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진성과 시아의 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임신 초기 특유의 심각한 입덧 탓에 시아는 하루하루를 몹시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그런 시아가 안쓰러웠던 고미혜 여사는 자주 그녀를 본가로 불러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며 속을 달래 줄 특별식을 손수 만들어 먹였다.
미혜는 시아를 부를 때마다 진성 역시 빠짐없이 불러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다.
처음에는 진성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미혜는 물러서지 않았다.
“네 아내 될 사람이 몸이 그렇게 힘든데, 밥 한 끼 같이 먹는 게 그렇게 어렵니?”
그 말에 진성은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다.
“시아야, 이것 좀 먹어 보렴.”
고미혜 여사는 작은 도자기 그릇을 황시아 앞에 내려놓았다.
맑은 국물에 잘게 썬 무와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가 들어 있었다. 기름기를 최대한 걷어낸 국에
진성과 시아의 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임신 초기 특유의 심각한 입덧 탓에 시아는 하루하루를 몹시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그런 시아가 안쓰러웠던 고미혜 여사는 자주 그녀를 본가로 불러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며 속을 달래 줄 특별식을 손수 만들어 먹였다.미혜는 시아를 부를 때마다 진성 역시 빠짐없이 불러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다.처음에는 진성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기도 했다.그러나 고미혜는 물러서지 않았다.“네 아내 될 사람이 몸이 그렇게 힘든데, 밥 한 끼 같이 먹는 게 그렇게 어렵니?”그 말에 진성은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다.“시아야, 이것 좀 먹어 보렴.”고미혜 여사는 작은 도자기 그릇을 황시아 앞에 내려놓았다.맑은 국물에 잘게 썬 무와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가 들어 있었다. 기름기를 최대한 걷어낸 국에서는 은은하고 담백한 향이 올라왔다.시아는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들었다.고미혜는 그런 시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자, 얼른 먹어봐. 네가 요즘 고기 냄새를 힘들어한다고 해서 몇 번이나 국물을 새로 끓였어.”“혹시 냄새가 거북하면 억지로 먹지 말고.”시아는 조심스럽게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따뜻한 국물이 목을 타고 내려갔다.다행히 속이 울렁거리지 않았다.“어머니…….”“왜? 안 맞니?”시아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너무 맛있어요.”고미혜의 얼굴이 환해졌다.여전히 진성은 시아를 향해 겉으로는 툭툭 내뱉듯 냉담하고 쌀쌀맞은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식사 도중 시
늦은 밤.거실에는 은은한 조명만 켜져 있었다.재혁은 소파에 앉아 방금 민성과의 통화를 생각했다.경찰서에서 조사받으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돈으로 해결하려 하려는 최진태를 생각하며,2년 전, 주연이 겪었던 상처를 조금이라도 보상해 주고 싶었다.‘그 자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그때 주방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재혁씨”고개를 돌리자 주연이 머그잔 두 개를 들고 서 있었다.“카모마일 차예요.”연한 크림색 잠옷을 입은 주연은 긴 머리를 느슨하게 묶고 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주연을 보니 재혁은 자신의 중심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주연이만 보면 자신도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욕망에 휩싸였다.재혁은 자신의 욕망을 간신히 가라앉히며, 손을 뻗어 머그잔 하나를 받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그리고 자신의 맞은편에 앉으려는 주연의 손을 붙잡았다.“여기 앉아.”그가 자신의 바로 옆자리를 가리켰다.주연은 웃으며 그의 옆에 앉았다.재혁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리고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끼워 넣었다.재혁은 그녀의 손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주연아.”“응…”“오늘 당신한테 이야기할 게 있어.”주연은 고개를 들었다."최진태 그 자식 말이야."재혁의 입에서 그 이
“최진태 씨, 조사실로 들어가시죠.”경찰관의 말에 최진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병원에서 머리의 상처를 봉합하고 경찰서로 이동한 지 한 시간이 지났다. 머리에는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었고, 얼굴에는 여전히 불쾌한 기색이 남아 있었다.경찰서에는 이미 법무법인 최&박에서 나온 변호사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최변호사님, 일단 진정하세요. 저희가 상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진태는 짜증스럽게 대꾸했다.“확인할 게 뭐 있어요? 그 여자가 내 머리를 쳤다니까요!”“최진태씨, 어서 자리에 앉아서 조사부터 받으시죠?”담당 형사의 말에도 최진태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지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그래서요? 술 마시다가 여자랑 좀 실랑이한 게 그렇게 큰 죄입니까?”경찰관이 서류를 펼쳤다.“최진태 씨. 김지희 씨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도한 사실이 있습니까?”“아니요. 서로 호감이 있었어요.”“피해자는 일관되게 거절했다고 진술했습니다.”진태가 비웃었다.“여자들 원래 그러잖아요. 튕기기도 하고.”경찰관의 표정이 굳어졌다.“상대방의 거절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셨다는 겁니까?”“그런 뜻이 아니라…….”“피해자가 그만하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습니다.”진태의 입이 다물어졌다.경찰관은 말을 이었다.“피해자를 소파로 밀어 넘어뜨리
똑똑. 룸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손님, 안주 추가 주문하신 것 가져왔습니다.” 진태가 짜증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뭐야!” 문이 열리고 웨이터가 접시를 들고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그 짧은 순간 지희는 진태에게서 몸을 빼냈다. 그녀는 곧바로 문 쪽으로 향했다. “어디 가!” 진태가 소리쳤다. 그러나 지희는 돌아보지 않았다. “저 가겠습니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하고 룸 밖으로 나갔다. 복도로 나온 지희는 벽에 기대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붙잡혔던 팔이 욱신거렸다. “미친 자식…….”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그때 복도 끝에서 동혁이 다가왔다. “지희야!” 그는 동생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괜찮아?” 지희는 오빠를 바라봤다. 그리고 참았던 분노를 쏟아냈다. “오빠, 저 인간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동혁은 이를 악물었다.
“아직도 연락이 없다고?” 최진태는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벌써 사흘째였다. 김지희가 자신의 제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그녀에게서는 문자 한 통 오지 않았다. 진태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휴대전화를 다시 확인했다. “이 계집애가 정말…….”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소파에 던졌다. 견디다 못한 최진태는 결국 다시 청담동의 회원제 술집을 찾아갔다. 그는 김동혁을 룸으로 불러들여 멱살이라도 잡을 듯 험악하게 협박하며 당장 지희를 불러오라고 독촉했다. “동혁 씨.” ‘네, 변호사님.’ “내가 지난번에 무슨 말 했는지 기억하지?” 동혁은 잠시 침묵했다. ‘……네.’ “사람 일이라는 게 말이에요. 좋은 인연 하나로 잘 풀릴 수도 있고, 반대로 아주 어려워질 수도 있는 거야.” 진태는 느긋하게 덧붙였다. “동혁 씨가 취업 준비 중이라고 했지?” ‘네.’ “그럼 사람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잖아.” 동혁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지희한테 연락해 보겠습니다.’ “좋아.” 진태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사람이 좋게 말하면 알아들어야지.” 동혁은 이를 악물었다. “이 자식이 정말…….” 사람의 인생까지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입덧이 심해 외출조차 버거운 시아를 대신해, 주연은 어머니 고미혜 여사와 함께 이진성과 시아의 결혼 준비를 발 벗고 도왔다.“주연아, 이 드레스는 어떠니?”고미혜 여사가 태블릿 화면을 딸에게 내밀었다.화면 속에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서 있었다. 어깨선을 부드럽게 감싸는 레이스와 허리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퍼지는 실크 치마가 우아한 드레스였다.주연은 화면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예쁘네요, 엄마. 그런데 시아 언니한테 먼저 물어 봐야 하지 않을까요?”“그렇지, 그래야지.”고미혜는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시아가 입덧이 더 심해졌다더라. 어제는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힘들었다고 하니.”“그 정도예요?”“응. 황장관이 걱정이 많더구나!. 병원에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했고.”주연의 얼굴에 걱정이 스쳤다.“그럼 드레스 피팅도 힘들겠네요.”“그래서 내가 웨딩숍에 부탁해 놓았어. 시아가 조금 괜찮아지면 집으로 드레스를 몇 벌 가져와서 입어볼 수 있게 해달라고.”“잘하셨어요.”주연은 태블릿을 받아 들었다.“엄마, 이런 스타일은 어때요? 허리를 너무 조이지 않고, 움직이기도 편할 것 같은데요.”고미혜가 화면을 살폈다.“어머, 이거 예쁘다.”“그렇죠? 시아 언니는 화려한 것보다 단정하고 우아한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맞아. 시아는 얼굴이 참 곱잖니. 굳이 장식이 많지 않아도 예쁠 거야.”고미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드레스 사진을 저장했다.“역시 딸이 있으니까 좋구나.”고미혜는 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우리 주연이가 이렇게 든든한 딸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엄마!”주연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모녀는 서로를 바라보다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주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