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을 만나고 나서, 나는 조금 들떠 있었다.인정한다. 그때는 몰랐지만.세종, S.R., 귀양 간 선비, 짚신을 신은 사람. 넷 모두 내게 말을 걸어 주었다. 내가 예를 갖추자 받아 주었다. 내가 배운 말로 인사하자 알아들어 주었다. 내 서툰 하이쿠를 보고 거짓이 없다고 했고, 내 점검표의 한 줄을 아들들에게 보낼 편지에 넣겠다고 했다.삼 년 넘게 혼자였던 사람에게 그건 너무 큰 것이었다.나는 밤마다 검은 노트를 넘기며 그 날들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었구나. 말을 여러 개 하고, 수를 알고, 예를 알고. 다음 사람도 나를 반가워하겠지.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다.다음 사람은 반가워하지 않았다.열람실 창가 긴 책상이었다. 내가 매일 수학을 하는 자리. 거기 누군가 앉아 있었다. 내 수학 교과서를 펼쳐 놓고.짙은 회색의 두꺼운 외투였다. 목까지 단추를 채운. 흰 칼라가 목을 감쌌다.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왔다. 손에는 깃펜을 쥐었다. 깃털이 달린 펜. 그리고 작은 잉크병을 책상 위에 놓고.그 사람은 내 교과서를 넘기고 있었다. 빠르게. 미분 단원. 적분 단원. 한 쪽을 넘길 때마다 손가락이 종이를 거칠게 튕겼다.나는 서가 끝에서 허리를 숙였다."Good afternoon. My name is Lee Woojin. I am the one who stays here."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우진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입니다.)그 사람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교과서만 넘겼다.나는 조금 기다렸다. 그리고 한 걸음 다가갔다.교과서의 펼쳐진 쪽이 보였다. 적분 기호. 그리고 그 옆에, 교과서 여백에, 내가 연필로 적어 둔 공식. 이 년 전 이 책으로 미분을 처음 배울 때, 머리에 넣으려고 적은. 뉴턴의 운동 법칙. F = ma.그 사람의 깃펜이 그 줄 위에서 멈췄다.그리고 나는, 가슴이 뛰는 대로, 말해 버렸다."That's yours, isn't it? Sir
آخر تحديث : 2026-10-17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