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만큼 서늘한 위압감을 풍기던 MH 엔터테인먼트의 젊은 수장.그런 그가 웬 여자를 보자마자 무엇에 홀린 듯 다가서더니, 거칠게 벽으로 밀어붙여 품 안에 가둬 버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소강당을 채우던 팽팽한 오디션장 공기는 경신의 난입과 태하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일순간 정지 화면처럼 굳어버렸다.매사 시큰둥한 표정으로 감정도,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아 ‘인간의 탈을 쓴 AI’라 불리던 태하였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동자는 차갑게 식어 있기는커녕, 눈앞의 여대생 하나를 씹어 삼킬 듯 탐욕스럽고 뜨겁게 벼려져 있었다.이 희귀하고도 야릇한 긴장감을 숨죽인 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MH엔터가 배출한 초특급 데뷔 2년 차 괴물 신인 그룹, ‘에스트렐라’의 멤버들이었다.“형들, 저 사람 혹시 태하 님 생일 파티 때 왔던 그 냉미녀 맞아? 분위기가 너무 다른데?”팀의 막내 시온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호들갑을 떨자, 운동선수급 피지컬을 자랑하는 도국이 팔짱을 낀 채 낮게 혀를 찼다.“어쨌든 청춘 드라마치고는 수위가 너무 아슬아슬한데.”“태하 님 한국어 과외 선생님, 맞는 거 같은데. 호랑아, 안 그래?”날카로운 인상의 조각 미남 세용이 안경을 올려 쓰며 턱짓으로 무대 쪽을 가리키자, 그룹의 리더이자 비주얼 센터인 압도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예명 '호랑'을 쓰고 있는 정기범이 인상을 사납게 찌푸렸다.“아, 몰라. 오늘 진짜 피곤하네.”저돌적이고 야성적인 체구, 날이 바짝 선 짐승의 눈빛을 한 기범은 지금 태하의 손안에 갇혀 있는 경신에게서 시선을 단 한 치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그의 눈동자엔 일렁이는 불쾌감과 서슬 푸른 분노가 노골적으로 얽혀 들었다. “호랑 형, 참! 오늘도 서정민이 케이크 보냈다며? 팬클럽 자격으로 보냈다는데, 봤어? 일단 도국이 형하고 먹으려다가 참았어.”옆에서 시온이 눈치 없이 어깨를 톡톡 두드렸지만, 가슴속에서 짐승 같은 적의를 들이켜던 기범은 낮게 으르렁거렸다.
Last Updated : 2026-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