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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화

last update 公開日: 2026-11-08 20:41:19

어젯밤 세제 핑계는 넘어간 줄 알았는데, 그는 두 사람의 생활부터 확인하고 있었다.

"자료 때문에 제가 부른 거예요. 두 분은 퇴근하면 각자 방에 계세요."

"옆방인데도?"

"회사에서 하루 종일 부딪치시잖아요. 관사에서까지 서로 보고 싶겠어요?"

해나는 말에 힘을 싣기 위해 고개까지 저었다.

"한 차장님은 차 과장님이 숫자부터 본다고 답답해하시고, 차 과장님은 한 차장님이 현장부터 뛰어든다고 걱정하시고요. 퇴근하면 각자 문 닫고 쉬세요. 제가 자료를 들고 갈 때만 세탁실에서 잠깐 보시는 거예요."

"윤 대리가 두 사람 방을 매일 확인하나?"

"아, 아뇨. 그건..."

해나의 말끝이 흔들렸다. 너무 확실하게 말하면 오히려 직접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돌아온다.

그녀는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

"두 분이 마주치면 제가 힘들어서 그래요. 지난번에는 시간표 때문에 싸우셨다는 소문까지 났잖아요. 제가 중간에서 자료 전달하고 질문도 한꺼번에 받습니다. 밤에까지 두 분을 붙여 놓으면 제가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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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간의 계약 연애   300화

    같은 날 오후 4시 38분, 해담지사장실 앞 복도.도현은 인사전략실에서 도착한 보안 확인 결과서를 들고 권재필의 사무실로 향했다. 공개 통화 내용을 문서로 남겨 달라는 요청에 따라 발급된 자료였다.문은 손바닥 하나가 들어갈 만큼 열려 있었다. 조금 전 서류를 가져다준 직원이 완전히 닫지 않고 나온 모양이었다.도현이 문을 두드리려는 순간, 안에서 권재필의 목소리가 들렸다."아… 참, 그것이… 본사에서도 이력은 안 줍니다. 사원증만 유효하다고 확인했어요."도현의 손이 문 앞에서 멈췄다.권재필은 전화 중이었다. 상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책상 위의 무언가를 넘기며 대답을 이어갔다."두 사람 신원만 확인하면 일정대로 끝낼 수 있습니다. 예예, 대표님. 그쪽 문의 건은 제가 다시 연락드리죠."대표님.도현의 눈이 가늘어졌다.이어지는 말은 더 낮아져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문을 밀고 들어가지 않았다. 복도 벽 쪽으로 한 걸음 물러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잠시 뒤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도현은 그제야 문을 두드렸다.똑똑."들어오세요."그가 문을 열자 권재필이 휴대전화를 뒤집어 책상 위에 놓았다."차 과장, 무슨 일이지?""본사 보안 확인 결과서입니다. 오전 통화 내용과 같은 결과가 적혀 있습니다."도현은 문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권재필이 첫 장을 읽는 동안 그의 시선이 뒤집힌 휴대전화에 잠깐 닿았다.통화 상대가 동림유통 대표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었다. 다만 군청에서 소율이 보내 온 문서에는 동림유통의 대표번호와 담당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도현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추가 확인이 필요하시면 인사전략실에 공식 요청서를 보내 주십시오.""그래야겠네. 너무 서운해하진 말게나. 일이라는 게 다 절차와 보안이 따르는 법 아니겠나? 차 과장도 고생했어."권재필은 다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도현도 짧게 인사한 뒤 사무실을 나왔다.복도 끝까지 걸어간 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소율에게 곧장 전화를 거는 대

  • 14일간의 계약 연애   299화

    도현은 그녀의 책상 옆에 놓인 빈 물컵을 가리켰다."오전 내내 물만 드셨으니까요."해나는 두 사람 사이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아, 진짜. 관찰도 조금만 덜 정확하게 하세요!"직원들의 웃음이 다시 터졌다. 권재필의 사무실 문이 열리자 해나는 커피를 들고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소율은 화면을 보는 척하며 종이컵을 한 모금 마셨다. 남편이 맞춰 준 커피는 오늘도 입맛에 꼭 맞았다.같은 날 오후 1시 40분, 해담군청 기업지원과 기록실.철컥.담당 공무원이 이동식 서가 손잡이를 돌리자 붙어 있던 서가 사이로 좁은 통로가 열렸다.소율과 해나는 그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군청에 온 명목은 축제 정산 자료와 해담지사 지원사업 기록 확인이었다. 소율은 해담지사 운영개선 TF 파견 확인서와 관련 자료 열람 요청서를 접수대에 제출해 둔 상태였다."요청하신 해담지사 냉동시설 지원 내역은 이쪽입니다. 최근에 같은 지번으로 들어온 사전 문의도 묶어 뒀어요."담당자가 회색 상자 두 개를 열람 책상에 올렸다."같은 지번으로 또 문의가 들어왔습니까?"소율의 질문에 담당자가 서류 표지를 펼쳤다."네. 아직 허가 신청까지 간 건 아니고요. 물류시설 전환이 가능한지 사전에 물어본 문서입니다. 지사 건물과 냉동창고를 함께 쓰려는 계획이던데요."해나가 소율 옆으로 붙었다."저희 지사는 지금 운영 중인데요. 누가 그런 걸 물어봐요?"담당자가 신청 업체가 적힌 칸을 손가락으로 짚었다.[동림유통 주식회사]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멈췄다.서류에는 해담지사 본동과 냉동창고의 지번이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활용 계획은 지역 농수산물 집하·냉장 물류센터. 희망 취득 방식은 토지와 건물의 일괄 인수였다.소율이 다음 장을 넘겼다."현재 소유자인 태성로컬과 매각 협의가 끝났다는 자료도 제출됐나요?""그건 없어요. 그래서 저희도 소유자 동의서가 들어와야 정식 검토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쪽에서는 폐쇄 결정 뒤에 매입할 예정이라 사전 가능 여부만

  • 14일간의 계약 연애   298화

    어젯밤 세제 핑계는 넘어간 줄 알았는데, 그는 두 사람의 생활부터 확인하고 있었다."자료 때문에 제가 부른 거예요. 두 분은 퇴근하면 각자 방에 계세요.""옆방인데도?""회사에서 하루 종일 부딪치시잖아요. 관사에서까지 서로 보고 싶겠어요?"해나는 말에 힘을 싣기 위해 고개까지 저었다."한 차장님은 차 과장님이 숫자부터 본다고 답답해하시고, 차 과장님은 한 차장님이 현장부터 뛰어든다고 걱정하시고요. 퇴근하면 각자 문 닫고 쉬세요. 제가 자료를 들고 갈 때만 세탁실에서 잠깐 보시는 거예요.""윤 대리가 두 사람 방을 매일 확인하나?""아, 아뇨. 그건..."해나의 말끝이 흔들렸다. 너무 확실하게 말하면 오히려 직접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돌아온다.그녀는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두 분이 마주치면 제가 힘들어서 그래요. 지난번에는 시간표 때문에 싸우셨다는 소문까지 났잖아요. 제가 중간에서 자료 전달하고 질문도 한꺼번에 받습니다. 밤에까지 두 분을 붙여 놓으면 제가 잠을 못 자요."권재필이 낮게 웃었다."허허, 우리 윤 대리가 많이 고생하네.""이제 아셨어요?"해나는 억울한 얼굴까지 만들었다. 그 표정은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두 사람의 비밀을 지키느라 실제로 신경 쓸 일이 늘었으니까.권재필은 서류를 덮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흠… 차 과장이 본사에서 뭘 하던 사람인지는 들은 적 없고?""운영관리랑 재무요. 방금 본사에서 확인해 줬잖아요.""그 전 말이야. 과장치고는 아는 게 많더군."해나는 어깨를 으쓱했다."본사 과장님들은 원래 그런가 보죠. 저도 서울에서 근무해 본 적이 없어서 몰라요."더 줄 말이 없다는 듯 해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권재필은 붙잡지 않았다."그래. 가서 일 봐."문을 닫고 나온 해나는 두 걸음을 옮긴 뒤에야 숨을 내쉬었다.'서로 보기 싫어한다고 했으니까 오늘만이라도 티 내지 마세요. 제발!'같은 날 오전 10시 42분, 해담지사 사무실.해나가 사무실로 돌아오자 탕비대 앞에 있던 도현이 종이컵 두

  • 14일간의 계약 연애   297화

    "거부하면 지사장님이 찾는 답을 먼저 주게 돼요. 정식 절차로 확인받죠. 프로젝트 신분이 유효하다는 사실만 공개되도록요."도현은 서울 인사전략실 보안 연락망을 열었다. 이 파견을 시작하기 전에 정해 둔 현장 신원 확인 절차가 화면에 나왔다.프로젝트 사원증 번호를 입력하면 재직 상태와 현장 권한만 회신하고, 실제 이름과 본사 직급, 급여·보험 기록은 비공개 감사 자료로 묶는 방식이었다.그가 보안 확인 요청을 보내자 해나가 노트북 가까이로 다가왔다."본사에서 정말 이름을 안 말해 줘요?""승인된 확인 항목에는 이름이 없습니다.""혹시 전화받는 분이 전무..."해나는 말을 삼키고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도현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그 호칭도 제한하도록 요청하겠습니다.""네. 꼭 크게 써 주세요. 아주 크게요."도현이 요청 사항 끝에 한 줄을 더 적었다.[공개 확인 중 프로젝트 외 직책 및 실명 호칭 금지.]해나는 그 문장을 두 번 읽고 나서야 어깨를 내렸다.소율이 도현에게 물었다."회장님께는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되겠죠?""인사전략실에서 처리할 수 있어. 여기서 할 수 있는 확인 때문에 할머니가 직접 나서면 그게 더 수상해."둘만 있을 때의 말투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오자 해나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실제 신분을 알게 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쪽 말투도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다.도현이 고개를 들었다."왜 그러십니까?""아뇨. 그냥... 차 과장님이 회장님을 할머니라고 부르는 걸 직접 들으니까 또 머리가 좀 어지러워서요."소율이 해나의 팔을 가볍게 잡아 회의실 의자에 앉혔다."오늘은 더 놀랄 일 없게 해 볼게요.""그 말, 믿어도 돼요? 두 분 옆에 있으면 매일 새로 나오던데요."바로 대답할 사람이 없었다. 해나는 그 침묵을 보고 이마를 짚었다."봐요. 자신 없으시잖아요!"같은 날 오전 10시, 해담지사 소형 회의실.뚜르르. 뚜르르.권재필이 책상 가운데 놓인 전화기의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 14일간의 계약 연애   296화

    잠입 5주 차 화요일 오전 9시 5분, 해담지사 사무실."아이고, 오늘도 다들 수고가 많습니다. 아참, 본사 파견자 두 분은 사원증과 인사번호를 오전 중에 제출해 주십시오."권재필이 전 직원 앞에서 꺼낸 말에 사무실의 키보드 소리가 한꺼번에 멎었다.한소율은 펼쳐 둔 축제 정산표에서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의 차도현도 손에 쥔 펜을 내려놓았다.권재필은 어젯밤 관사에서 보여 준 웃는 얼굴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다만 오늘은 서류철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표지에는 붉은 글씨로 보안 점검이라고 적혀 있었다."최근 지사 내부 자료가 외부 거래처에 먼저 전달된 정황이 있습니다. 축제 예비 수송안도 그렇고, 본사 파견자 얼굴이 담긴 영상도 외부에서 먼저 돌았어요. 누가 어떤 권한으로 자료를 보고 있는지 전부 다시 확인하겠습니다."직원들이 서로 얼굴을 봤다. 축제가 끝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 보안 감사가 시작된다는 말에 웃을 사람은 없었다.윤해나의 손만 책상 아래에서 바빠졌다.휴대전화 화면에 빠르게 글자를 눌렀다가, 바로 지웠다.[어젯밤 인사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요!]도현과 소율에게 보낼 생각으로 쓴 문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전송하면 보안 점검을 한다는 자리에서 두 사람과 몰래 문자를 주고받는 꼴이 된다.'침착하자. 나는 두 분의 실제 신분을 모른다. 어제 축제에서 차 과장님이 문어 탈을 쓴 것만 봤다. 그렇게 행동하자.'생각을 다잡던 해나와 도현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펼쳤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던 자세까지 신경 쓰이니 등이 더 뻣뻣해졌다.권재필이 도현 쪽으로 서류철을 내밀었다."프로젝트용 사원증 말고, 서울 본사 인사번호도 적어 주세요. 본사에서 실제 재직 이력을 받아 보겠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해나의 손끝이 굳었다.두 사람의 사원증에는 차도윤과 한서율이라는 프로젝트용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본사 인사번호까지 넘어가면 차도현 전무와 한소율 팀장이라는 실제 이름이 튀어나올 수 있었다.소율은 도현을 보지 않았다

  • 14일간의 계약 연애   295화

    같은 날 오후 12시 48분, 해담항 방파제 주차장 윤해나의 차량.해나는 한동안 운전대에 기대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저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회사에서는 전무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에요?""지금까지처럼 차 과장이라고 부르십시오. 다른 직원들 앞에서 태도가 바뀌면 바로 의심받습니다."도현의 목소리는 전과 다르지 않았다."윤 대리님이 현장에서 하신 일도 전부 필요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지역 사정을 알려 주셨고, 잘못 움직일 때는 막아 주셨습니다. 세탁실 시간과 출근 순서를 정한 것도 저희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였고요."소율도 말을 이었다."윤 대리님이 저희를 평범한 파견자로 대해 줘서 직원분들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들을 수 있었어요. 생산자분들도 본사 임원 앞이라는 부담 없이 말씀하셨고요. 태도를 바꾸면 저희가 여기 내려온 이유가 사라져요."해나는 아침 사무실에서 허리를 숙일 뻔한 일을 떠올렸다. 계속 저런 식이면 오늘 안에 전 직원이 눈치챌 것이다."그럼… 앞으로도 잔소리해도 돼요?""필요한 말은 하십시오.""문어 사진도요?""그건 별개입니다!"도현의 대답이 너무 빨라 소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해나도 입술을 깨물다가 결국 따라 웃었다.긴장이 조금 풀리고 나자, 해나는 다시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이 비밀에는 두 사람의 신혼생활뿐 아니라 지사 직원들의 미래도 걸려 있었다."그럼 저도 부탁 하나 더 드릴게요. 비밀 지키는 대가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꼭 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에요."소율이 웃음을 거두고 해나를 봤다."말씀하세요.""지사 회생 결과를 본사에 보고하실 때요. 여기 직원들이 한 일을 정확히 써 주세요. 축제 판매도, 창고 물건 옮긴 것도, 생산자들 다시 연락한 것도요. 본사에서 내려온 두 분이 다 해결한 것처럼 올라가면 안 돼요."해나는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가장자리를 꾹 눌렀다."그리고 권 지사장님이 한 일도 빼지 말아 주세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건 확인해야겠지만, 책임질 일이 밝혀지면 현장 직원들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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