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는 전화를 끊은 뒤에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휴대전화는 여전히 손에 들려 있었지만, 더 이상 화면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눈앞의 한곳을 바라보며, 로드리게스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네가 완전히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가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훨씬 더 아파.’줄리아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기대하지 마...그녀는 누구보다 로드리게스를 잘 알고 있었다.그는 어느 날에는 다정하고 세심한 사람이었다가, 다음 날이면 차갑고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하곤 했다. 그녀는 이미 그런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더 이상 몇 마디의 달콤한 말에 자신의 미래를 걸고 싶지 않았다.정말 그의 마음이 변했다면, 그는 그것을 직접 보여줘야 했다.약속이 아니라.행동으로.---다음 날 아침, 줄리아는 평소처럼 회사로 출근했다.가방을 내려놓고 의자를 당겨 앉자마자 한 동료가 급하게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줄리아, 이사님이 너를 찾으셔.줄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나를?— 응. 지금 바로.줄리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사실로 향했다.문을 두 번 가볍게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갔다.— 저를 찾으셨나요?남자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네. 제안 하나를 드리고 싶어서요.그는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를 집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왔습니다. 대형 개인 주택을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공사입니다. 집주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공사를 책임지고 진행할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줄리아는 재빨리 서류를 펼쳤다.첫 페이지를 훑어본 뒤 설계도를 살펴보았다.그녀의 눈이 살짝 커졌다.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바로 그녀가 오래전부터 맡아보고 싶었던 종류의 프로젝트였다.중요한 프로젝트.진짜 책임이 따르는 일.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이사를 바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