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은 대비를 대신해 칼을 맞고 중상을 입었다. 그 대가로 그녀의 가문은 높은 작위를 얻게 되었고 그녀는 남쪽으로 내려가 세 해를 요양하며 지냈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바뀌어 있었다. 나정의 안채는 사촌 여동생이 차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는 손끝 하나 까딱이지 않고 나정이 피 흘려 얻어낸 모든 것을 제 것인 양 안온히 누리고 있었다. 이 와중에 부모님과 오라버니는 그 아이만 아꼈고 할머니 또한 그녀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여워했다. 심지어 그녀의 소꿉친구마저 과거의 약속은 잊은 채 나정보다 그 아이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며 은근한 동정을 담아 말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 나정이 크게 소란을 피우자 그들은 하나가 되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허무한 끝을 맞이한 나정은 무려 열여덟 해 동안 이승에 붙들린 채 유령처럼 떠돌아다녔다. 소리 없이 그들 주위를 맴돌며 끝을 지켜보던 어느 날, 그녀는 번쩍 눈을 떴다. 그렇다. 그녀는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하늘이 다시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생에는 결코 억눌려 살지 않을 것이고 내 뜻에 귀를 기울이고 내 감정에만 충실할 것이다. 그녀는 완벽한 복수를 위해 권세 높은 인물인 화종왕과 손을 잡았다. “너는 다른 사람들에게 화종왕의 비로 불릴 것이나 실상은 짐의 노예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네가 거짓으로 죽음을 꾸밀 작정이라면 짐이 기꺼이 그 연극을 도와주겠다. 그 후에 너에게 이름과 신분도 새로 내어 줄 것이고 군왕처럼 군주의 칭호와 봉지를 내려주도록 할 것이다.” 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책략으로 빈을 짓밟고 야망 가득한 명문가세들과도 맞서며 대비의 신임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 화종왕은 드디어 이 나라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그 젊고 오만하며 잔혹했던 군왕이 어느 날 나정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짐이 군주의 인장을 중전의 금인으로 바꾸어주겠다. 원하느냐?” 언제나 충성스럽고 순종적이었던 나정은 그날 처음으로 그를 외면했다. “원치 않습니다.”
View More사실 나정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람을 때리는 옹성대군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던 터라 두려움을 느낄 틈조차 없었다.“옹성대군께서 정 도련님의 팔을 분질러 놓으셨어요.”나정이 조심스럽게 고하자 대비는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그럼 그냥 와서 고자질하게 내버려두자꾸나.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나정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아침, 나정은 계속 대비 곁에서 자리를 지켰다. 외명부의 부인들이 일곱 명씩 차례대로 들어왔고 그 누구도 나정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오늘이 지나면 한양 사람들은 모두 진남군 관저의 적녀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비가 여전히 그녀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아붓고 있다는 소문도 함께 퍼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나정의 명망은 높아지겠지만 입지는 그만큼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나정은 줄곧 온화하게 웃으며 대비의 오른편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누군가가 말을 걸면 그녀는 먼저 대비의 표정을 살피고 적당히 분위기에 맞는 답을 골랐다. 나정은 말의 무게와 분위기의 결을 가늠하는 눈이 정확했다. 그녀는 오늘에야 이 조정에 얼마나 많은 일품 작호의 부인들이 존재하는지를 알게 되었다.‘대갓집 마님이 이렇게까지 많았구나.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백성과 토지의 무게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 그러니 훗날 옹성대군이 즉위하자마자 새 세력을 끌어올리고 문벌 가문을 억누른 것도 당연한 일이었겠군.’명문가는 백성을 짓누르고 그들의 피를 빨아먹을 뿐만 아니라 왕권마저 잠식할 수 있는 존재였다. 나정의 어머니 또한 일품 부인이었으나 정오가 다 되어서야 수성궁에 도착했다.그녀는 나정을 보자 잠깐 눈빛이 흔들렸으나 곧바로 교양 있는 미소로 완벽하게 포장했다.예를 올리는 부인들 사이로 궁녀 하나가 자연스럽게 나정을 소개했다. 그 순간, 나정은 어머니의 눈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존중받고 대접받는 뿌듯한 감정이 그 속에 녹아 있었다.“나씨 부인, 따님을 참 훌륭하게 키우셨습니다. 용
그 순간, 나정은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어딘가에 숨어버리고 싶었다. 저 여인은 중전의 친동생이었고 그들 주위에 모여 있던 이들도 하나같이 대갓집 자제들이었다. 옹성대군이야 누구한테 손을 쓰든 뭐라 할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자신이 군중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온갖 비난이 뒤따를 게 뻔했다. 그렇다고 해서 옹성대군의 뜻을 거스를 용기도 없었다. 괜히 자존심 부렸다가는 정말로 자신을 이 자리에 내려두고 혼자 수성궁까지 걸어가 버릴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면 나정은 정말 다시는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마차의 발을 걷었다. 꿇어앉은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지만 오직 정가아만은 맹렬한 눈빛으로 나정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때 옹성대군이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는 그녀를 부축해 줄 요량인가 싶어 그녀도 손을 내밀려던 찰나, 그의 손이 나정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녀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가볍게 마차에서 들어 올려지더니 바닥에 사뿐히 내려앉았다.그 순간, 나정은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옹성대군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말없이 앞서 걸었다. 그녀는 다급히 발걸음을 재촉해 그의 뒤를 따랐다. 소하겸의 보폭이 워낙 컸던 터라 그녀는 거의 달리듯 따라붙어야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순식간에 금수교를 지나 북서문 안으로 들어섰다.문 앞을 지키던 병사들은 그가 옹성대군임을 확인하고는 머리를 숙여 말없이 길을 열어주었다.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인해 나정과 옹성대군이 수성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첫 번째 문안 인사자들이 들어간 뒤였다. 그들은 대장공주들과 장공주들, 즉 현재 즉위하고 있는 전하의 고모와 자매들이었다.“대비마마께 문안드립니다.”나정이 먼저 예를 갖추며 고개를 숙였다. 옹성대군과 함께 들어서는 그녀를 보며 대비와 공주들은 눈을 크게 떴다.“우연히 마주쳐서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나정이 덤덤히 설명하자 대비는 그녀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하고는 직접 자수한 향낭 하나를 건넸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붉은 비단옷을 입은 청년이 땅에 나자빠졌다. 곁에 있던 마부와 하인 그리고 그의 누이인 정가아가 황급히 달려왔다. “감히 누구한테 손을 대느냐?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것이냐?”정가아는 마차를 향해 노기등등한 얼굴로 외쳤다.“사람을 해쳐? 어서 내려와 무릎 꿇고 사죄하거라.”하지만 마차 안, 옹성대군은 미동도 없었다. 단정히 앉은 그는 눈길 하나 주지 않았고 마부는 고삐를 잡은 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정가아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방금 마차 안에서 본 여자의 얼굴은 앳되고 고왔지만 장신구는 소박했고 마차 역시 누추했다.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고 낯설었지만 대갓집 규수 가운데 저런 몰골을 본 적은 없었다. 그러기에 정가아는 나정이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다.“누구든 저 마차 안의 사람을 끌어내거라!”그녀가 이렇게 외치자 정씨 집안의 하인이 성큼성큼 다가와 마차의 발을 걷어올리려 했지만 마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마차 안에서 무언가 날아오더니 하인의 이마를 명중시켰다. 하인은 그 즉시 쓰러졌고 이마에는 눈에 띄는 큰 혹이 생겼다.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작은 무기로 이런 상처를 입히려면 마차 안의 인물은 상당한 무예를 지닌 자일 것이다.정가아는 당황함에 얼굴이 굳어졌다.“감히! 여기가 궁궐 발치라는 걸 모르는 게냐? 법이 두렵지도 않는 것이냐? 어서 나오지 못할까?”그녀는 고함을 치며 날을 세웠다.“내 네 집안을 무너뜨리고 조상의 무덤까지 파헤쳐 줄 테다!”바닥에 쓰러졌던 정씨 가문의 자제, 정소는 아까 그 한 방에 정신이 멍해졌지만 분을 삭이지 못하고 다시 일어나, 피범벅이 된 얼굴로 코와 입을 손으로 감싸 쥔 채 이를 갈았다.“누가 감히… 감히!”말이 끝나기도 전 그는 다시 마차에 오르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손목이 날카롭게 붙잡혔다. 딱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맑게 울리더니 그는 무언가에 내던져지듯 땅에 떨어졌다. 가볍고 무력하게, 마치 닳아버린 천
소하겸은 늘 그렇듯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 정월 초하루의 아침, 그는 곤복을 정제하게 갖춰 입었고 소매에는 용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는 구류의 면관(冕冠)을 쓰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태어나면서부터 그에게 드리워진 격과 품을 더욱 부각시켰다.그의 깊은 눈동자가 조용히 나정에게 내려앉더니 곧 미간을 가볍게 찌푸렸다.“정초 아침에 궁에 가서 시혜를 받으려는 것이냐?”나정은 뜻밖의 말에 놀라 눈을 깜빡였다.“대군자가...?”그러나 소하겸은 그녀의 말을 끊고 담담히 말했다.“주 부장, 창고에서 은여우 모피로 된 망토를 하나 찾아오거라. 이런 행색으로 따라오면 외명부 부인들이 어머니께서 너를 박대하는 줄 알 것이다.”그는 말없이 일 처리를 마친 후에야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여기에는 무슨 일로 왔느냐?”나정은 자세를 바로잡고 성실하게 답했다.“궁궐 안은 너무 붐벼서요. 대비마마를 뵙기 어려울까 염려되어 관저의 총관사를 만나 서북문으로 들어가고자 했습니다.”소하겸은 말없이 그녀를 보다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나와 함께 들어가자.”이때 주 부장이 윤기나는 은여우 망토를 들고 돌아왔고 소하겸은 감정 없는 얼굴로 망토를 집어 들더니 나정에게 건넸다.“벗고 이걸로 갈아입거라.”나정은 고분고분 망토를 벗었다. 새로 입은 은여우 망토는 가볍고 따뜻했으며 품격마저 더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소하겸은 그녀의 몸종과 마부는 관저에 남기고 직접 그녀를 데리고 궁궐로 향했다. 나정은 묵묵히 그의 뒤를 따랐고 그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소하겸의 눈빛이 아주 조금 부드러워졌다.관저에서는 검은 옻칠을 한 평정 마차 한 대가 조용히 출발했다. 덮개가 낮고 장식이 없는 마차는 눈에 잘 띄지 않아 누구도 그 안에 옹성대군이 타고 있다고 짐작할 수 없었다. 마차 안에서 나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대군자가, 오늘 조참은 이미 끝나셨습니까?”소하겸은 무심한 듯 대답했다.“조참은 사시 말에 끝난다. 짐은 끝날
백씨 마님의 마차가 먼저 궁궐을 향해 출발했다. 그녀 곁에는 늘 그렇듯 그녀의 측근인 진 아주머니가 동행했다. 진 아주머니는 일곱 살 때부터 백씨 마님 곁을 지켰고 그녀가 시집올 때는 지참 몸종으로 함께 따라왔으며 이후 하급 사내종과 짝을 이뤄 정식 내실 아주머니로 올라선 인물이었다.그녀는 어린 시절 채찍을 맞으며 컸고 몸이 약해 아이를 가지기 어려웠으며 지아비는 병으로 쓰러져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그녀에게 남겨진 건 오직 백씨 마님뿐이었기에 그녀의 왼팔이 되어 모든 일을 톡톡히 해냈고 필요할 때는 칼도 들이밀었다. 그녀는 세상의 누구보다 백씨 마님의 속내를 잘 아는 사람이었으며 그녀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보경, 내가 정이를 너무 가혹하게 대한 건 아니겠지?”백씨 마님은 속으로 파문이 일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리 미워도 그 아이는 자신의 딸인데 얼굴만 봐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답답함이 치밀어 오르고 손길 닿는 것조차 불편했다. 그래도 약을 탄 죽을 그녀에게 주는 것은 너무했다는 생각에 내심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저 하루쯤 살갗이 부풀고 가렵게 하는 정도였지만 그 한 사발에도 양심이 흔들렸다. 그러자 진 아주머니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마님, 다 정이 아가씨를 위해서가 아닙니까? 현이 아가씨에게도 길을 열어주시려는 깊은 뜻도 있으시잖아요.”그녀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그릇에 담긴 물도 너무 가득하면 넘치는 법입니다. 가진 게 많은 자는 덜어낼 줄도 알아야 덕이 쌓이는 것이지요. 마님의 결정은 두 아이 모두를 위한 길입니다.”백씨 마님은 천천히 숨을 토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그러다 뭔가 허전했던지 말을 덧붙였다.“반대로 만약 현이가 저리 빛이 났다면 내가 적당히 눌러주고 정이에게 기회를 주었을 거야.”진 아주머니는 잔잔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현이 아가씨는 언제나 정이 아가씨의 그림자 뒤에 있었습니다. 그토록 총명하고 착하고 효심 깊은 아이인데 마님께서 조금 더 아껴주셔도
백씨 마님의 심장은 마치 천 갈래로 찢긴 듯 저며왔다. 백지현이 무언가를 부러워하는 그 표정을 그녀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그녀를 만족게 하고 싶었다. 백지현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나정이 가지게 되는 일만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그 생각에 이르자 백씨 마님은 주저 없이 장롱을 열어 작은 옥병을 꺼내 들었다. 예전부터 감춰두었던 비밀스러운 약제가 하나 눈에 띄었다. 향조차 미미하여 일반인은 구분하기도 어려운 약제였다.“아침에 끓인 연와죽 한 그릇 준비해 오너라.”백씨 마님은 몸종에게 조용히 일렀다. 그녀가 사라지자 백씨 마님은 병 속의 가루를 아주 소량 덜어내 죽에 섞었다. 죽은 다시 찬합에 담겨 몸종 손에 들려졌고 백씨 마님은 천천히 문기당으로 향했다.“어서 죽을 마시거라. 대비마마의 전갈이 도착했다. 너를 데리고 함께 궁궐로 들어오라는 명이었어. 길이 막히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백씨 마님은 부드럽게 웃으며 죽 그릇을 나정에게 내밀었다. 나정은 조용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주 옅은 향기. 그러나 그녀는 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전생에 이 죽을 마신 날 온몸에는 붉은 반점이 돋아났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어 이틀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다음에도 또 한 번 이런 상황이 왔는데 그녀는 경계하면서도 설마 어머니가 자신에게 그러실까 하는 마지막 믿음으로 마셨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죽은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약은 백씨 마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만 사용하는 독이었다. 쌍둥이 첩 중 하나에게는 진한 농도로 사용한 바람에 피부가 갈라지고 피를 흘리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정에게 이 약을 쓴 것은 단지 그녀의 기회를 빼앗기 위한 용도였다. 그 사실을 떠올리자 나정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죽 그릇을 들어 올렸다.“어머니, 먼저 한 모금 드세요. 궁에서는 식사도 늦게 나오지 않습니까? 공복에 견디시기 어려우실 겁니다.”백씨 마님은 순간 움찔하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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