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은 두려움도 없이 풍만한 자태를 그에게 바짝 기대었다. 곱고 요염한 작은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고, 새끼 고양이처럼 여리고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사람 마음을 간질이듯 파고들자, 봉현욱은 저도 모르게 목이 턱 막혀 잠시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회임을 했다고?”곁에 있던 서태후는 눈을 반짝이더니, 별안간 몸을 홱 돌려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아이고, 부처님께서 영험을 보이셨구나!”봉현욱은 기가 차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거칠게 유시연의 옷깃을 잡아 올리며 이를 갈았다.“요것 봐라, 수작도 여러 가지로구나!”그녀를 얕본 것이 문제였다. 이제 일이 제법 골치 아프게 되었다.유시연은 그의 음산하고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하며 속으로 치미는 두려움을 억누른 채, 시선을 피했다.“내 증손주 다치겠다, 어서 놓지 못해!”서태후는 시녀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키고는, 봉현욱의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때린 뒤 유시연을 자기 곁으로 끌어당겼다. 곱고 어여쁜 얼굴을 똑똑히 보고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반색하며 소리쳤다.“유씨 가문 처자로구나!”“아이고, 이거 잘됐다!”손자 나이가 벌써 스물이 넘도록 집안에 여인이라곤 그림자도 얼씬 못했으니, 저 못난 놈이 유씨 가문 처자처럼 단정하고 현숙한 여인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감격에 겨워 눈시울이 붉어지려던 찰나, 곁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불쑥 끼어들었다.“할머님, 쓸데없는 생각은 마십시오. 저 여인 배 속의 씨는 제 자식이 아닙니다!”유시연은 겁먹은 눈으로 봉현욱을 슬쩍 올려다보았다가, 그 매섭고 차가운 눈빛 속에서 살기를 읽고는 화들짝 놀라 서태후의 등 뒤로 숨어들었다.서태후는 봉현욱을 매섭게 흘겨보며 차갑게 소리쳤다.“이 못된 놈, 이 일은 네가 나설 일이 아니다!”서태후는 유시연의 손을 잡아끌고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유시연은 고개를 돌려 문가에 서 있는 봉현욱을 슬쩍 훔쳐보았다가, 그가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얼른 고개를 돌렸다. 더는 감히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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