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는 새미 앞에 섰다. 새미는 예를 올리려다 손을 멈췄다. 발 너머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두 사람에게 쏠렸다.“저하께서 장독을 지키시면 저는 무엇을 지키면 됩니까?”“그대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시오.”“궁에 오면 장독을 지킬 수 없습니다.”“그러니 별궁에서 떨어지려거든 떨어지시오. 그동안은 내가 곁에 있겠소.”새미는 세자의 얼굴을 살폈다. 웃을 때 먼저 올라가는 왼쪽 눈썹은 가만히 있었다. 농담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저하께서 곁에 계시면 떨어지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그럴 수도 있소.”대답이 너무 곧아 새미는 다음 말을 놓쳤다. 세자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숨기는 것이 있으면 아직 말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세자가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중전이 부채를 무릎에 놓았다.“저하께서는 후보의 답을 대신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대가 할 말을 들으러 나오셨지요.”“예, 중전마마.”새미는 고개를 숙였다. 세자는 새미에게서 조금 떨어져 섰다. 그가 내민 것은 손도, 약속도 아니었다. 별궁에서 떨어지라는 허락이었다. 그 허락이 어째서 더 곤란한지 새미는 알고 싶지 않았다.“단새미, 연가희, 윤보옥. 세 사람을 삼간택 후보로 두겠다.”중전의 말이 떨어지자 새미는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하나, 둘. 셋까지 세기 전에 손을 폈다.가희는 새미의 옆에서 숨을 들이켰다. 고름을 잡으려던 손이 옷자락 위에서 멈췄다. 보옥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 중전께 예를 올렸다.“명을 받들겠습니다.”가희도 얼른 고개를 숙였다.“예, 중전마마.”새미는 잠깐 늦었다.“예, 중전마마.”후보 일곱 명에서 셋으로 줄었다. 기쁜 사람도 있고, 기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후보들의 마음은 셋으로 줄어들지 않았다.중전은 세 사람을 차례로 바라봤다.“삼간택은 서두르지 않겠다. 4월 10일부터 별궁에서 지내며 교육을 받을 것이다. 그곳에서 예법을 익히고, 서로의 생활도 살펴라.”“예.”“별궁에서는 서로 다투지 말고, 궁의
最終更新日 : 2026-10-24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