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으응——!!”아이의 방에서 갑작스레 터져나온 작은 투정. 애착담요를 찾는 듯, 몸을 뒤척이는 듯했다. 준호는 그제야 담요를 움켜쥐고 몸을 일으켰다.그때 혜정의 등도 크게 올라왔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풀려나오는 듯. 준호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전날 밤, 혜정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기보다는 잠들 자신이 두려웠다. 눈을 감으면, 그 손길이, 그 체온이, 그 눈빛이, 모든 감각이 다시 떠올라 몸을 일으켜 세웠다.나이 들어 주책맞게 심장이 그렇게나 두근거릴 줄은 몰랐다. 그것은 분명 사위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지만, 모든 게 이미 벌어진 듯한 다음 날 아침. 술기운 하나 없이 맨 정신으로 맞는 하루는 낯설고 버거웠다.아이까지 늦잠을 자버린 탓에 부엌은 부산스러웠고, 식탁 위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유독 날카로웠다. 그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갔다. 식사는 끝났고, 준호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혜정은 며칠째 그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었다. 눈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를 바라보는 것이 두려웠다.그의 손등, 도드라진 핏줄 하나, 팔의 근육선, 움직일 때마다 티셔츠 아래에서 드러나는 실루엣. 그것들이 모두 지난밤의 감각으로 되살아났다.준호가 움직이기만 해도 몸이 움츠러드는 것만 같았다.“어머님, 다녀오겠습니다. 하윤아, 할머니 인사드려야지.”“아, 그… 그래… 다녀와…”말끝이 흐려졌다.“하윤아, 할머니 뽀뽀.”아이의 작은 발소리가 다가왔다. 이어진 익숙한 볼 뽀뽀. 늘 받아왔던 사랑스러운 인사였지만 오늘은 그 작디작은 입술이 가슴께를 더 깊이 흔들었다.준호는 어색하게 몸을 돌려 문을 닫고 나갔다.“……후우……”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혜정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내쉬었다. 그제야 조금 살 것 같았다.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어디부터 정리를 시작해야 할까. 무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