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5 화

Author: 영이
심지우는 멍해졌다.

변승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떨리는 동공에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가득했다.

“승현 씨, 제가 무슨 잘못을 했죠?”

“원한이 있으면 나한테 털어놔. 승희는 죄가 없어.”

변승현은 심지우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말들을 내뱉었다.

“네 친구를 오해하고 말로 상처 주는 건 옳지 않아.”

심지우는 약봉지를 움켜쥔 손이 떨릴 정도로 힘을 주었다.

그녀는 5년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남자를 죽일 듯이 바라보았다.

“주승희가 잘못이 없다고요?”

그녀는 비웃으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참으려 애썼다.

창백한 입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이별은 나의 시작   153 화

    고은미는 고개를 들어 심지우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승희가 병에 걸렸나? 무슨 막장 소설처럼 첫사랑이 중병 걸려서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던가. 설마! 변승현이 네 신장을 노리는 거야?” 말도 안 되지만 고은미는 절반쯤은 맞췄다. “그 사람 말로는 주승희가 뇌종양에 걸렸대.” 고은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야? 요즘 하늘이 일 제대로 하네? 인과응보, 이건 좋은 소식이지 뭐!” 하지만 심지우는 입을 다문 채 말이 없었고 미간도 계속 찌푸려져 있었다. “야, 너 반응이 왜 이래?” 고은미는 미간을 찌푸리

  • 이별은 나의 시작   152 화

    고은미가 수술대에서 내려온 시간은 오후 다섯 시를 넘긴 참이었다. 이번 수술은 조금 복잡한 케이스였고 정 교수는 흔치 않은 수술이라며 그녀에게 전 과정을 따라다니며 배우라고 했다. 다행히 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했다. 막 사무실에 돌아와 자리에 앉은 고은미에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주민기가 들어섰다. 그를 본 고은미는 순간 놀라 벌떡 일어났다. “주 원장님, 웬일이세요?” 주민기는 들어와 문을 닫았다. 고은미는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말했다. “원장님, 이쪽에 앉으세요.” 주민기는 그녀

  • 이별은 나의 시작   151 화

    돌아오는 길에 심지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온주원은 몇 번이나 그녀를 힐끔 돌아봤지만 그녀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작업실 건물 앞에 도착한 후 그는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다. “다 왔어요.” 온주원이 조용히 말했다. 심지우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안전벨트를 풀었다. 차 문을 열려는 순간, 온주원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변승현이 지우 씨한테 무슨 말 했어요?” 심지우는 돌아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협의서가 수정됐어요. 아직 자세히 보진 못했고 집에 가서 천천히 볼 생각이에요.” “

  • 이별은 나의 시작   150 화

    ‘내가 가장 큰 수혜자라고?’ 심지우는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협의서를 받아 들고 몇 장을 넘겨보았다. 그리고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변승현,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개인 재산을 절반으로 나눈 것도 모자라 내 작업실까지...’ “2년 전에 네가 작업실 차리려고 했을 때, 난 네가 먼저 나에게 말을 꺼내길 기다렸어. 하지만 넌 끝내 나를 찾지 않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 가며 혼자 하더라.” 변승현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심지우는 눈살을 좁히고 협의서를 내려다보며 복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이별은 나의 시작   149 화

    유지현은 그들을 이끌고 변승현의 사무실 문 앞까지 데려갔다. 그리고 가볍게 노크했다. “들어와.” 안에서 낮고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지현은 문을 열고 안으로 몇 걸음 들어섰다. “변호사님, 심지우 씨와 온주원 씨가 오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변승현은 통유리창 앞에서 몸을 돌렸다. 가늘고 긴 눈매가 살짝 좁혀졌고 먼저 온주원을 스쳐보더니 이내 심지우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이건 우리 사적인 일이야. 외부인은 밖에서 기다리게 해.” 심지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온주원 씨는 외부인이라고 할 수 없어

  • 이별은 나의 시작   148 화

    “로펌으로 와. 얼굴 보고 얘기하자.” 심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변승현 씨, 설마 지금까지도 그 세 가지 조건을 들먹일 생각은 아니겠죠?” 변승현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이 곧 대답이었다. 심지우는 어이없어 헛웃음을 지었다.“저를 너무 코너로 몰아붙이면 진짜 죽기 살기로 덤빌 수도 있다는 거 몰라요?” “죽기 살기로라, 어떤 식으로?” 변승현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예전처럼 계정 만들어서 폭로하는 식으로? 심지우, 너 해봤잖아. 그런데 성공했어?” 심지우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 그녀는 손에 쥔 휴대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