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뭐지?"최가가 손가락질했다.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시커먼 나무 구조물.바퀴가 달려 있고, 지붕에는 두꺼운 판자와 쇠가죽을 덮어씌운 흉물.충차(衝車).성문을 부수기 위해 만든 공성 병기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충차와는 달랐다. 화살과 총탄을 막기 위해 지붕을 거북이 등껍질처럼 덮어놓은 개량형이었다."저, 저거... 우리 현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요?"최가가 멍하니 말했다."비슷하긴 개뿔. 짝퉁이구만."놈들도 머리를 쓴 것이다. 성벽을 넘는 게 불가능하다면, 아예 문을 부수고 들어오겠다는 심산. 저 두꺼운 껍질은 일반 화살로는 뚫리지 않는다."성문! 성문을 노린다!"김시민 장군이 다급하게 외쳤다.충차 주변으로 왜군 정예병들이 개미 떼처럼 달라붙어 호위하고 있었다. 놈들은 조총 사격 따위는 무시하고, 오로지 북문을 향해 직진해 왔다."막아! 돌을 던져!"병사들이 남은 돌을 던졌지만, 충차의 지붕에 맞고 튕겨 나갈 뿐이었다."젠장. 단단하네."내가 편전을 쏘아봤지만, 두꺼운 나무판자에 박힐 뿐 안까지 뚫지는 못했다.쿠웅! 쿠웅!왜군의 충차가 성문 코앞까지 왔다.놈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부숴라! 성문을 부숴라!"쿵!성문이 크게 울렸다. 빗장이 삐걱거렸다.쿵! 쿵! 쿵!성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거대한 통나무를 쇠사슬에 매달아 수십 명이 달려들어 찍어대는 소리였다."막아라! 빗장 더 걸어! 바위로 막아!"김시민 목사가 목이 터져라 고함쳤다.병사들이 성문 뒤에 바위와 쌀가마니를 쌓아 올렸지만, 충격이 올 때마다 성문 전체가 들썩였다.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지고, 두꺼운 참나무 빗장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우지끈!"뚫린다! 성문이 뚫린다!"병사들의 얼굴에 공포가 서렸다.성벽 위를 기어오르는 놈들은 어떻게든 쳐내고 있었지만, 성문이 뚫리면 끝이다. 3만 대군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면, 3,800명의 수비군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것은 전투가 아니라 학살이 될 터였다.나는 성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