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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른 낭군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1 - チャプター 70

127 チャプター

제 61화 [호접몽 : 외전2] - 3 -

그 뒤로 서리는 도성에 오지 않았다.소식은 간간이 들려왔다. 좋은 것은 없었다.장군을 따르던 이들이 하나씩 자리를 떠났다더라.북방의 거래처가 다른 집으로 옮겨 갔다더라.서가에서 사람을 보내도 예전처럼 셈을 치러주지 않는다더라.열일곱짜리 여식이 아무리 적통이라 한들,오래도록 장군의 이름으로 굴러가던 것을 하루아침에 붙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이헌은 그 이야기들을 지나가듯 들었다.딱하다 싶기는 했다.다만 그뿐이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다시 도성으로 올 사람이었고,그때가 되면 왕실이 뒤에 있을 터였다.—다시 마주친 것은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뒤였다.스무 살이 되어 있었다.키는 크게 자라지 않았는데 인상이 달라져 있었다.예를 올리는 몸짓에 군더더기가 없었고, 묻는 말에 답하는 목소리도 낮아져 있었다.무엇보다 웃지 않았다.아주 웃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예전처럼 얼굴이 먼저 밝아지는 일이 없었다.이헌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나이를 먹으면 다들 그리되는 것이었다.어릴 적처럼 뛰어다니고 나무에 올라가는 여식은 없었다.그러려니 했다.그리고 그해, 연택례가 열리게 되었다.서가에 닥친 비극 뒤에 마련된 자리였다.삼 년 전까지만 해도 없던 절차가, 이제는 서리에게 낭군을 고르게 하기 위해 정전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다.이헌은 그것이 왜 그런 방식으로 정해졌는지까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어차피 불릴 이름은 하나라고 여겼다.—그런데 그때, 아주 짧게 무언가가 스쳤다.*서리는 영안공의 부인인데.*이헌이 걸음을 멈췄다.무슨 소리지.숙부께는 부인이 없다. 병상에 누워 계신 지 오래고, 혼인한 적도 없다.게다가 서리는—서리는 내 신부인데.왜 그런 생각이 들었지.이헌은 미간을 좁혔다.어디서 들은 말인지, 아니면 잘못 떠오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였다.곧 잊었다.—연택례는 봄에 있었다.정전에 명패가 늘어섰고, 이헌의 이름이 가장 앞에 걸렸다.서리가 들어섰다.이헌은 그 얼굴을 보았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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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화 [남은 것] - 1 -

멍은 사흘째부터 색이 짙어졌다.어깨와 팔뚝에 손자국이 남았고, 넘어질 때 부딪힌 자리가 뻐근했다.그뿐이었다. 의원은 뼈에 이상이 없다 했고, 서리도 사흘째부터는 자리에 눕지 않았다.감씨는 그 사흘 동안 서리 곁을 거의 떠나지 않았다.물을 갈러 나갔다가도 금세 돌아왔고, 문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먼저 고개를 들었다.초은은 조용했다.시비들과 함께 상을 나르고, 옷을 개고, 물을 길었다.누가 봐도 새로 들어온 시비였다.다만 방문을 열 때마다 먼저 바깥을 한 번 보았다.서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어느새 문 쪽에 서 있었고, 회랑을 지날 때는 반걸음쯤 뒤 바깥쪽에 붙었다.그것을 본 것은 서리뿐이었다.—나흘째, 서리가 옷을 챙기라 일렀다."어디 가시려고요."감씨가 물었다."저자에 나가야겠다. 점포 세 건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감씨의 얼굴이 굳었다.그때 이겸이 들어섰다.서리는 무어라 말할 준비를 하고 그를 보았다. 나가지 말라는 말이 나올 자리였다."나가셔야 한다면 초은을 데려가십시오."이겸은 그렇게만 말했다.서리가 잠시 그를 보았다."말리지 않으십니까.""말린다고 그 일이 없어지지는 않겠지요."—백우가 온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하나 잡았습니다."이겸이 고개를 들었다."어디서.""성 밖 나루 근처입니다."백우가 답했다."손을 다친 자였습니다. 제대로 싸매지 못해 상처가 자꾸 벌어진 모양입니다. 붓기 시작하니 견디지 못하고 약재를 구하러 나왔다가 걸렸습니다."서리의 손이 잠깐 멎었다.그날 골목에서, 서리가 단도로 그은 손이었다.—사내는 서른쯤 되어 보였다. 왼손을 천으로 감고 있었는데, 그 천이 이미 붉게 굳어 있었고 손등이 부어 있었다.이겸이 앞에 앉기도 전에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수레는 손도 안 댔습니다. 그건 다른 놈이 끌고 온 거고, 아니,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압니다만 제가 가져온 건 아니라는 말씀이고요, 저는 그냥 서 있으라 해서—""묻지 않았다."사내가 입을 다물었다."무엇을 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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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화 [남은 것] - 2 -

같은 무렵, 궁에서는 다른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왕후가 조사를 명한 지 여러 날이 지나 있었다.그 아이가 사라지던 무렵 자신의 사람들이 누구를 만났는지, 누가 자신의 뜻이라 믿고 움직였는지를 가져오라 한 것이었다.돌아온 것은 이름 하나가 아니라 발자국 몇 개였다."임가 주변을 살피던 자가 있었습니다."사람이 아뢰었다."그 무렵 바깥사람을 몇 차례 만났습니다.""어디서.""성 안 주막 두 곳과, 한 번은 도성 서쪽 골목이었습니다.""그 바깥사람은.""이름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 무렵의 행적을 더 살펴보니……"사람이 잠시 말을 멈췄다."최가 본가에 드나든 적이 있습니다."—왕후는 그 말에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최가는 왕후의 외가였다. 그 집 대문으로 하루에도 몇십 명이 드나들었다.드나들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수틀 위에서 바늘이 한 땀 지나갔다."가신이더냐.""명부에는 없었습니다.""그럼 무엇으로 들어갔느냐.""거기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왕후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자를 만난 뒤로 무엇이 달라졌느냐.""그 뒤로 임가 쪽 기록이 늘었습니다."사람이 답했다."누가 드나드는지, 딸이 어디를 가는지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누구에게 아뢰었느냐.""그것이……"사람이 잠시 머뭇거렸다."아뢴 자리가 없습니다. 적기만 하고 올린 데가 없습니다."바늘이 한 번 더 멈췄다.그 무렵 왕후는 자신이 무엇을 명했고 무엇을 명하지 않았는지를 여러 번 되짚어보았다.신원을 확인해 아뢰라 한 것까지가 자신의 말이었다. 그 뒤로는 없었다.그런데 누군가는 그 뒤가 있다고 믿었다.믿었을 뿐 아니라, 그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옮겼다."그 아이가 어찌 되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왕후가 낮게 말했다."누가 내 사람에게 내 뜻을 설명했는지를 묻는 것이다.""예.""최가의 어느 문을 드나들었는지 찾아라."—잔금을 받기로 한 자리는 성 밖 나루 옆 객주였다.백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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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화 [북풍] - 1 -

단오가 지나고 며칠은 조용했다.서가 쪽에서 점포 임차를 정리하는 문서가 올라왔고, 서리는 그것을 사흘에 걸쳐 살폈다.백종길이 받아 온 두 사람의 내력을 나란히 놓고 재는 데 이틀이 더 걸렸다.그동안 이겸은 궁의 일로 두어 번 나갔다 왔다.—달라진 것은 사소한 데서 드러났다.이겸이 서안 맞은편에 앉는 일이 늘었다.서리가 문서를 살피는 동안 그는 제 것을 보았고, 둘 다 한참씩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에는 그런 자리가 어색했다.지금은 아니었다.한번은 서리가 붓을 찾다가 손을 뻗었는데, 이겸이 그것을 먼저 집어 건넸다.받는 손도, 건네는 손도 특별히 조심스럽지 않았다.그것이 지나간 뒤에야 서리는 그 사실을 알아챘다.또 한번은 서리가 문서를 밀어 보이며 물었다."이 조항을 어찌 보십니까."이겸이 그것을 받아 읽었다. 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서리가 덧붙였다."저는 걸립니다.""어디가 말입니까.""세를 받는 쪽이 언제든 물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이겸이 그 대목을 다시 보았다."그럼 고치라 하시지요.""그럴 참입니다."그뿐인 대화였다. 그런데 서리는 그 자리에서 묻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고,이겸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홍옥 머리꽂이는 그 뒤로도 몇 번 꽂았다.처음처럼 거울 앞에서 여러 번 확인하지는 않았다.감씨가 손을 대기 전에 서리가 먼저 그것을 집어 들 때가 많아졌을 뿐이었다.그것을 본 이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서리는 알고 있었다.—백우가 든 것은 그런 저녁이었다.발소리부터 달랐다. 문 앞에서 예를 갖추는 것도 평소보다 짧았다."주군. 북계에서 올라온 것입니다."이겸이 붓을 내려놓았다.북계 동도원수의 직은 몸이 상한 뒤에도 거두어지지 않았다.자리에 누워 있는 동안에도 그쪽 문서는 계속 영안궁으로 들어왔고,깨어난 뒤로는 이겸이 직접 받았다.서리도 고개를 들었다.—백우가 종이 몇 장을 서안 위에 펼쳤다."먼저, 국경 시장이 비었습니다.""비었다니.""저쪽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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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화 [북풍] - 2 -

이겸이 종이를 한참 내려다보고 있었다."장사치가 안 오는 것은 값 때문일 수도 있다."그가 말했다."우리 쪽 사람이 끊기는 것은 저쪽 단속이 세졌다는 뜻일 수도 있고.""그 둘까지는 그럴 수 있다."이겸이 마지막 종이를 손끝으로 짚었다."그런데 병력이 안쪽으로 돈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서리가 고개를 들었다."밖을 치려는 자는 국경으로 붙는다."이겸이 말을 이었다."안으로 도는 것은 저희끼리 볼 일이 생겼다는 뜻이지."종이를 다시 훑고 나서 덧붙였다."관문을 조인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것이 새어 나가는 걸 막으려는 것이지요."서리는 그 말을 들으며 손끝을 오므렸다.이겸이 지금 읽어낸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있었다.저쪽 안에서 싸움이 벌어지려 한다는 것.그것까지는 눈앞의 세 장으로 읽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그 싸움이 어떻게 끝나고, 그 여파가 이쪽 변경까지 어떻게 밀려오는지는여기 놓인 종이에 적혀 있지 않았다."부인."이겸이 부르는 소리에 서리가 고개를 들었다."어디 불편하십니까.""아닙니다."서리는 그렇게 답하고, 잠시 말을 골랐다."다만 하나 여쭙고 싶습니다.""말씀하십시오.""저쪽 안에서 사람이 도는 일이, 전에도 있었습니까."이겸이 잠시 생각했다."없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럴 때는 대개 시장이 먼저 살아납니다. 안이 시끄러우면 밖에다 물건을 내다 팔아 돈을 마련하니까요.""그런데 이번에는 반대군요.""예.""물건도 안 나오고, 사람도 안 나옵니다."서리가 종이 세 장을 눈으로 훑었다."그럼 저쪽은 지금 밖에다 팔 겨를이 없다는 뜻이겠지요."이겸이 서리를 보았다.곧바로 답하지 않았다.그 눈이 잠시 서리에게 머물렀다가, 다시 종이로 돌아갔다."그렇게 보는 편이 맞겠습니다.""그러면……"서리가 말끝을 잡았다가 놓았다.지금 알고 있는 것을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서리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전생에서 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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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화 [문 앞] - 1 -

닷새 뒤였다.이번에는 백우가 들어오기 전에 발소리가 먼저 들렸다.한 사람이 아니었다."주군."문이 열렸다. 백우 뒤로 흙먼지를 뒤집어쓴 자가 하나 서 있었다.북계에서 말을 갈아타며 올라온 자였다."저쪽에서 싸움이 났습니다."숨이 아직 고르지 않은 소리였다.말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였고, 소매 끝이 마른 흙으로 뻣뻣했다.이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올라온 소식은 셋이었다.국경 수비를 맡은 진에서 하나, 변경 마을에 두었던 사람에게서 하나, 그리고 넘어온 상인 몇의 입에서 하나.세 곳에서 온 말이 같았다.셋 다 다른 길로 올라온 것이었다. 서로 말을 맞출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왕자들끼리 붙었다 합니다."백우가 아뢰었다."야율경천이 먼저 군을 움직였습니다. 그쪽으로 야율경진의 세력이 맞부딪혔고, 사람이 상한 것도 이미 여럿이라 합니다.""어디서.""저쪽 도성 서쪽입니다. 다만 그 한 곳이 아닙니다."백우가 지도 위에 손을 얹었다."야율경선 쪽은 아직 어느 편인지가 분명치 않은데, 그 아래 진들이 벌써 갈렸습니다. 같은 깃발을 든 자들끼리도 어느 명을 따를지가 갈렸다더군요."이겸이 지도를 끌어당겼다."관문은.""완전히 닫혔습니다. 지난달에는 검문만 세웠는데, 사흘 전부터는 아예 통행을 막았습니다.""넘어온 자들은.""막히기 직전에 빠져나온 자들입니다. 그중 둘은 상단 사람이고, 나머지는 국경 마을에서 던 자들입니다."백우가 잠시 멈췄다."짐을 지고 나왔습니다. 다시 들어갈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이겸의 손이 지도 위에서 멎었다."그럼 그때 그 셋은.""아직 소식이 없습니다.""그 자리가 갈라진 곳과 가깝나.""가깝습니다."이겸이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리는 지도 위에 놓인 것들을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다.시장이 비었다. 사람이 끊겼다. 병력이 안쪽으로 돌았다. 관문이 조여졌다.닷새 전에 세 장의 종이에 흩어져 있던 것들이었다.그때는 값 때문일 수도, 단속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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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화 [문 앞] - 2 -

이겸이 고개를 들었다."이상하다니.""싸움이 붙은 곳마다 어느 편인지가 다 드러났는데, 그 하나만 어느 쪽에도 없습니다."백우가 종이를 뒤적였다."야율경훤이라 합니다. 형제들 중에서도 조용한 편이라 아무도 크게 치지 않던 자인데—""병력은.""그것이 이상합니다. 남쪽에 있어야 할 병력이 그 자리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데서 봤다는 말도 없고요."이겸이 지도를 다시 내려다보았다.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싸움이 붙으면 사람이 어디 있는지가 먼저 드러난다."이겸이 낮게 말했다."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붙지 않았다는 뜻이지.""기다리고 있다는 말씀입니까.""그것까지는 모르겠다."이겸이 지도에서 손을 뗐다."다만 저쪽이 다 지치고 나서 남는 것이 누구인지는, 그때 가면 보이겠지."서리는 그 이름을 속으로 한 번 되뇌었다.아주 낯선 이름은 아니었다. 전생에서 북쪽 이야기를 들을 때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다.다만 지금 이 조용한 왕자가 그 이름과 같은 사람인지는 곧바로 이어지지 않았다.훗날 북쪽의 판을 쥔 자로 들었던 그 이름과, 지금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는 이 사람이 겹치지 않았다.—소식이 도성에 닿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사흘 뒤부터 조정이 시끄러워졌다.국경을 닫아야 한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저쪽 싸움이 이쪽으로 넘어오기 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러자 그러면 넘어오는 사람들은 어찌하느냐는 말이 뒤따랐다."저들도 사람인데 굶겨 죽일 셈이오.""먹일 것이 어디 있소. 올해 비가 어땠는지 잊었소."그 말에는 아무도 곧바로 답하지 못했다.봄부터 비가 시원치 않았다.가을걷이를 해봐야 알겠지만,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군을 더 보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보내면 저쪽이 어찌 볼 것이냐는 말이 곧바로 붙었다.한쪽 편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왔다가, 그 자리에서 눌렸다."저쪽 일에 손을 넣었다가 진 편에 붙으면 어찌하려고."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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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화 [두 길] - 1 -

이겸이 문서를 올린 지 사흘 만에 답이 내려왔다.그사이 북계에서 급보가 두 번 더 올라왔다.관문 근처에서 무장한 자들이 국경을 넘었다는 것이 하나,진 하나가 인원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였다.두 번째 왕명은 그 뒤에 내려왔다.이번에는 적어 올리라는 말이 아니었다.직접 올라가 북계를 살피라 했다.—그날부터 영안궁이 달라졌다.마당에 말이 매인 채로 서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문서를 든 자들이 밤늦게까지 드나들었다.백우는 하루에 두어 번씩 나갔다 들어왔다.진마다 올라온 셈이 맞지 않는 곳이 있어, 그것을 다시 받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세 곳이 장부와 다릅니다."백우가 아뢰었다."둘은 사람이 모자란 것을 채워 적었고, 하나는 군량을 실제보다 많게 적었습니다.""채워 적은 자들은 그대로 두어라."이겸이 답했다."올라가서 직접 세면 될 일이다. 지금 야단쳐봐야 다음 장부만 더 예뻐진다."서리는 그 사이사이로 제 일을 보았다.점포 임차를 마무리 짓고, 곳간에 남은 것을 처분하는 문서에 인을 찍었다.백종길에게는 사흘에 한 번씩 사람을 보냈다.—출발을 닷새 앞둔 저녁이었다.이겸이 지도를 접으며 말했다."길은 나흘이면 닿습니다. 다만 도착해서 얼마나 머물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겨울까지 가실 수도 있겠군요.""그럴 수도 있습니다."서리가 붓을 내려놓았다."그럼 저도 곧 북방으로 가겠습니다.""안 됩니다."너무 빨랐다.서리가 고개를 들었다. 이겸도 제가 그렇게 답했다는 것을 뒤늦게 아는 얼굴이었다."……어째서요.""지금 북계가 어떤 자리인지 아시지 않습니까.""북계요.""예."서리가 잠시 그를 보았다."제가 북계로 간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까."이겸의 입이 다물렸다."서가의 것들이 북쪽에 있습니다."서리가 말했다."광산이 넷입니다. 그중 둘은 군에 대던 것이고요. 창고는 열 곳이 넘고, 수레와 마필을 대던 자리도 그만큼입니다. 북쪽 고을 여럿에 서가 이름으로 묶인 땅이 있습니다. 거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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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화 [두 길] - 2 -

이겸이 서리를 보았다.한참 뒤에 이겸이 물었다."어느 길로 가실 겁니까."지도가 다시 펼쳐졌다.이겸이 두 줄을 그었다."이쪽이 빠릅니다. 다만 산을 끼고 도는 데가 있어서, 사람이 어지러워지면 제일 먼저 막힙니다.""다른 쪽은요.""이틀이 더 걸립니다. 대신 관아가 있는 고을을 셋 지납니다."서리가 그 선을 눈으로 따라갔다."이쪽으로 하겠습니다.""이틀 더 걸리는 쪽으로요.""예."이겸이 고개를 끄덕였다."호위는 여섯 붙이겠습니다.""넷이면 됩니다.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눈에 띕니다.""여섯입니다."서리가 그를 보았다."넷은 앞뒤로 붙고, 둘은 떨어져서 갑니다."이겸이 답했다."떨어져 가는 둘은 부인 일행처럼 보이지 않을 겁니다."그 뒤로는 그런 이야기만 했다.어느 고을에서 묵을 것인지, 어디쯤에서 말을 갈 것인지, 길이 막히면 어느 쪽으로 돌아설 것인지.초은은 당연히 따라간다는 말이 나왔을 때, 서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출발 전날이었다.저녁이 되었는데 문서가 들어오지 않았다.낮까지만 해도 사람이 끊이지 않던 마당이 조용했다.평소라면 밤늦게까지 오갈 자들이 초저녁에 다 물러갔다.서리가 처소로 돌아왔을 때, 방이 이상하게 정갈했다.이불이 새로 깔려 있었다. 그것도 평소 쓰던 것이 아니었다.향도 평소보다 진했고, 등잔이 하나 줄어 있었다.서리는 그 앞에 서서 잠시 방 안을 둘러보았다.감씨가 문 앞에서 말했다."오늘은 일찍 쉬시지요.""아직 이르다.""내일 아침에 나가시니 오늘은 일찍 자리에 드셔야지요.""나는 내일 안 떠난다.""……그야 그렇습니다만."감씨가 그렇게 말하고는 유난히 빠르게 물러갔다.이겸이 든 것은 그로부터 얼마 뒤였다.문서 몇 장을 들고 있었는데, 백우가 뒤따라 들어왔다.그 뒤에 한무진도 있었다."이건 내일 새벽에 보시면 됩니다."백우가 문서를 내려놓았다."그리고 오늘 밤에는 아무도 들이지 않겠습니다.""무슨 일이라도 있느냐."이겸이 물었다."없습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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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0화 [돌아오는 것들] - 1 -

도성 서쪽 개천의 물길을 치우다 나왔다.가뭄에 물이 빠진 자리였다. 흙과 돌을 걷어내던 인부가 먼저 보았고, 관아에서 사람이 나왔다.젊은 여자였다. 오래 물속에 있었다.—이헌에게 그 말이 닿은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내관이 아뢰는 동안 이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가의 딸로 보인다고 했다. 남은 것으로 신원을 다 가릴 수는 없으나, 나이와 키가 맞고 옷에 남은 것이 그 집 문양과 같다고 했다.이헌은 서안 앞에 앉아 있었다.반년을 찾았다. 사람을 풀었고, 고을마다 물었고, 셈이 남은 자들까지 뒤졌다.그렇게 해서 돌아온 것이 이것이었다.무엇을 먼저 느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그보다 먼저 튀어나온 것이 있었다.- 범인은 서리가 아니었나.이헌이 눈을 들었다.방 안에 아무도 없었다. 내관은 이미 물러간 뒤였다.이헌은 제가 방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되짚어보았다.서리였다.영안공의 부인. 서가의 딸. 지금은 북쪽 어딘가로 가 있다는 사람.그 사람이 왜 여기서 나오는가.이헌은 그 생각을 하나씩 뜯어보았다.서리가 임가의 딸을 알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만난 적이 있다는 말도 없었다.그 집안과 서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도 들은 바 없었다.아무것도 없었다.그런데 방금 그 생각은 짐작이 아니었다.의심하는 자의 생각이 아니었다.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떠올린 자의 생각이었다.이헌의 손이 서안 위에서 굳었다.- 왜 내가 서리라고 생각했지.그때 무언가가 잠깐 스쳤다.얼마 전 밤에 꾼 꿈이었다.그 꿈속에서 이헌은 서리와 혼례를 올렸고, 깨어난 뒤에도 그것이 있었던 일처럼 남아 있었다.없었다는 쪽이 도리어 낯설었던 그 감각.지금이 그때와 비슷했다.무언가를 알아낸 것이 아니었다.이미 알고 있던 것이 제자리를 찾아 올라온 것에 가까웠다.그런데 그 자리가 어디인지를 몰랐다.이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몇 걸음 걷다가 멈췄다.물어볼 사람이 없었다.서가의 딸은 이미 도성에 없었다.북쪽으로 올라갔다는 말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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