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의 서귀포 해변 산책로는 한산했다. 철썩, 철썩. 검은 현무암 갯바위를 부드럽게 핥고 물러서는 밤바다의 파도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함께 불어오는 밤바람이 낮 동안 훈련으로 달아올랐던 대지를 서늘하게 식혀 주었다. 숙소 방을 나서기 전, 룸메이트 이진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채아의 후드 집업 옷깃을 털어주며 신신당부했었다. "야, 윤채아. 도현 선배가 밤에 산책 가자고 불렀는데 너 설마 훈련용 삼선 슬리퍼 끌고 나가려는 건 아니지? 제발 예쁜 흰 운동화 신고 나가라. 둘이 오늘 분위기 장난 아닐 것 같으니까!" "진희야, 그냥 산책이라니까." "그냥 산책은 무슨! 서한체대 최고 철벽남이 밤바다를 걷자는데 그게 그냥 산책이냐? 응원한다, 우리 챔피언!" 진희의 장난기 가득한 배웅을 뒤로하고 나온 채아는, 산책로 입구의 목조 가로등 아래에서 바닥의 조개껍데기를 발끝으로 툭툭 굴리고 있었다. 사촌 에이전트 차진우는 구속되었고, 마정호 감독도 더는 두 사람의 훈련을 좌우할 수 없었다. 남은 절차까지 끝난 건 아니었지만, 오늘 밤만큼은 그들의 연락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오롯이 서로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게 된 첫 번째 밤이었다. 탁, 탁. 모래알이 섞인 보도블록을 짚는 단단한 지팡이 소리가 들려왔다. 채아가 고개를 들었다. 가로등 불빛 속으로 차도현이 걸어오고 있었다. 훈련용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13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