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탕의 눈이 포효하듯 바다를 집어삼키기 직전, 폭풍전야의 청풍 3호 선실은 이미 그 자체로 지옥이었다. 기괴하게 일렁이는 파도에 배가 요동칠 때마다, 인아는 끊이지 않는 헛구역질과 극심한 멀미 속에서 비명을 쥐어짜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다가올 참혹함의 서막에 불과했다.“아… 아윽! 아아!”선실 안쪽에서 인아의 처절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불룩하게 솟아오른 만삭의 배를 부여잡은 채 벽을 짚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극심한 멀미 끝에 찾아온 조기 진통의 전조였다. 새파랗게 질린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샐 때마다, 땀에 젖어 살결에 밀착된 원피스가 거칠게 들썩이며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위태롭게 부푼 복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인아야! 왜 그래? 설마 아기 나오려는 거야?”성봉이 경악하며 인아를 붙잡으려던 찰나, 어둠 속에 은신했던 주동치가 번개처럼 거리를 좁혔다.서걱—!인아의 비명이 선실 벽에 채 부딪히기도 전이었다. 주동치의 손에 들린 서슬 퍼런 발골칼이 성봉의 목덜미를 정교하게 긋고 지나갔다.“커헉…! 윽!”순간적인 예리한 감각과 함께 성봉의 목에서 시뻘건 핏줄기가 섬뜩하게 솟구쳤다. 가늘게 뻗은 선혈은 인아의 창백한 얼굴과 봉긋한 가슴팍을 점점이 적셨다. 주동치는 0.1㎜의 오차도 없이, 치명상은 피하되 경동맥 바로 옆의 피부만을 깊게 갈라버렸다. 조금만 더 깊었다면 즉사했을, 말 그대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도살자의 솜씨였다.“어… 오빠? 오빠!”인아가 경악하며 성봉을 붙들었다. 성봉은 본능적으로 목을 감싸 쥔 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순간 성봉은 통증을 느끼지도 못했다. 다만, 손가락 사이로 비어져 나오는 뜨거운 액체와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극도의 공포에 성봉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주동치는 피가 맺혀 아래로 떨어지는 칼날을 느릿하게 혀로 핥으며, 공포로 석고상처럼 굳어버린 인아의
最終更新日 : 2026-09-21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