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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누구냐, 넌?

폰 케이스에 자꾸만 기름기가 묻어나와 절친에게 하소연하자 인간의 가죽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날 밤 누군가가 나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 가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 걸로 해.” 가죽이 벗겨진 썩은 시체와 서로 비난하는 룸메이트, 그리고 둘도 없는 사이인 절친 중에 진짜 귀신은 과연 누구일까?
Short Story ·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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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비밀

그녀의 비밀

나는 한 시골 마을의 아낙이었다. 하지만 견디기 힘든 중독에 걸리고 말았다. 잦은 발작이 가을 수확에도 큰 지장을 주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남편과 함께 막 부임한 젊은 마을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 치료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그의 치료 방법은 나는 미치게 만들었다.
Short Story · 애로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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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딸의 유언

사라진 딸의 유언

내가 죽은 지 두 달 후, 부모님은 드디어 여행 돌아오는 길에 나를 잊은 걸 기억했다. 아버지는 짜증을 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걸어서 돌아오라고 한 게 뭐가 대수라고 왜 이리 늦어?” 동생은 톡으로 나한테 득의양양한 이모티콘을 보내며 글을 보냈다. [너 그냥 밖에서 죽어. 그럼 외할머니 재산은 나랑 서희 누나가 가지게 될 거니까.] 그러나 동생은 답장을 받지 못했다. 어머니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걔한테 말해, 외할머니의 생신 잔치에 제시간에 참석하면 서희를 일부러 물에 빠뜨린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그들은 내가 그 숲을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땅을 파고 파서 결국 깊은 산속에서 내 백골을 찾았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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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의 안대

첫날밤의 안대

첫날밤, 아내는 내게 안대를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신의 몸은 오직 첫사랑에게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순간 내 마음은 완전히 식어버려 날카롭게 말했다. “넌 내 마누라야, 아니면 그놈 마누라야?!” 아내는 나보다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내가 너와 결혼했다고 해서 너에게 모든 걸 보여줘야 해? 부부 사이에도 강요는 안 돼. 난 내 몸을 오직 도훈 오빠에게만 보여줄 거야. 넌 자격 없어.” 나중에 그녀가 내 아내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그녀가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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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심장 예뻐요?

엄마, 내 심장 예뻐요?

고작 내가 동생보다 닭다리를 하나 더 먹었다는 이유로 나는 폭설이 내리는 날 집에서 쫓겨났다. 그 후 고고학을 연구하는 아빠가 직접 내 시체를 파냈지만 머리가 없었던 지라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분명 시체에 나와 똑같은 흉터가 있었는데도 아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엄마는 직접 내 심장을 파서 학생들에게 보여주셨다. “이건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심장입니다. 다들 함께 연구해 봅시다.” 오래 전 엄마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지 다 알아볼 거라고 했다. ‘엄마, 전 이제 심장밖에 남지 않았는데 알아보겠어요?’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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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바이, 가족

하이, 바이, 가족

쌍둥이 언니의 생일에 내가 죽었다. 언니는 눈물을 흘리며 내 남자 친구의 품에 안겨 있었다. 분노에 찬 엄마가 나에게 연거푸 전화를 걸었고 오빠는 눈이 뻘겋게 충혈된 채 메세시지로 욕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 년. 왜 그렇게 쪼잔해? 다른 사람 행복한 꼴은 못 보지?] 늘 과묵하시던 아버지도 그때는 크게 화를 내셨다. “역시 머리 검은 짐승은 기르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나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다행히 이제 더는 아프지는 않았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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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되면 너가 해

너가 되면 너가 해

‘네가 되면 네가 해’라는 시스템이 탄생했다. “만약 누군가가 잘 못살고 있다고 생각되고 본인이 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으면 상금을 획득하게 됩니다.” 딸만 바라보는 엄마, 가족의 책임을 회피하는 남편, 나를 창피하게 여기는 아들이 함께 나를 심판석에 올리길 바랐다. 세 사람은 모두 그들이 나라면 나보다 더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세 사람이 실제로 더 잘한다면, 나는 그들의 노예가 될 것이고, 그들은 사람마다 5억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반대면 나는 앉아서 15억을 받게 된다.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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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언니에게 내연녀로 몰려 치욕을 당하다

새언니에게 내연녀로 몰려 치욕을 당하다

오빠는 나를 아가라 부르며 내게 돈을 보낸다. 예비 새언니는 내가 오빠의 보호 속에 감춰 있는 여자인 줄 알았다. 새언니는 자신의 일가친척을 데리고 내가 정성껏 꾸민 새 집에 들이닥쳤다. “어린 애가 불륜녀로 살고 있다니, 오늘은 네 부모님 대신해 내가 제대로 가르쳐 줄게.” “너의 일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네가 남자 침대에만 올라가는 그런 년이란 걸 알려주겠어.” 그들은 내 새 집을 부수고 내 옷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내 학생증을 내 가슴에 걸고, 내가 당하는 굴욕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때 오빠가 달려왔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내 친동생을 괴롭혀? 너희들 죽고 싶은 거야?”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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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가면을 쓴 임산부

악녀의 가면을 쓴 임산부

임신한 동료의 부탁으로 밀크티를 사주었더니, 동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아프다며 아이를 유산했다. 동료는 병원에 누워 내가 자기 아이를 죽인 거라며 울부짖었고, 그녀의 가족들은 날 때린 것도 모자라 2억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소송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시어머니가 길가에서 나를 도로로 밀어버린 바람에 화물차에 깔려 죽게 되었다.
Short Story ·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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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죄값, 버려진 아이들의 울음소리

사랑의 죄값, 버려진 아이들의 울음소리

지진이 났을 때,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편이 나와 폐허에 깔린 아이들을 두고 갔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애원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녀의 딸을 안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결국 그 여자와 그녀의 딸은 가벼운 상처만 입었는데, 내 아들딸은 철근에 가슴을 꿰뚫린 채 영원히 세상을 떠났다. 그날은 원래 우리 결혼 4주년 기념일이었는데, 내 아이들 제삿날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일주일 뒤, 아이들의 장례식장에서 진성이 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이가 어느 병원에 있는지 물었다. 나는 그런 진성이 너무 웃겼다. 좋아하는 여자와 그녀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야 마침내 자신의 아이를 챙길 시간이 생겼다.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아이를 봐야 한다는 게 생각났어? 김진성, 넌 왜 안 죽는 거야?”
Short Story · 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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