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위로 내려앉은 저녁노을이 핏빛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대운동장 스탠드 벤치 아래, 차도현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채아의 오른발 발목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고 있었다.그의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무리하면 인대 완전히 파열돼. 전생에서…… 아니, 예전부터 이 부위는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고."도현의 입술 사이로 무심코 흘러나왔던 그 금기의 단어.‘전생에서…….’순간, 채아의 귓가에 벼락이 내리치는 듯한 날카로운 굉음이 울렸다.채아는 발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풀린 신발 끈이 발등에 닿아 있었지만, 다시 묶을 생각이 나지 않았다.채아는 얼어붙은 눈동자로 제 발목을 쥐고 있는 도현의 정수리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도현 역시 자신이 방금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깨달은 듯, 하얗게 질린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그의 손은 여전히 채아의 발목을 감싸고 있었지만, 그 손아귀에 실린 힘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시간이 통째로 굳어버린 듯한 지독한 침묵 속에서, 스탠드 위로 서늘한 봄바람만이 스쳐 지나갔다.채아가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뗐다."선배."목소리가 잘게 갈라져 나왔다."방금…… 뭐라고 했어요?"도현은 대답하지 못했다.도현은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채아가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입술을 열었다가 소리 없이 다물기만 했다.채아가 도현의 손아귀에서 제 발목을 홱 빼내며 한 걸음 물러섰다.운동화 끈이 풀린 채 차가운 흙바닥을 디딘 발목 바깥쪽에서 찌릿한 열감이 올라왔지만, 그런 육체적 통증 따위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심장이 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올 것처럼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선배, 내가 묻고 있잖아요. 전생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채아의 목소리에 날카로운 균열이 일었다."왜 내 발목의 비골하단 건초염을 알고 있어요? 아직 병원 진료도 안 받았고, 서 코치님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선배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채아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그녀의 머릿속에서 지난 며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