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867화

ผู้เขียน: 적매화
그는 길 한가운데 우뚝 서서 마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의 존재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정작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한은 어두운 낯빛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김 의원, 잠시 여기서 이야기 나누고자 하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보니 그들이 서있는 곳은 취향각 앞이었다. 오늘 소한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는 결코 길을 비켜주지 않을 것이다. 김단이 마지못해 마차에서 내리자 경 씨가 조심스레 그녀를 부축하며 속삭였다.

“낭자, 나는 아래에서 기다리겠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부르시오.”

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한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김단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또 마음 한편으로는 소한이 그렇게까지 무모한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녀가 마차에서 내리자 소한은 먼저 취향각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은 그들을 2층에 있는 아늑한 방으로 안내했다. 방 안에는 이미 술상과 안주가 차려져 있었다. 소한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술을 따르더니 김단 앞에 잔을 내밀었다.

“내일 한양을 떠난다고 들었소. 그래서 이렇게 조촐하게나마 작별을 고하고 싶었소.”

김단은 그 술잔을 바라보기만 할 뿐 손을 대지 않았다. 소한은 그녀의 망설임에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왜 그러시오? 내가 약이라도 탔을까 두려운 것이오?”

김단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이 곧 그녀의 대답이었다.

소한은 그녀에게 건넸던 술잔을 가져가 단숨에 마셔버렸다. 잔이 비워질수록 그의 낯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김단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방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소한은 한참 동안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이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단이는 이제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

그 말은 김단에게 건넨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독백 같았다. 그녀는 그 말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소한은 술을 다시 잔에 채우더니 연거푸 들이켰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ที่ถูกล็อก

บทล่าสุ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5화

    김단은 말 위에 몸을 싣고 유유히 길을 나선 자신이 불과 몇 걸음 차이로 동네 어귀를 뒤지고 있는 자객들을 스쳐 지나갔다는 것을 꿈에도 모를 것이다. 운명은 때때로 이런 우연을 가장해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그렇게 사흘이라는 시간이 더 흘렀다. 관도 위에서 숙희는 붉은 갈기 말에 올라탄 채 다시금 그날 있었던 일을 꺼내놓았다.“우리 아가씨는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까? 제가 겁이 나 도망치려 했을 때도 저를 꼭 붙잡아 주셨습니다.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벌써 들켜버렸을지도 몰라요.”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날 자객들은 바로 눈앞에서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김단은 그녀의 자랑에 웃음을 터뜨렸다.“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들 중에는 우리를 알아보는 이가 없었거든.”만약 단 한 번이라도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면 설령 남장을 했어도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임학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은 너희의 행방을 놓쳤지만 아마 곧 수배령이 떨어질 것이다. 화상을 그려서 이곳저곳에 뿌릴 수도 있어.”그 한마디에 숙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럼, 어쩌죠? 변방까지는 아직 두 달은 더 가야 하는데… 계속 이렇게 쫓기기만 할 순 없잖아요!”조바심에 젖은 목소리였다.“그래서 생각해 봤는데…”임학은 잠시 김단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가 먼저 움직이는 건 어떠느냐? 어차피 목표는 김단, 너지 않느냐? 그러니 숙희가 붙잡히더라도 손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숙희도 그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아가씨. 도련님과 먼저 가세요!”그러나 김단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멀리, 저 길 끝자락을 바라볼 뿐이었다. 김단은 그가 내리는 모든 판단이 그녀를 위한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떨어져서 간다고 과연 안전할까요? 그 자객들은 그날 유곽에서 아무런 죄도 없는 사내의 목숨을 무참히도 앗아갔습니다. 만약 숙희가 그들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4화

    마담의 눈썰미는 제법 매서웠다. 낯선 얼굴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자마자 잽싸게 다가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저희 유곽은 처음이시죠? 원하신다면 저희 집 아가씨들을 소개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이같은...”선두에 선 사내가 낮고 건조한 목소리로 질문을 하는 바람에 그녀의 말은 끝내 이어지지 못했다.“혹시 두 여인을 보지 못했소?”그는 자신의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말을 덧붙였다.“아가씨와 몸종인데, 키는 이정도즈음 되오.”그녀는 문득 김단과 숙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담은 이 사내들이 그 두 사람을 찾으러 온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전 은덩이를 받았던 터라 그들에게 쉬이 입을 열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마친 마담은 고개를 저으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손님도 참... 이곳이 어떤 곳인데 그런 아가씨들이 드나들겠습니까?”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칼날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나는 분명히 그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소.”살기가 잔뜩 묻은 사내의 목소리는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때 유곽 안에 있던 사내들이 뛰쳐나오더니 모두 검을 빼 들었다.“당신들은 누구시오? 당장 우리 마님을...”하지만 그 외침 소리는 검광이 번뜩임과 동시에 끝이 나버렸다. 핏줄기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흩어지자 유곽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여인과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고 김단과 숙희 또한 그 틈에 섞여 몸을 낮췄다. 하지만 입구를 틀어막은 이들이 있었기에 쉽사리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마담은 겁에 질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목에 칼을 겨눈 사내가 다시 낮게 으르렁댔다.“어디로 갔지?”마담은 사색이 된 얼굴로 손을 들어 2층의 한 아늑한 방을 가리켰다. 그걸 본 사내들은 곧장 몸을 날려 방 문을 걷어찼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심지어 침대 밑까지 샅샅이 뒤졌건만 보이는 거라고는 옷장에 걸린 몇 벌의 여인 옷이 전부였다. 심지어 그마저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3화

    호기심? 아니면 세상 구경?매일같이 수많은 이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직업이라 별의별 사람들은 다 보았지만 김단같은 처자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돈이 눈앞에 있는데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그녀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 오래 고민할 것도 없이 마담은 김단의 팔을 끼고 안으로 안내했다.“이런 데를 구경하겠다니 참 별난 아가씨로군요. 여기가 무슨 좋은 곳이라고…”그녀는 투덜거리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담은 김단을 2층의 아늑한 방으로 안내했다.“자, 이 방은 우리 유곽에서 가장 좋은 방입니다. 평소 특별한 취향을 가진 손님들이 애용하는 곳이죠. 1층의 모든 구석구석을 내려다볼 수 있답니다.”문을 열자 방 안에는 얇은 비단으로 된 가림막들이 층층이 드리워져 있었고 넓게 트인 창 두 개가 황홀한 시야를 자랑했다. 김단은 잠시 살펴보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은 한 덩이를 마담에게 건넸다.“혹시 저를 찾는 이가 오거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시겠죠?”“알다마다요!”마담은 환하게 웃으며 은을 품에 넣었다.“그런 건 걱정하지 말고 편히 계시다 가세요.”마담이 기쁜 표정을 지으며 방을 나가자 김단의 입가에 걸렸던 웃음도 말끔히 사라졌다.“창문을 닫거라.”김단이 낮게 속삭이자 숙희는 즉시 두 개의 큰 창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김단을 바라보았다.“아가씨, 우린 대체 여길 왜 온 겁니까?”김단은 병풍 뒤로 숙희를 이끌며 조용히 대답했다.“여기는 여인들만 많은 곳이 아니야. 남정네들도 넘쳐나는 곳이지. 자객이 따라온다고 해도 이렇게 혼잡한 곳에서 섣불리 칼을 뽑지는 못할 것이다. 소동이라도 일면 그 틈을 타 빠져나가기도 쉽고 말이야.”말을 마친 김단은 옷보자기를 풀었고 이내 두 사람은 능숙하게 남장으로 갈아입었다. 김단은 거울 앞에 서서 단정히 옷깃을 정리하고는 숙희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언제쯤 떠나는 것이 좋겠습니까?”“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손님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2화

    “설마 말 바꾸고 도망간 건 아니겠죠?”김단은 숙희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여관 사람들은 우리 셋이 함께 있는 것만 봤지 도련님과 동행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 아마 한양 사람들은 아직도 도련님께서 그곳에 남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임학은 지금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들 뒤에서 몰래 그림자처럼 뒤따르고 있었다. 그는 김단과 숙희가 남장을 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네 명의 남성이 함께 말을 타고 가도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고 설령 다른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켰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변방에 가까워졌을 것이다.사흘 뒤, 마차는 무사히 동석진에 도착했다. 비록 한양만큼 번화하진 않았지만 이전에 지나온 마을들에 비하면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리에는 상인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았고 가게마다 손님들로 가득했다. 김단 일행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고 조용히 거리를 지나쳤다.경 씨는 마차를 한 의복점 앞에 멈춰 세웠다. 김단과 숙희는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경 씨의 시선은 멀리 떨어진 나무 아래로 향했다.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검은 그림자들은 아마도 다시 한번 그들의 목숨을 노릴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의복점 안, 점소이가 반갑게 달려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처음 뵙는 아가씨네요. 외지에서 오셨나 봅니다?”김단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열두 살 난 제 남동생에게 입힐 옷을 두 벌 정도 사고 싶은데... 키는 저희 둘과 비슷합니다.”“아, 딱 맞는 옷이 있지요.”점소이는 서둘러 옷을 골라 보이며 능숙한 손놀림으로 안내를 이어갔다. 김단은 남자 옷 두 벌을 구입함과 동시에 다른 옷들도 함께 구매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여러 겹의 옷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옷을 사고 난 후 그녀는 당당하게 의복점을 나섰다. 대낮에, 이런 번잡한 거리에서 칼을 뽑을 자는 없을 것이다. 숙희는 김단의 뒤를 따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아가씨, 저희 여관에서 방을 잡고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1화

    김단의 말에 임학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숨기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웃음이 눈가까지 번졌다.“그래, 나도 함께 너희들을 지켜 줄 것이다.”그의 시선은 분명 김단에게 향해 있었지만 그녀가 숙희를 감싸안고 있는 것을 보고는 일부러 ‘너희들’이라는 말을 덧붙였다.숙희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김단의 얼굴에 묻은 피를 보고는 얼른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덜덜 떨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밀려왔다.‘이래서 아씨가 나를 데려가지 않으려 했던 것일까?’숙희는 속으로 자신을 질책하며 눈물을 흘렸다.“아가씨, 저... 너무 못났죠?”숙희는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김단 곁에서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쳤으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니 몸 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김단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처음 겪는 일이니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을 수없이 겪었으니 괜찮은 것이야”김단은 웃으면서 숙희를 위로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자신을 다독이면서 한 말이었다. 그 말에 임학은 죄책감이 들었다.그는 과거에 누이를 잘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고 자신은 그 원흉을 감싸 주었다. 김단은 임학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경 도령에게 시신을 부탁했다. “아직 이르니 조금 더 자시오. 내일도 길이 멀다오.”숙희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김단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누웠다. 김단은 그제야 임학은 바라보았다.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임학은 먼저 그녀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난 먼저 나가 있겠소.”김단은 서둘러 방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이 닫히고 촛불이 꺼지자 방 안은 다시 어둠 속에 잠겼다. 김단은 숙희의 곁에 누워 작고 따스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여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70화

    김단의 눈동자에는 아직도 공포의 흔적이 가득했다. 그녀는 임학을 바라보며 믿기 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어째서 여기 계신 겁니까?”임학은 김단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며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는 몸을 곧게 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원래는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한양에 돌아온 것이다. 이제 상처도 다 나았으니 다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사실 임학은 한양에 더 머물며 임씨 부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김단이 변방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김단의 성격상 그가 동행하는 것을 허락할 리 없었기에 그저 멀리서 조용히 그녀를 따라가다 김단이 묵는 여관에 방을 잡았다. 하지만 그가 막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 김단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큰일이 난 것 같다는 느낌에 급히 달려온 것이었다.김단은 말없이 바닥에 쓰러진 시신들을 바라보았다. 심장은 아직도 빠르게 뛰고 있었고 머릿속은 복잡해 났다.“이 자들... 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모두 죽음을 각오한 자들이오.”옆에 있던 경 씨가 대답했다.“한 명을 생포하려 했지만 입에 숨겨둔 독약을 깨물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소.”그는 시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미 복면은 벗겨져 있었고 얼굴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정말 강한 독이군요.”김단은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독이 온몸으로 퍼졌고 피부까지 변색된 걸 보면 약왕곡에서 가져온 독일 가능성이 컸다. 그 옆에서 덜덜 떨던 숙희가 마침내 흐느끼듯 입을 열었다. “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왜 우리를 죽이려는 겁니까?”임학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숙희를 제외한 모두가 이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비록 서원 공주가 궁에 갇히고 중전이 연금되었으며 세자가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그들이 김단을 해칠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가 변방으로 향하는 길에 죽음을 각오한 자들을 보내 김단을 암살하고 이를 단순한 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69화

    “아닙니다, 아가씨. 저는 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출발하신 겁니까?”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마차의 가림막을 걷어올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문 틈새로 스며들자 숙희는 몸을 움찔거렸다.이토록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 이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오늘 그녀가 한양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소한은 분명 배웅하러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의 마음 어린 당부와 차마 마주할 수 없는 진심이 또 그녀 앞에 놓이게 될 터. 그리고 그녀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소한뿐만이 아니었다. 소하도, 임학도, 진산군과 임씨 부인까지... 이름만 들어도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들을 모두 피하기 위해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출발했던 것이다.세 사람은 하루 종일 마차를 타고 이동했고 밤이 되어서야 근처의 여관에서 들렀다. 방은 두 개를 잡았다. 김단과 숙희가 한 방을 쓰고 경 도령은 그 옆방에 묵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하루의 피로에 짓눌린 탓인지 세 사람은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목이 말랐던 김단은 희미한 잠기를 털어내며 어슴푸레 눈을 떴다. 그녀가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발을 내딛는 순간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무언가 날쌔게 뛰어 들어왔다. 김단은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그 검은 그림자 또한 그녀를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김단은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가만히 그 검은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 사람은 검은 야행복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손에 쥔 검은 달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났다. “꺄악!”깜짝 놀란 김단이 비명을 지르자 검은 그림자는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침상에 누워 있던 숙희가 그녀의 비명에 놀라 몸을 일으켰고 동시에 방 문이 거세게 열리더니 경 도령이 들어왔다. 그는 날아드는 검을 가까스로 제지하며 김단을 향해 달려들던 적을 끌어냈다. 숙희는 맨발로 달려와 김단 앞을 가로막았다.검은 그림자는 경 도령의 상대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68화

    김단은 말문이 막혔다. 그 질문은 그녀가 스스로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소한의 눈동자에서 번뜩이는 날 선 의문은 그녀로 하여금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만약 병사를 이끄는 이가 최지습이 아니라 소한이었다면 그녀는 지금처럼 모든 계략을 꾸미면서까지 한양을 떠나려고 했을까?조심스럽게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이내 고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요.”부드럽고 나지막하게 울린 그 한마디가 소한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그는 손에 든 잔을 세차게 움켜쥐었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잔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때 김단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이어졌다.“만약 소 장군께서 전장에 계셨다면 저는 전하에게 변방으로 보내달라고 간곡히 청했을 것입니다.”만약 소한이 최지습의 자리를 대체했다면 김단이 이처럼 많은 수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대답에 소한의 손끝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만약 정말로 변방에 일이 생겼다면 분명 가급적으로 소식을 보내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군보에는 독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줄도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제가 간청한다 한들 전하께서 믿어주시겠습니까? ”김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니까 더더욱 가야만 하는 겁니다. 예전에 임학 도련님께서 독에 중독되었을 때도 결국 한양에 돌아와서야 그 사실이 밝혀졌었죠. 만약 지금 변방의 병사들이 이미 중독된 상태인데 그 사실조차 모른다면요? 하나둘 쓰러진 뒤에야 소식이 날아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그 말에 소한은 말없이 굳어버렸다. 김단은 다시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소장군의 물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저도 압니다. 허나 지금 저는 연정 따위에 얽매일 때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원군님이 걱정되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다른 병사들도 똑같이 염려됩니다.”그녀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고 흔들림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한은 이내 억지로 웃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867화

    그는 길 한가운데 우뚝 서서 마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의 존재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정작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한은 어두운 낯빛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 의원, 잠시 여기서 이야기 나누고자 하오.”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보니 그들이 서있는 곳은 취향각 앞이었다. 오늘 소한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는 결코 길을 비켜주지 않을 것이다. 김단이 마지못해 마차에서 내리자 경 씨가 조심스레 그녀를 부축하며 속삭였다.“낭자, 나는 아래에서 기다리겠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부르시오.”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한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김단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또 마음 한편으로는 소한이 그렇게까지 무모한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도 있었다.그녀가 마차에서 내리자 소한은 먼저 취향각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은 그들을 2층에 있는 아늑한 방으로 안내했다. 방 안에는 이미 술상과 안주가 차려져 있었다. 소한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술을 따르더니 김단 앞에 잔을 내밀었다.“내일 한양을 떠난다고 들었소. 그래서 이렇게 조촐하게나마 작별을 고하고 싶었소.”김단은 그 술잔을 바라보기만 할 뿐 손을 대지 않았다. 소한은 그녀의 망설임에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왜 그러시오? 내가 약이라도 탔을까 두려운 것이오?”김단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이 곧 그녀의 대답이었다.소한은 그녀에게 건넸던 술잔을 가져가 단숨에 마셔버렸다. 잔이 비워질수록 그의 낯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김단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방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소한은 한참 동안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이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단이는 이제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그 말은 김단에게 건넨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독백 같았다. 그녀는 그 말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소한은 술을 다시 잔에 채우더니 연거푸 들이켰다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