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이 소금물 위로 엽전만큼 떠올랐다.“워메, 딱 좋구먼.”끝분이 함지 가장자리에 손을 얹었다. 달걀은 물에 잠긴 채 둥실 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새미는 숨을 들이켰다.방금 전까지 새미는 궁 장고에서 쓰러져 있었다. 스물다섯 살 세자빈으로 일곱 해를 살고, 장독 앞에 미끄러져 넘어진 참이었다. 할머니 장맛이 나는 간장을 입에 댄 순간, 놀라서 손을 뻗었었다.그다음은 기억나지 않았다.“새미야. 왜 그러냐?”끝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새미는 눈을 깜빡였다. 소금물 함지, 장독대, 끝분의 굵은 손가락. 무명 끈으로 묶은 제 머리카락이 뺨에 붙었다. 손등에는 장독을 닦다 생긴 흉터 두 개가 있었다. 손이 작아 보였다.새미는 손바닥을 펴고 손가락을 접었다. 하나, 둘, 셋. 손가락 마디가 다시 어렸다.“할매.”“왜.”“오늘이 며칠이여?”“아침부터 별소리를 다 하네. 장 담그는 날이지.”끝분이 달걀을 건져 소금물에 다시 넣었다.“그게 며칠이냐고.”“2월 3일.”새미는 함지 가장자리를 잡았다. 손끝에 차가운 물기가 묻었다. 2월 3일. 장 담그는 날. 금혼령 방이 붙기 전날도 아니었다. 바로 그날이었다.“새미야, 얼굴이 허옇다. 어디 아프냐?”“아녀.”거짓말을 못 하는 혀가 먼저 나섰다. 새미는 말을 고쳤다.“잠깐 놀랐어.”“뭘 보고 놀랐는디?”“달걀이 떠서.”“달걀 뜨는 걸 오늘 처음 봤냐?”끝분이 눈을 흘겼다. 새미는 대답 대신 함지 안을 들여다보았다. 달걀은 소금물 위에 엽전만큼 떠 있었다. 끝분은 한 손가락으로 달걀을 눌렀다가 놓았다.그때 부엌 쪽에서 발소리가 났다. 단밤이 메주 부스러기를 입가에 묻힌 채 장독대에 나타났다. 앞니 하나가 빠진 입으로 씩 웃었다.“누나, 메주 더 있어?”끝분이 고개를 돌렸다.“밤톨아.”단밤의 웃음이 바로 사라졌다.“그거 먹었냐?”“조금.”“조금이 어느만큼인디.”단밤이 양손을 벌렸다. 새미는 메주 광 쪽을 보았다. 메주 한 덩이가 모서리부터 뜯겨 있었다.“그건 3년 뒤에 먹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