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그를 창가에 앉혔다. 해가 기울면서 들어오는 빛이 얼굴 한쪽을 부드럽게 감쌌다. 태준은 카메라를 보다가 유리를 보고, 다시 렌즈를 보았다. 그녀는 노출을 맞추며 말을 걸었다. “정면으로 꼭 안 봐도 돼.” “어디를 보면 좋을까?” “보고 싶은 데.” 태준의 시선은 즉시 유리에게 돌아왔다. 그녀는 카메라 뒤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너무 성실하게 대답해서 문제였다.처음 몇 장은 어색했다. 태준은 움직이지 않으려고 턱에 힘을 주었고, 유리는 그럴수록 웃음이 났다. “변호사 프로필 아니야.” “알아.” “모르는 것 같은데.” “움직이면 흐려질까 봐.” 유리가 카메라를 잠시 내렸다. “오빠는 나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한 적 없잖아.” 그 말에 태준의 표정이 느슨해졌다. 그녀는 다시 렌즈를 들었다. 셔터가 짧게 울렸고, 화면 안에서 그의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갔다.유리는 질문을 바꿨다. 오늘 점심은 뭘 먹었는지, 시온은 새 입장문이 마음에 든다고 했는지, 서한나가 만든 도시락을 현석이 정말 전부 먹었는지. 마지막 질문에서 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다 먹었어. 나한테 김치 달라고 왔더라.” 유리는 그 순간 셔터를 눌렀다. 웃음이 끝나기 직전의 얼굴, 눈가가 접히고 입가에 장난기가 남은 얼굴이었다. 카메라를 확인한 유리의 가슴이 조용히 벅차올랐다.이 사람을 오래전에도 찍었다. 그러나 그때는 기다리는 이유를 묻지 않았고, 지금은 점심 메뉴와 친구의 도시락까지 알고 있었다. 코트 안에 붕어빵을 품었던 손이 이제는 그녀의 머리를 말려 주고, 식탁 위에 커피를 놓고, 피곤한 날이면 먼저 잠들어도 된다고 이불을 당겨 주었다.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온 거리 안에서 카메라를 드는 일이었다.“그 표정은 찍지 마.”태준이 갑자기 말하자 유리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곧바로 카메라를 내렸다. “어떤 표정?” 그가 소파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네가 지금 짓고 있는 표정.” 유리가 눈을 깜빡이자 태준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사
آخر تحديث : 2026-10-2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