“지금 네 태도를 보고도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고 잡아뗄 셈이냐?”

그들이 바깥에서 날 선 말을 주고받는 동안, 안쪽 별실에는 눈부시도록 빼어난 용모의 남자가 화려한 옷차림을 한 채 앉아 있었다.

그는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만난 듯 느긋하게 물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길쭉한 담뱃대를 가볍게 받쳐 들고 있었다. 길고 반듯한 손가락과 햇빛 아래 드러난 피부는 윤이 흐르는 백옥처럼 희고 매끄러웠다.

왼손 약지에는 양지백옥으로 만든 옥 가락지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그는 이따금 엄지로 그 표면을 천천히 문질렀다.

옥 가락지는 제법 오래된 물건인 듯했다. 오랜 세월 누군가의 손끝에 거듭 문질러진 탓인지, 상등품처럼 맑고 깨끗한 빛깔을 지니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랜 손길을 머금은 옥의 표면은 촉촉한 윤기가 돌 만큼 곱고 매끄러웠다. 완벽하게 맑지 않기에 오히려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은근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이 배어 있었다.

남자는 흥미가 동한 얼굴로 바깥에서 오가는 송청아 일행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입술 사이로 과실 향이 밴 푸르스름한 연기를 천천히 내뿜었다. 얇은 연무가 피어올라 그의 얼굴을 흐릿하게 가렸다.

연기 너머로 선명히 보이는 것은 곱고 붉은 빛을 띤 얇은 입술뿐이었다.

그 입술 끝에 느긋하고 나른한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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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무슨 변고라도 당하면 그녀의 인생은 그대로 끝장이었다.송세안은 진심으로 송청아를 위한다고 믿었다.송청아는 그 말이 역겨워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모두에게 좋은 방안이라고요? 송채리는 첩이 될 수 없는데, 저는 왜 되어야 하죠? 송씨 집안의 피가 흐르지 않아서요?”송세안은 이미 수없이 되풀이했던 말을 또 꺼냈다.“네가 언니니 동생에게 양보해야지. 게다가 채리는 너 대신 십팔 년이나 고생하지 않았느냐. 네가 조금 참으면 어디가 덧나느냐?”송청아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웃는 사이 눈물과 콧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송씨 집안의 핏줄이 아니니, 이 모든 일을 감내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인가.송채리가 뒤바뀌어 변방에서 십팔 년을 고생한 것이 자신의 잘못인가. 제가 일부러 꾸민 일도 아니지 않은가.송관산 부부가 자신을 도성으로 데려올 때, 단 한 번이라도 좋으냐고 물었던가.그런 말을 전하라고 보낸 사람이 하필 송세안이었다. 한때 자신을 손안의 보물처럼 아끼던 오라버니의 입을 빌려, 기어이 가슴속까지 도려내려는 것이었다.생각할수록 서러웠다. 견딜 수 없이 억울했다.송청아의 울음이 거세지자 송세안은 다시 어찌할 줄을 몰랐다.그는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했다. 어릴 때처럼 품에 안고 다정한 말로 달래 주고 싶었다.그러고 보니 그녀를 안아 본 지도 오래였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몸과 한 팔로도 감싸 안을 수 있던 가느다란 허리가 문득 그리워졌다.그러나 손이 어깨에 닿기 무섭게 송청아가 소매를 휘둘러 떨쳐 냈다.“손대지 마세요! 나가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라고요!”송세안의 가슴이 더욱 아파 왔다. 커다란 손에 심장을 꽉 붙들린 듯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하지만 송청아는 곁에 다가오는 것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별 위로도 되지 못할 말 몇 마디를 남긴 채, 쫓기듯 돌아섰다.송씨 부저로 돌아가는 내내 송청아의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울어서 붉어진 눈, 가냘프게 떨리던 어깨, 희고 긴 손가락

  • 장군님이나 잘하세요   제95화

    송세안이 흠칫했다. 그제야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 모든 일이 송씨 집안의 잘못이라고 인정할 생각은 없었다.“인정하다니, 무슨 소리냐? 향낭에 문제가 있었으면 버리면 될 것 아니냐. 왜 하필 채리에게 준 것이냐? 네 동생이잖아. 어떻게 그런 악독한 수를 써서 그 애의 순결도 명성도 망가뜨릴 수 있어!”송청아가 코웃음을 흘렸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눈에 서늘한 조소가 어렸다.“큰오라버니 말씀대로라면, 부모님과 할머님이 저를 해치려 한다는 걸 알아도 얌전히 그 향낭을 차고 있어야 했겠네요. 약효가 돌면 준비해 둔 방에 들어가, 그분들이 골라 놓은 사내와 순순히 몸을 섞고요.”그녀의 목소리가 차츰 날을 세웠다.“그런 다음에는 부모님과 시부모님께서 손님들을 데리고 들이닥치실 때까지 기다려야 했나요? 제 명절을 짓밟고 집 밖으로 내쫓으시기 좋게요. 송채리의 명예만 소중하고, 제 명예는 아무것도 아닌가요!”송세안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굳었다.눈물이 어린 송청아의 눈을 바라보자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안에 뒤엉킨 분노와 억울함, 상처와 고집이 가시 돋친 덩굴처럼 천천히 가슴을 휘감았다.가슴속으로 쓰라림과 미안함, 안쓰러움이 밀려들었다. 특히 붉어진 눈꼬리를 보니 심장 한구석이 뻐근해졌다. 손을 뻗어 맺힌 눈물을 닦아 주고 싶었다.“오라비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울지 말거라.”송세안이 손을 내밀자 송청아가 홱 쳐 냈다. 그러나 그 바람에 팔의 상처가 당겼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숨을 들이켜고, 저도 모르게 다친 팔을 감쌌다.“왜 그러는 것이냐?”송세안이 걱정스레 다가왔다.송청아는 몸을 살짝 돌리며 무심히 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그러나 송세안은 물러서지 않았다. 다시 그녀 앞으로 돌아와 손목을 붙들더니 소매를 걷어 올렸다.드러난 팔뚝은 온통 붕대로 감겨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붉은 핏자국이 희미하게 배어 나왔다.“이건…….”그 광경이 송세안의 눈을 아프게 찔렀다. 가슴도 덩달아 움켜쥐듯 조여들었다.송청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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