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샹들리에 아래, 가면을 쓴 제국 귀족 수백 명이 늘어서 있었다. 가면 뒤로 번뜩이는 눈빛들은 살얼음판처럼 차가웠다. “오늘 그 계집에게 에스테르의 영지를 넘긴다더군.” “이미 칙령이 나왔소. 반환 명부에 서명하라고 사람이 찾아왔더이다.” “명을 받드는 것과 핏줄을 인정하는 것은 다르지. 침소 시녀를 황후로까지 세우겠다니.” “목소리를 낮추시오. 기병대가 듣겠소.” 가면 뒤의 속삭임이 흑랑 기병대가 다가서자 끊겼다. 내주어야 할 땅과 다가올 국혼을 따지던 귀족들이 입구를 향해 몸을 돌렸다. 뿌우우-! 황실 황금 나팔 소리가 홀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제국의 태양이시자 룩센베르크의 지배자, 칼릭스 폰 룩센베르크 황제 폐하와 에스테르 공작위의 대권 계승자, 레일라 에스테르 공녀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시종장의 외침과 함께 육중한 황금문이 활짝 열렸다. 칼릭스가 레일라의 허리를 거칠게 감싸 안은 채 옥좌 단상에 올랐다. 스릉-! 칼릭스가 칼자루를 툭 치며 귀족들을 내려다보았다. “들으라, 제국의 귀족들이여.” 칼릭스의 낮고 메마른 목소리가 귀족들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오늘 밤 에스테르 가문의 명예를 모욕하는 자는, 이 자리
Zuletzt aktualisiert : 2026-11-03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