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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화

작가: 유승안
부가은이 밀실에 도착했을 때, 강준은 이미 한참 전부터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촛대 위 불빛이 흔들리며 남자의 반쯤 가려진 얼굴을 비추고 있었지만, 강준의 표정은 쉬이 읽히지 않았다.

“소은 아씨께서 며칠 전 난향각에서 은전을 미리 받아 가셨는데, 어디에 쓰신 건지 알 수가 없군요.”

평소 난향각의 은전은 소은 쪽 사람인 장문이 관리하고 결산한 뒤, 부가은이 확인하고 은표로 환전하여 장충이 다시 소은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미리 은전을 받아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강준은 소은의 마음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그녀는 강준을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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