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는 강태호의 그 끈적하고 불쾌한 시선을 등 뒤로 흘려보내며, 직속 상관인 조철호 팀장의 집무실로 향했다. 문부열 과장의 눈치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본청 라인과 광수대 내부의 권력 암투 속에서, 조철호 팀장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내심 유라의 뛰어난 수사 능력을 아끼며 그녀가 위험한 문부열의 그늘에서 다치지 않도록 은근히 방패막이가 되어주려 애쓰는 인물이었다.경감 조철호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방에서 피곤함에 찌든 눈으로 제주 전역의 기상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노크 소리와 함께 유라가 들어서자, 그는 서랍 속에서 비타민 음료수 병을 슬쩍 꺼내어 유라의 책상 앞에 툭 밀어놓았다.“바깥은 태풍 때문에 지옥인데, 너까지 그 10년 전 미제 사건 붙잡고 밤새우는 거 아니지? 문 과장이 은근히 사람 피 말리는 재주가 있어서 걱정이다. 너무 기죽지 말고 힘들면 내 선에서 적당히 끊어낼 테니까 알아서 조절해, 김 경사.”툭 던지는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유라를 향한 진심 어린 걱정과 묵직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유라가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 뒤, 손에 쥐고 있던 ‘중문 여교수 살인 사건’ 파일을 내려놓자 조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팀장님, 10년 전 여교수 피살사건 말입니다. 강 경장은 아직도 홍민석이 진범이라 확실시하던데, 팀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조 팀장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 끄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강 경장 그놈, 수사 방식이 아주 구닥다리인 건 알지? 홍민석··· 내가 보기엔 그때 무리한 기소였어. 놈이 성범죄 전과가 화려하고 피해자와 사적으로 얽혔던 건 사실이지만, 그 사건 당일만큼은 알리바이가 묘하게 톱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졌거든. 강태호가 실적에 눈이 멀어 놈을 두들겨 패서 억지 자백을 받아내는 바람
最終更新日 : 2026-10-0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