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두 사람은 영화관으로 향했다. 하랑은 기태의 손을 잡고 매표소 앞 포스터를 훑었다. “오빠, 이거 재미있겠다.” “아까 그거 보자며.” “그것도 재미있어 보여.” “하나 골라.” 하랑은 잠깐 고민하다가 기태를 올려다봤다. “오빠는 뭐 보고 싶어?” “네가 고른 거.” “그게 제일 어려워.” 결국 하랑이 고른 건 로맨틱 코미디였다. 표를 예매하고 팝콘까지 산 뒤, 기태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나 화장실 좀.” “응. 여기 있을게.” “멀리 가지 마.” “나 애기 아니거든.” 기태가 피식 웃고 돌아섰다. 하랑은 팝콘 통을 안고 포스터 앞에 섰다. 주인공이 입은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저건 잠금장치가 어디 있지?’ 고개를 갸웃하며 살피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하랑이 돌아봤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네?” “혹시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아, 친구 기다리세요?” “남자친구요.” 남자가 잠깐 멈췄다. “아, 남자친구 있으시구나.” “네.” “그래도 혹시 번호는 안 될까요?”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왜요?” “마음에 들어서요.” “아.” 하랑은 잠깐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 번호는 안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남자가 멋쩍게 웃고 물러났다. 그때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기태가 걸음을 멈췄다. 마지막 대화가 들렸다. 남자가 멀어지는 걸 확인한 뒤 하랑에게 다가갔다. “하랑아.” “오빠!”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왜.” “방금 어떤 분이 내 번호 물어봤어.” “들었어.” “진짜?” “응.” 기태는 남자가 사라진 쪽을 한번 봤다. 하랑이 그의 얼굴을 살폈다. “오빠.” “왜.” “질투해?” “응.” 대답이 너무 빨랐다. 하랑이 눈을 깜빡였다. “이번엔 바로 말하네?” “말하라며.” “맞아.” 하랑이 웃었다. “근데 나 남자친구 있다고 했어.” “알아.” “번호도 안 줬고.”
最終更新日 : 2026-10-12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