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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9화

作者: 고능비
도혁찬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저는 가주님의 명령에만 따를 뿐입니다. 가주님께서 어떻게 지시하시든 그대로 실행할 겁니다. 절대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은화가 동귀어진을 선택한다면 도혁찬은 기꺼이 가주님을 따라 황천길에 동행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원래 가주님과 생사를 함께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한성근만이 예외였다. 그는 당시 이은숙을 따라 죽지 않고 복수를 위해 살아남았다.

이은화는 도혁찬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녀가 딸에게 말했듯 세상 누구든 그녀를 배신할 수 있지만 특별 비서만은 절대 그럴 리 없었다.

이은화는 전화를 끊었다.

한편 이경혜 일행은 산에서 내려와 이씨 가문 묘원을 떠나 옆에 있는 묘원으로 이동했다. 이경혜의 아버지와 조부모 묘비에 찾아간 뒤에야 비로소 택시로 돌아왔다.

이경혜 일행이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택시 기사는 지쳤을 뿐만 아니라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만약 이경혜 일행이 옆의 묘원으로 이동하지 않았거나 묘지 관리인이 보이지 않았다면 기사는 자신이 네 명의 유령을 태워온 줄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경혜 일행이 차에 오르자 택시 기사는 서둘러 출발했다.

차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마치 늦게 운전하면 유령이 나타날 것처럼.

비록 대낮이지만 강성의 겨울은 너무 추워 태양이 드물게 보였다.

햇빛이 없는 묘지 같은 외진 곳은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고씨 가문의 저택.

공은호 일행은 이경혜 일행보다 먼저 강성에 도착했다.

고진호 부부는 딸로부터 여러 세외고수들의 신분을 전해 듣고 직접 하루 호텔을 찾아가 여러 번 청한 끝에 그들을 고씨 가문 저택으로 초대하는 데 성공했다.

공은호 일행 외에도 만성에서 날아온 남씨 가문의 가주 부부가 함께했다.

남우현은 아내와 함께 눈 구경을 하러 왔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만성에서도 겨울이면 눈이 자주 오는데 굳이 강성까지 올 필요가 있는가?

강성의 눈이 더 하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아무도 그의 거짓말을 끄집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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