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보다 십 분 일찍 도착했다.서연은 카페 앞에 서서 유리문 너머를 바라봤다.평일 오후라 안은 한산했다. 창가에 앉아 노트북을 보는 사람, 이어폰을 낀 채 책을 읽는 사람. 모두 평범한 풍경이었다.그런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연은 한참을 들어가지 못했다.윤재하.몇 년 동안 입 밖으로 꺼낸 적조차 거의 없는 이름이었다.한때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불렀다.좋아서 불렀고, 보고 싶어서 불렀고, 헤어진 뒤에는 원망하면서 불렀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아예 부르지 않게 됐다.그게 잊은 거라고 생각했다.서연은 짧게 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딸랑.작은 종소리가 울렸다.그리고 거의 동시에 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서연의 걸음이 멈췄다.재하였다.사진으로 본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해 들은 것도 아니었다.몇 년 만에 실제로 마주한 얼굴이었다.예전보다 조금 말라 있었다.소년 같던 인상은 사라졌고 턱선은 더 선명해졌다. 검은 셔츠 위로 짙은 회색 코트를 걸친 모습은 서연이 기억하던 스물몇 살의 재하와는 확실히 달랐다.그런데 눈은 그대로였다.서연을 볼 때마다 유난히 부드러워지던 눈.재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마치 자신도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먼저 입을 연 건 서연이었다.“오랜만이네.”재하가 아주 천천히 웃었다.“응.”그 짧은 대답에 기분이 묘해졌다.한때는 너무 익숙했던 목소리였다.서연은 맞은편에
آخر تحديث : 2026-10-08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