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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Author: 꼬미 요괴
“응.”

지강산은 우울한 감정이 다시 올라온 줄 알고 옆 의자에 앉아 허리를 감쌌다.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혔다.

“잠깐 안고 있을게.”

지강산은 가느다란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고 머리카락의 향을 맡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말해 줘.”

허서령은 눈을 내리깔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강산 씨랑 같이 밥 먹으려고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잠깐 엎드려 있었어요.”

“뭘 해서 피곤했어? 아니면 이유 없이 몸이 지친 거야?”

“금자 아주머니님한테 요리 몇 가지를 배웠어요.”

허서령은 식탁 위의 음식을 가리켰다.

“제육볶음과 동그랑땡은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지강산은 음식을 한번 보고 그녀의 향긋한 뺨에 입을 맞췄다.

“대단한데? 보기에도 맛있어 보여. 이따 밥 두 그릇은 먹어야겠다.”

허서령은 웃었다.

“밥을 그렇게 많이 안 했어요.”

“밥이 부족해도 괜찮아. 네가 만든 요리를 전부 먹으면 되지.”

지강산은 다시 이마에 입을 맞춘 뒤 팔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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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12화

    지강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아주머니, 우리가 돌아온 게 그렇게 무서워요? 얼굴이 왜 그렇게 안 좋아 보이세요?”“아, 아니에요...”“편하게 계세요. 여기서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전화해도 됩니다. 그렇게 당황하실 필요 없어요.”“네, 도련님.”말을 마친 금자 아주머니는 몸을 돌려 부엌으로 향했다.지강산은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봤다. 눈 깊은 곳에 의문이 떠올랐고 시선도 무겁게 가라앉았다.허서령은 궁금한 듯 그를 바라봤다가 부엌으로 들어가는 금자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봤다.“왜 그래요?”“왠지 아주머니가 좀 이상해.”지강산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소파에 앉은 뒤 품에 끌어안았다.“뭐가 이상한데요?”“정확히 말은 못 하겠어. 그냥 느낌이 그래.”...한편, 다른 별장.지로운은 도은정과 함께 2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도미란은 집에 들어서는 순간 두 사람이 나란히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은정아, 네가 왜 여기 있어?”도은정은 당황한 기색으로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불안하게 말했다.“이모, 저... 사촌 오빠한테 할 말이 좀 있어서 왔어요.”“무슨 할 말?”도미란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나이까지 살면서 못 본 일이 뭐가 있겠는가. 이곳은 아들과 며느리의 신혼집이었다. 할 말이 있다 해도 거실에서 하면 될 텐데, 굳이 2층까지 올라갔다니.2층에는 전부 방뿐이었다.게다가 그녀는 아들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아들이 뭐든 다 잘했지만, 유독 여자를 밝히는 성격만큼은 늘 골칫거리였다.지로운은 태연하게 아래층으로 내려와 술장 앞으로 다가가, 작은 잔에 술을 따르고 한 모금 마신 뒤 물었다.“엄마, 무슨 일로 왔어요?”“한나는?”도미란이 물었다.“친구들이랑 해외여행 갔어요.”지로운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손가락 사이에 유리잔을 끼운 채 느긋하게 흔들었다.도미란도 소파에 앉아 가방을 툭 던지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허서령이 임신했어. 너도 빨리 한나랑 아이 만들어. 지씨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11화

    지강산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긴 머리카락을 따라 천천히 내려온 손이 목덜미에 닿았다. 그가 다정하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울심시 항공원의 프로젝트는 사실 아주 간단했어. 아무 엔지니어나 가도 되는 일이었지. 네 고향이 있는 도시라는 걸 알고 나서야 내가 전근을 신청한 거야.”허서령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지고 촉촉해졌다. 그녀는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난 친구가 부족한 사람도 아니고, 직장 동료와 깊게 사귀다가 형제처럼 지내는 일도 거의 없어. 그런데 우연히 한 번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백시욱이 동료들과 맞선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어.”“심인혜가 성격도 밝고 생김새도 귀엽다고 하면서, 같이 왔던 절친도 아주 예쁘다고 했지. 동료가 그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니까 백시욱이 네 외모와 직업, 이름까지 설명하더라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백시욱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어. 친구가 되고 싶었지.”“난 백시욱이 부르는 그런 어색한 술자리나 모임을 좋아하지 않아. 그래도 부를 때마다 갔어. 혹시라도 우연히 널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어. 널 다시 만난 날도 네가 반드시 올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 사실 그때 정말 많이 설렜어.”허서령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했다.“제가 보기엔 엄청 태연했는데. 그때 저를 모른다고까지 했잖아요.”지강산은 난감하게 웃었다.“내가 어디가 태연했어? 감정을 감추려고 계속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잖아. 그럼 내가 뭐라고 해야 했는데? ‘전 여자친구, 오랜만이야’라고? 그러면 네가 얼마나 난처했겠어. 다들 우리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얼마나 사귀었는지, 언제 헤어졌는지 꼬치꼬치 물었을 거야. 소유하도 있었고. 걔 입이 얼마나 독한지는 너도 알잖아.”허서령은 그때를 떠올리자 서운함이 다시 올라와 작게 중얼거렸다.“강산시는 입이 정말 독해요. 저한테 천박하다고 욕했잖아요.”지강산이 멈칫하며 의아하게 물었다.“내가 언제 너한테 천박하다고 했어?”“한 번은 저를 집에 데려다주다가 제가 살던 월세방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10화

    백시욱은 침묵했다. 그는 시선을 내리고 턱을 단단히 다문 채 뺨을 실룩였다.“백시욱 씨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인혜가 한마음으로 백시욱 씨를 따르도록 보장할게요.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을 거예요.”허서령은 씁쓸하게 웃으며 분노를 담아 말했다.“하지만 백시욱 씨는 생활에서 도움을 주지도 않으면서 전 여자친구와 연락까지 계속했어요. 몸으로 관계를 맺어야만 외도라고 생각해요? 여자에게는 마음의 외도가 더 큰 상처예요.”“허서령 씨...”백시욱은 힘없이 한 걸음 다가와 지친 듯 한숨을 쉬었다.“제가 잘못했다는 건 알아요. 인혜는 원래 서령 씨의 말을 잘 듣잖아요. 한 번만 더 설득해 줘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제 말을 들었다면 처음부터 백시욱 씨와 번개처럼 결혼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더구나 인혜는 이미 한 번 기회를 줬어요.”“저는...”백시욱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여 가슴에 쌓인 숨을 무겁게 내쉬었다.“인혜를 놓아줘요. 전 여자친구와 함께 살면서 그 여자아이를 키워 주고 성공의 발판이 되어 줘요.”허서령은 차갑게 말을 이어 갔다.“백시욱 씨의 전 여자친구에게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먹여 살려 줄 남자가 필요해요. 일에서 밀어주고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기꺼이 희생하고 문제를 처리하며 수족처럼 움직일 남자도 필요하죠. 백시욱 씨는 그런 호구 역할에 딱 어울려요.”허서령은 말마다 비꼬는 투를 담아 담담하게 끝낸 후 몸을 돌려 차에 탔다.그녀가 조수석에 앉자 지강산도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차는 백시욱의 곁을 지나 강령원 안으로 들어갔다.백시욱은 무거운 어깨로 짙푸른 하늘을 올려다봤다.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호구라고?’그랬다. 그렇게 비위를 맞추다가 결국 아내와 아이를 잃게 생겼다.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윤가온의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혹은 ‘정말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뿐인가?그 순간 갑자기 방향을 잃었다. 윤가온에게서 대체 무엇을 얻고 싶었던 건지도 알 수 없었다.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09화

    백시욱은 몸을 바로 세운 뒤 불쾌한 듯 혀로 뺨 안쪽을 밀었다.“그냥 물어보려고 한 것뿐인데 왜 그렇게 긴장해? 깨지기 쉬운 유리라도 돼?”지강산은 분노에 차 경고했다.“서령이가 무엇이든 넌 손대지 마.”백시욱은 차갑게 비웃으며 다시 한 걸음 물러났다.“이 정도면 됐어?”허서령은 지강산의 곁으로 가 백시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인혜는 정말 저를 찾아오지 않았어요. 저도 전화가 안 돼요. 아마 울심시로 돌아가 이혼 절차를 처리하고 있겠죠.”“이제 인혜가 저와 이혼하겠다고 했어요. 허서령 씨, 아주 많이 신나겠어요?”백시욱의 눈은 분노로 붉어졌다. 주먹을 꽉 쥐자 목의 핏줄이 불거졌다.허서령은 숨을 고르고 지친 듯 천천히 말했다.“기쁘지 않아요.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제 친구가 행복하게 결혼 생활을 하길 바랐어요. 하지만 백시욱 씨는 인혜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했어요. 백시욱 씨는 자격 없어요.”“외부인인 허서령 씨가 무슨 근거로 인혜가 행복하지 않다고 단정해요?”백시욱이 화를 내며 물었다.“백시욱 씨가 마음으로 바람을 피우고, 인혜를 울심시에 혼자 남겨 어르신과 어린아이를 돌보게 한 것만 봐도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허서령은 말을 이어 갔다.“결혼 전의 인혜는 매일 어디서 좋은 경치를 볼지, 뭘 먹을지, 어디서 쇼핑할지만 생각했어요.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이불과 깨끗한 방, 맛있는 음식이 있었죠. 자기가 번 돈은 자기가 쓰고, 부모님은 공주처럼 아껴 줬어요. 자유롭고 걱정 없이 살았다고요...”“허서령 씨...”말할수록 마음이 아파져 목소리에 슬픔이 섞였다.“인혜는 결혼하면 또 다른 따뜻한 행복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땠어요? 몇 달 된 아들 때문에 자유를 잃고 매일 밤을 새워 아이를 달랬어요. 낮에는 집안일과 육아뿐이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시어머니까지 따로 모셔야 했어요.”“백시욱 씨가 곁에서 부담을 나눠 주지 않는 것도 모자라 제산시에서 전 여자친구와 계속 엮여 있잖아요. 몸으로 바람을 피운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08화

    실제 사례에서는 우울증이 있어 임신 중에도 약을 먹었지만 건강한 아이를 낳은 임부가 많았다.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예도 있었지만 발육이 좋지 않은 예도 있었다.의사의 결론은 태아의 발육을 지켜보고 산전 검사를 빠짐없이 받으며 자연스럽게 경과를 보자는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허서령과 지강산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음을 짓누르던 돌도 마침내 내려갔다.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차가 강령원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낯익은 사람이 철문 앞에 서 있었다.지강산은 브레이크를 밟고 문 앞의 백시욱을 바라봤다. 눈빛이 어두워졌다.허서령도 궁금한 듯 그를 바라봤다.“백시욱이 왜 왔지?”“차에서 내리지 말고 기다려.”지강산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백시욱은 어두운 얼굴로 화를 잔뜩 품은 채 차 앞으로 다가와 허서령을 노려보며 소리쳤다.“허서령 씨, 제 아내와 아이 어디 있어요? 여기 있는 거죠?”지강산은 빠르게 다가가 그의 앞을 막았다.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네 아내와 아이는 우리 집에 없어.”백시욱은 차갑게 코웃음 치고 양손을 허리에 얹어 감정을 가라앉혔다. 분노를 억누른 채 한 글자씩 말했다.“강산아, 허서령 때문에 우리 가정이 깨지게 생겼어. 네가 좀 말려 주면 안 되냐?”지강산은 이미 그에게 모든 인내심을 잃었다. 몹시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가정이 깨지는 건 네 잘못이야. 서령이와는 아무 상관도 없어.”“허서령이 인혜에게 말하지 않고, 옆에서 부추기고, 일부러 이간질하지 않았으면 인혜는 내가 가온이와 만나는 것도 몰랐어. 이런 사소한 일을 신경 쓰지도 않았을 거라고.”지강산은 화가 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짜증이 치밀어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허서령에게도 말 못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난 너한테 그 여자 험담을 한 적이 없어.”백시욱은 차 안의 허서령을 가리키며 지강산에게 분노에 차 따졌다.“남아선호가 심한 엄마, 피를 빨아먹는 남동생, 감옥에 간 아버지가 있다는 거 내가 말했어? 우울증이 있다는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07화

    지강산의 일과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허서령의 마음은 계속 불편했고 죄책감이 들었다.“강산 씨, 정말 강산 씨와 아이에게 미안해요. 아버지 때문에 두 사람이...”지강산이 말을 잘랐다.“그건 네 아버지의 잘못이야. 너와는 상관없어.”“어떻게 상관이 없겠어요?”허서령은 고개를 숙이고 눈가에 남은 눈물을 닦았다. 감정은 가라앉아 있었다.“강산 씨가 가질 수 있었던 좋은 앞날과 미래가 저 때문에 분명히 영향을 받고 있잖아요. 제가 강산 씨의 발목을 잡았어요.”지강산은 일어나 그녀의 옆에 앉고 허리를 감싸 자신의 허벅지 위로 끌어당겼다.허서령은 그의 무릎에 앉아 자연스럽게 가슴에 기댄 채 말이 없어졌다.지강산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정수리에 입술을 대 깊게 입을 맞췄다. 가슴속의 흥분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강산 씨...”허서령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항우울제를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아이가 건강할까요?”지강산의 몸이 굳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한참 뒤 그는 다정하게 달랬다.“두려워하지 마. 괜찮을 거야. 내일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물어보자.”그때 금자 아주머니가 다가와 예의 바르게 말했다.“대표님, 사모님, 축하드립니다. 한의사 선생님이 처방하신 유산 방지 환약을 지금 드릴까요?”지강산이 대답했다.“가져다주세요.”금자 아주머니는 따뜻한 물과 포장을 뜯은 환약을 가져왔다.허서령이 약을 먹는 동안 지강산은 금자 아주머니에게 당부했다.“아주머니, 서령이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네, 알겠습니다.”금자 아주머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의사가 처방한 유산 방지약은 씹어서 삼키는 쓴 환약이었다. 맛이 쓰고 떫었다.허서령은 너무 힘들어 얼굴을 찡그렸다.지강산은 컵을 그녀의 입가로 가져가 물을 먹여 주며 금자 아주머니에게 말했다.“사탕도 좀 가져다주세요.”허서령은 물을 다 마시고 서둘러 막았다.“사탕은 필요 없어요.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지강산은 컵을 금자 아주머니에게 건네고 그녀의 입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화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3화

    지강산이 몸부림치는 허서령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 벽에 고정시킨 뒤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키스를 퍼부었다.참아왔던 눈물이 허서령의 감긴 눈꺼풀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지강산은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허서령이 그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윽.”날카로운 통증에 지강산이 입술을 뗐다.허서령이 기억하는 지강산은 언제나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이토록 사납게 구는 건 분명 그녀를 뼛속 깊이 증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에 허서령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지강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2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지강산이 앞에 놓인 술잔을 들더니 단숨에 비워냈다.뽑은 벌칙 대신 술을 택했다. 그 누구와도 키스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이었다.주변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유하가 티슈를 던지면서 씩씩거렸다.“재미없어, 정말.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지강산이 한숨을 무겁게 내뱉으며 술기운을 눌러 내렸다.게임이 계속되었다. 술병이 여러 번 돌고 돌아 마침내 허서령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벌칙이 지나칠까 봐 두렵기도 했고 술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진실을 말하는 걸 선택할게요.”그러자 소유하가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화

    지강산과 함께한 4년은 허서령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이별 후 허서령은 5년을 울며 보냈다.매일같이 눈물을 쏟은 건 아니었지만 지강산을 떠올리기만 하면 마음속에 장마라도 진 것처럼 축축하고 눅눅한 비가 내렸고 이내 눈시울도 뜨겁게 젖어 들곤 했다.살면서 지강산을 다시 마주하게 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백시욱이 주선한 술자리.떠들썩한 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석에 이끌리듯 허서령의 시선이 익숙한 얼굴에 닿았다.그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말 해일이라도 밀려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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