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죽은 자가 내 문을 두드렸다수월별궁에는 오래전부터 지켜온 몇 가지 금기가 있었고, 그중 첫 번째는 어린 문령에게도 이상할 만큼 단순한 말이었다.죽은 자가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말 것.서문령이 그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여섯 살 때였다.그날 밤에는 비가 내렸다.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은 짙은 안개에 잠겨 있었고, 검은 기와를 두드리던 빗물은 처마 끝을 따라 가느다란 줄기가 되어 떨어졌다. 평소라면 달빛이 호수 위에 내려앉아 긴 회랑과 정자의 윤곽을 은빛으로 드러냈겠지만, 그날은 달조차 구름 뒤로 숨어 별궁 전체가 깊은 어둠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어머니는 어린 문령을 동문 앞에 세우고 작은 은침 하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령아, 잘 기억해야 한다.”평소와 다르지 않은 다정한 목소리였지만, 문령은 어머니의 눈빛이 유난히 무겁다는 것을 느꼈다.“누가 이 문을 두드리더라도 함부로 열어주어서는 안 된다.”문령은 닫힌 문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아는 사람이 와도요?”“그래.”“다친 사람이 와도요?”이번에는 대답이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처마 끝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호수 위를 지나온 바람이 문틈을 스쳤다. 어머니는 잠시 문밖의 어둠을 바라보다가 문령 앞에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췄다.“죽어가는 사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문령은 이해할 수 없었다. 책에서는 다친 사람을 돕는 것이 옳다고 배웠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죽어가는 사람인데 어떻게 문을 안 열어줘요?”어머니의 눈에 아주 잠깐 슬픈 빛이 스쳤다.“세상의 다른 곳에서는 네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월별궁에서는 다르단다.”“왜요?”어머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문령의 작은 손을 감싸 진침을 조금 더 단단히 쥐여주었다.“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그날의 문령은 몰랐다.어머니의 말이 가르침이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닥쳐올 일을 알고 남긴 경고였다는 것을.***쿵.둔탁한 소리에 문령의 눈이 번쩍 뜨였다.창호 너머에는
Last Updated : 2026-10-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