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3화 우스운 생각

ผู้เขียน: 연의 수정
...

문채연이 무사한 걸 확인하고서야 아래로 내려온 박진성은 사라져버린 민여진에 미간을 찌푸리며 양경호를 바라보았다.

“민여진은?”

그 질문에 양경호도 어리둥절해 할 때, 박진성은 본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진성아, 넌 이렇게 기쁜 소식을 왜 이제야 전해? 채연이 임신했대, 얼른 집으로 와.”

본가에 도착한 박진성은 소파에 앉아 음식을 먹는 민여진을 보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민여진도 자신이 잘못한 건 아는지 박진성을 보자마자 고개를 푹 떨구고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하, 대단하네 진짜.”

가엾은 토끼처럼 굴던 애가 이런 식으로 반항할 줄 몰랐기에 그 분노가 배가 되는 것 같았다.

박진성의 분노를 마주한 민여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이정화가 나서서 박진성을 나무랐다.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넌 무슨 애가 말을 그렇게 하니? 채연이가 임신했다는 데 안 기뻐?”

박진성은 이를 악문 채 민여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아주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은데요 뭘.”

“그래야지, 이게 얼마나 기쁜 일이니. 결혼한 지 2년 만에 드디어 아기가 생겼으니, 딸이든 아들이든 다 박씨 집안의 경사지. 넌 채연이 잘 좀 챙겨. 혹시라도 애한테 문제 생기면 너한테 따질 거니까.”

말을 하던 이정화를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어머, 주방에서 국 끓이고 있는데, 난 가서 좀 봐야겠다.”

“어머님, 저도 같이 가요!”

“거기 서.”

하지만 민여진은 사냥감을 노리듯 번뜩이는 눈으로 한기를 뿜어내며 말하는 박진성 때문에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넌 나랑 얘기 좀 해야지.”

이정화는 둘이 사랑싸움을 하는 줄로만 알고 민여진의 손을 꼭 잡으며 웃어 보였다.

“채연아, 긴장할 필요 없어. 쟤가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속으로는 네가 자기 애 가졌다고 엄청 기뻐할 거야. 진성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둘이 얘기 나누고 있어 그럼.”

사랑? 그래, 박진성이 문채연을 사랑하는 건 맞지.

하지만 지금 그를 마주하는 사람은 문채연 본인이 아니라 민여진이다.

이도 저도 못 하게 된 민여진은 입술을 꼭 말아 문 채 주방으로 들어가는 이정화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하지만 이정화의 인영이 사라지자마자 제 손목을 꽉 잡은 채 들어 올리는 박진성에 민여진은 할 수 없이 현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민여진, 내가 널 너무 만만하게 봤나 봐. 나약한 줄로만 알았더니 이렇게 반항도 하고 말이야.”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의 분노에 민여진은 파들파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성 씨, 난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바라요... 그냥 아이를 지키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코웃음을 치며 민여진을 내려다보는 박진성의 눈은 혐오로 가득 차 있었다.

“민여진, 내가 네 그 우스운 생각을 모를 거라고 착각하지마. 너는 세상에서 민여진이라는 존재가 사라진다 해도 문채연인 척 살아가고 싶어 했어.. 그렇게 내 아내가 돼서 이젠 내 아이도 낳을 네가 때가 되면 알아서 떠나겠다고? 지금도 내 말을 거역하는데 그때가 되면 또 아이를 빌미로 잡아 나를 협박하겠지. 내가 너 같은 여자를 한두 번 본 줄 알아?”

매정하다 못해 날카로운 남자의 말이 칼날이 되어 민여진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민여진은 그저 박진성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뿐인데, 그래서 문채연이 된다 해도 그와 함께 있는 게 좋아서 결혼까지 한건데...

그게 박진성에게는 그저 우스운 생각으로 보였던 것 같다.

“나는...”

“넌 뭐.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는 지키겠다고? 나 좋아해서, 나중에 나 생각하려고 아이를 낳는 거란 말은 집어치워. 나는 네 생각처럼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그러니까 너라도 살고 싶으면 당장 병원 가서 아이 지워.”

박진성이 얼마나 냉혹한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민여진은 두려움에 몸을 떨어댔다.

그때 주방에서 나온 이정화가 떨고 있는 민여진을 보더니 놀라며 뛰쳐나왔다.

“무슨 일이야!”

그에 박진성은 익숙하게 둘러댔다.

“별일 아니에요. 오늘 나랑 좀 다퉈서 본가로 온 것 같은데 아까 다 풀었으니까 이제 집에 돌아가려고요.”

“네가 남편 노릇을 잘했으면 얘가 여길 왜 오겠어? 다 네 잘못이지.”

이정화는 제 아들을 나무라며 민여진을 자기 쪽으로 끌어와 달래주었다.

“채연아, 저놈 말 듣지 말고 기분 나쁘면 여기서 며칠 있어. 나랑 같이 쇼핑 다니면서 기분전환 좀 해.”

“어머니.”

미간을 찌푸린 박진성을 불안한 눈으로 올려보던 민여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어머님, 저 지금은 진짜 집에 가기 싫은데... 본가에 며칠 있어도 될까요?”

말을 마치자마자 박진성의 눈빛이 저를 당장이라도 죽일 것처럼 변하는 게 느껴지자 민여진은 점점 숨이 막혀왔다.

민여진이 감히 저를 거역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 그가 주먹을 말아쥐자 그 주위의 공기까지 차갑게 식어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던 와중에 무슨 생각인지 박진성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채연아, 내가 요즘 일 때문에 같이 못 있어 줘서 그래? 그럼 나도 여기 남아서 너랑 같이 있어 줄게. 너 화 풀리면 그때 집에 가자.”

나긋나긋하게 웃으며 말하는 박진성이 더 섬뜩했던 민여진은 한참이나 숨을 고르다가 다급히 말했다.

“당신 짐도 다 별장에 있고...”

“이틀 정도만 지내면 되는데 뭘.”

매일 밤, 3층으로 가 문채연에게 이런저런 푸념을 하던 그가 그녀를 별장에 혼자 내버려 두면서까지 제 옆에 있겠다는 말에 민여진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낮에는 어떻게든 그를 피한다 해도 밤이면 어쨌든 한 침대에서 잠을 청해야 했기에 민여진은 두려우면서 절망스러웠다.

먼저 들어간 박진성 때문에 민여진은 30분 넘게 망설였지만 결국 다른 방법이 없어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자 실크 잠옷을 입은 채 베란다에 서 있던 남자가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은 신경도 안 쓴 채 저를 향해 고개를 홱 돌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먹이를 바라보는 맹수 같았다.

“이리와.”

박진성의 말에 민여진이 몸을 파르르 떨며 걸어가고 있는데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민여진이 박진성 앞에 채 다가가기도 전에 검은 손이 앞으로 튀어나오더니 그녀의 목을 조여왔다.

“너 진짜 겁이 없구나.”

민여진의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왔지만 이미 화가 날 대로 난 박진성의 눈에 그게 보일 리가 없었다.

“말로 하면 알아듣지 못하니까 내가 오늘 몸으로 직접 알려줄게.”

말을 마치자마자 제 옷을 벗겨내는 박진성에 민여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이게!”

“뭐 하는 거냐고?”

박진성은 힘을 주어 민여진을 베란다의 테이블 위에 눕히며 말했다.

“보면 모르겠어?”

반사되는 유리 빛에 일그러진 그의 얼굴이 한층 더 매정해 보였다.

박진성은 민여진의 두 팔을 그녀의 등 뒤로 보내 거칠게 그러잡으며 말했다.

“아이를 낳겠다는 건 나한테 엉겨 붙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 이렇게 널 대해달라고 발악하는 거잖아. 아이가 아니면 어떻게 빈민 구역에서만 숨 쉬던 너 같은 게 내 눈에 들 수 있겠어? 내가 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았어? 매번 나한테 다가올 때마다 이런 걸 꿈꿨겠지. 좋아, 오늘은 내가 네 그 소원 들어줄게.”

이성을 잃은 박진성이 자기를 덮친다면 아이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기에 민여진은 두려움에 눈을 부릅떴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72화 진시우 씨도 오세요

    임재윤은 줄곧 민여진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오후 다섯 시쯤 되었을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민여진은 손에 묻은 밀가루를 털며 환한 얼굴로 말했다.“정아 씨가 온 게 틀림없어. 재윤아, 가서 문 좀 열어 줘.”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임재윤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는 곧바로 대답하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장정아는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있었다. 문을 연 사람이 임재윤임을 확인하고는 시선을 짧게 피했다. 그녀는 억지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임재윤 씨.”임재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비켜 길을 열어 주었다.부엌에서 민여진이 얼굴을 내밀며 손짓했다.“정아 씨, 어서 와요. 여기 와서 좀 도와줄래요? 재윤이는 손재주가 영 없어서요. 만두도 제대로 못 빚으니 오늘 저녁을 조금이라도 빨리 먹으려면 정아 씨가 수고 좀 해야겠어요.”“사람 제대로 찾았네요. 만두 빚기는 자신 있거든요.”장정아는 과일을 내려놓고 소매를 걷어 올리며 다가갔다.“오늘 만두는 나한테 맡겨요.”민여진은 그녀의 목소리에 별다른 기복이 없는 걸 알아차렸다. 민여진은 안도하며 만두소를 담은 그릇을 내밀었다.“이 반쯤 남은 것만 다 빚어 주면 돼요.”손을 놀리던 장정아가 무심하게 물었다.“이거 대여섯은 먹겠는데요? 우리 셋이서 이걸 다 먹을 수 있겠어요?”“우리 세 명만 있는 게 아니고 진시우 씨도 와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정아의 손이 멈췄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민여진은 덩달아 긴장한 기색으로 낮게 물었다.“정아 씨, 시우 씨 오시는 거... 괜찮죠? 이미 다 화해한 줄 알았어요.”“화해한 거 맞아요.”잠시 후, 장정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다시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원래 그렇게 큰 일도 아니었어요. 오래 알고 지낸 사이도 가끔 다투곤 하는데 우리라고 안 그러겠어요?”민여진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런 거예요?”그 말에 장정아는 고개를 들어 민여진을 바라보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71화 속은 건가?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만약 그것이 퍼져나가기라도 한다면 좋은 일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임재윤이 자리를 뜬 뒤, 민여진은 혼자 계산대 앞에서 차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마트 안은 왁자지껄했지만 오히려 그런 소란이 그녀에게는 숨결 같은 위로로 느껴졌다.그렇게 한참을 서 있는데 문득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당연히 임재윤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방금 같이 있던 남자 임재윤 맞지요?”말투는 부드러웠다. 그러나 내용은 낯설어 민여진의 얼굴에 경계가 스쳤다. 그녀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무슨 일이죠?”“아무것도 아니에요!”여자는 손사래를 쳤다.“그 임재윤이라는 분이 저더러 전해 달래요.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못 오니 아가씨더러 먼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래요.”“급한 일이라니요? 무슨 일인데요?”여자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몰라요. 전 그냥 심부름꾼일 뿐이니까 이만 가 보도록 할게요.”민여진이 망설이는 사이, 여자는 어느새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그녀는 의아함을 안고 카트를 조심스럽게 밀었다. 무슨 일이길래 자신을 마트 한복판에 홀로 남기고 떠난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낯선 곳이라 입구가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러던 중,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여진아! 내가 거기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어?”민여진은 얼떨결에 멈춰 섰다.“아니, 아까 네가 급한 일이 생겨서 입구로 오라고 했잖아.”“내가?”그녀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설마 속은 건가?”“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임재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민여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어떤 중년 여자가 다가와서는 네 이름을 묻더니 급한 일이 생겨서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전해줬어.”임재윤의 안색이 한결 어두워졌다. 민여진은 불안한 눈빛으로 되물었다.“그 여자가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70화 몰래카메라

    “정아 씨, 요즘 어떻게 지내요? 별일 없죠?”장정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괜히 걱정 끼쳤네요. 얼마 전에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그만...”민여진은 그 핑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미소 지었다.“바쁜 건 괜찮아요, 금방 지나가는 일이잖아요. 그냥 나한테 전화하는 일을 껄끄러워하지 않으면 돼요.”“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전 여진 씨를 친구로 생각하는데.”말을 뱉고 나니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답답했다.민여진이 먼저 말을 돌렸다.“오늘은 쉬는 날이죠? 저녁에 우리 집에 와서 밥 먹을래요?”“임재윤 씨도 있어요?”“그럼요. 우리 같이 살아요.”민여진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였다.“혹시 저랑 단둘이 만나고 싶은 거예요?”“아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장정아는 어색하게 둘러대며 말했다.“그럼 저녁에 그쪽으로 갈게요. 대신 제가 좋아하는 가지볶음 꼭 해 줘요. 한동안 못 먹어서 생각나더라고요.”민여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알겠어요.”전화를 끊자 임재윤이 다가와 그녀의 턱을 잡고 짧게 입을 맞췄다.“서재에서 나오니까 아주 즐겁게 통화하고 있더라고. 누구야?”“정아 씨야. 며칠 만에 마음이 풀린 것 같아.”민여진의 입가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번졌다. 임재윤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는 무심하게 물었다.“무슨 얘기를 했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민여진은 너무 기쁜 나머지 수상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그녀는 수도꼭지를 틀고 손을 씻으며 대꾸했다.“별거 아니야. 아직 회사에 있으니까 오래 얘기 못 나눴어. 오늘 저녁에 같이 밥 먹자고 했어. 겸사겸사 진시우 씨도 불러서 예전 일 다 풀어버리려고.”“좋네.”임재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럼 내가 진시우한테 전화할게.”“응.”베란다에서 통화를 마치고 돌아오니 민여진은 이미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어디 가?”“장 볼 거야. 둘이나 오는데 좀 넉넉히 사둬야지. 정아 씨가 가지볶음 해 달라잖아. 냉장고에 가지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69화 기꺼이 기회를 줄 생각이에요

    진시우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나마 정답에 가까운 대답을 내놓았다.“민여진에게는 아직 정아 씨가 필요해요.”그는 낮게 이어 말했다.“여진 씨가 오늘 내게 전화를 걸었어요. 요즘 정아 씨가 예전과 다르다고 걱정하더군요. 친구로서 많이 걱정하는 눈치였어요. 어찌 됐든 여진 씨의 평온한 생활을 뒤흔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장정아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혹시라도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어서 이렇게 길게 설명해 주는 건 아닐까 하며 그녀는 잠시나마 순진한 착각을 했었다.“그러니까...”장정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결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를 찾아온 거네요? 단 한 번도 스스로 잘못됐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는 말이군요.”“속이는 건 언제나 잘못된 일이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우리가 끼어들 권한은 없어요.”진시우는 장정아의 눈시울에 고여 있는 눈물을 담담히 바라보았다.“정아 씨는 이제 큰 어른이잖아요, 하 비서의 소꿉친구이기도 하고요.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여진 씨와의 우정을 망치는 일은 없길 바라요.”장정아는 주먹을 말아쥐었다. 진시우의 잔잔한 얼굴을 바라보던 장정아는 그제야 하빈이 했던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진시우는 지나치게 차가운 사람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세상 풍파를 너무 많이 겪은 탓이라 해야 할까, 웬만한 일에도 지나치게 차분해서 사람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감정 따위는 다 밀려나 버린 것일지도 몰랐다.장정아는 입꼬리를 힘없이 올리며 말했다.“알겠어요. 식사 자리에 괜히 낀 것 같네요. 우리는 원래부터 다른 사람이었다는 걸 잊었어요.”외투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진시우가 불쑥 말을 던졌다.“정아 씨, 저 좋아하죠?”그 한마디에 가슴 깊숙한 곳에서 뜨거운 감정이 거칠게 치미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냥 계속 좋아해도 돼요. 예전처럼 지내면 되잖아요. 정아 씨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굴 수 있다면 저도 기꺼이 기회를 줄 생각이에요.”깊게 심호흡을 하던 장정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68화 당신의 목적

    장정아는 그제야 진시우가 정말로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상 위 보고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무슨 뜻으로 찾아온 건지 알 수 없었다.‘민여진한테 진실을 밝힐 것도 아니고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설마 날 설득하려 온 건가? 그럴 만큼 내가 중요한 사람인가?’그런 생각이 스치자 장정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복잡하게 몰려드는 생각을 애써 떨쳐냈다. 그녀는 화장실로 가서 차가운 물로 얼굴을 적셨다.자리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나 있었다. 동료들은 어디로 저녁을 먹으러 갈지 의논하며 떠들고 있었다. 누군가가 장정아에게 물었다.“같이 갈 거예요?”장정아는 고개를 저었다.“전 괜찮아요. 아직 수정 못 한 서류가 있어서 좀 더 보고 가야 해요. 저 빼고 가요.”“너무 무리하지는 마요. 내일 아침에 다시 해도 되잖아요. 월요일에 컨펌하는 거라 급한 건 아니니까요.”“네.”장정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은 진시우를 피하고 싶어서였다.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사무실이 조용해지자 그녀는 그제야 겨우 서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한 작업을 마치고는 저장 버튼을 눌렀다. 몸을 일으키자 창밖은 이미 짙은 어둠에 잠식되어 있었다.그녀는 외투를 걸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로비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단정한 정장 차림에 큰 키, 추위에 발갛게 물든 손가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선이 고운 얼굴에 원래도 하얗던 피부는 추위 때문에 발그레한 기색이 물들어 있었다.장정아가 내려오자 진시우는 자세를 고치며 입을 열었다.“왔어요? 시간도 딱 맞았네요. 바로 저녁 먹으러 가면 되겠어요. 다만 사 온 간식이 식어버린 게 조금 아쉽네요.”장정아의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그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약속했잖아요. 번복하면 안 돼요.”결국 장정아는 거절하지 못했다. 그들은 근처의 한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진시우는 상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667화 데이트하려고 찾아온 거 맞죠?

    “잘생긴 남자요?”장정아는 잠시 멈칫했다. 요즘 자신을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기는 했다. 또 그 지루할 만큼 집요한 재벌 2세인가 싶어 그녀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나 놀리는 거죠? 그게 잘생긴 거예요? 저녁에 제가 밥 살 테니까 대신 좀 처리해 줘요. 부탁이에요.”“에이, 설마요! 엄청 잘생기셨어요! 정말 이런 미남을 마다한다고요? 싫으면 제가 가집니다?”동료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삼켰다.“잠깐만요...”장정아는 그녀는 붙잡았다. 동료의 취향을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곽기범 말하는 거 아니에요?”동료는 얼굴을 찌푸렸다.“어떻게 그 사람을 내 뮤즈 같은 남신이랑 비교할 수 있어요? 장정아 씨, 충고하는데 얼른 내 남신한테 사과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러면 남신 모욕죄로 고소할 거예요!”“...”예전 같으면 장정아도 동료와 장난을 주고받았겠지만 요즘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도 동료 덕분에 확실해졌다.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곽기범이 아니었다.‘곽기범이 아니라면 누구지? 동료가 뮤즈라고 부를 정도의 사람이라면...’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얼굴 하나가 있었다. 그러자 장정아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그 생각을 떨쳐냈다.그 사람이 올 리가 없었다. 와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제가 직접 보고 올게요.”그녀는 의자에 걸쳐 두었던 외투를 집어 들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문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발걸음은 저절로 멈추고 말았다.진시우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시선이 맞닿은 순간, 장정아는 얼른 몸을 돌려 다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정아 씨.”진시우의 목소리가 그녀를 붙들었다.“계속 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좋아한다던 간식 좀 사 왔어요. 우리 잠깐 얘기 좀 해요. 10분 정도면 돼요.”장정아는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손바닥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그녀는 갈팡질팡하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근무 시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