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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
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
Author: 꽃길

제1장

Author: 꽃길
“혁아, 강요나는 아직도 질리지 않았어? 너랑 벌써 7년은 되지 않았나?”

“그러게. 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그런 애 너 주위에 널리고 널렸잖아.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 거야?”

막 문을 들어서려던 강요나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말하던 사람들을 훑어본 뒤 시선은 곧 이혁 쪽으로 향했다.

그는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서 긴 손가락으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입가에는 미묘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걔 몸에 밴 빈티 나는 냄새겠지.”

순간 방 안이 폭소로 터졌다.

“빈티 나는 냄새? 그게 어떤 냄새인데? 혁아 말해 봐봐…”

조롱 섞인 농담은 귀에 거슬렸다. 그들은 신나게 떠들어댔고 아무도 문 앞에 서 있는 강요나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입꼬리에 희미한 냉소가 걸려 있을 뿐이었다.

7년 전 그녀가 18살 때 학교 등록금 때문에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이혁은 바의 단골 손님이었다. 그의 곁에는 늘 예쁜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를 만나려 했다. 강요나는 그가 자기 얼굴을 보고 만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 됐다. 그녀를 만나는 이유는 그녀가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듣기 거슬렸지만 강요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녀가 이혁을 만나는 이유도 돈 때문이니까.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그걸 잊지 않은 자기 자신이 너무 대견했다.

강요나가 안으로 들어서자 떠드는 소리는 뚝 끊겼다. 다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 누구의 눈도 쳐다보지 않고 가장 눈에 띄는 한 남자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검은색 실크 셔츠, 반 쯤 풀린 단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소매. 차갑게 흰 피부는 흐릿한 조명 아래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혁은 이가의 후계자다. 곁에 있는 여자는 옷 갈아입듯이 바뀌었다. 그 어느 여자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강요나를 7년 동안 곁에 두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 갈 줄은 그녀 자신도 몰랐다.

보통 부부나 연인들도 7년이면 권태기가 오기 마련인데 그가 아직 질리지 않았다니.

물론 이 7년 동안 처음 몇 달 말고 그가 그녀를 찾은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4년 전인가 그는 거의 1년 반 동안 그녀를 찾지 않았다. 그 시기 마침 그녀도 이혁 모르게 조용히 큰일 하나를 치렀다.

하지만 최근 반년 사이 그는 다시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를 찾아왔다. 틈만 나면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툭하면 실검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요나는 이혁 앞으로 다가갔다. 흰 실크 블라우스 아래에 엉덩이까지 오는 검은색 실크 스커트. 요염한 실루엣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거기에 흠잡을 데 없는 얼굴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강요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사람을 홀리는 눈매로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고 하지 않았어?”

이혁의 어두운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났다. 검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움츠러들었다. 그는 잔에 든 술을 흔들더니 그녀 쪽으로 내밀었다.

“대신 마셔 줘.” 그녀는 받지 않았다.

“오늘은 … 속이 좀 안 좋아.”

“… 그래?” 그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끝을 끌었다. 그는 고개를 젖혀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꿈틀거리는 목울대. 지나치게 관능적이었다.

“이혁, 오늘 제대로네. 이건 술김에 한 판 하겠다는 건가?” 누군가 음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느긋하게 일어섰다.

그 순간 강요나의 손이 잡혔다. 그녀는 그대로 밖으로 끌려 나왔다. 그는 그녀를 복도 벽에 밀어 붙였다.

차가운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 조명 아래 그녀의 작은 얼굴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났다. 이혁의 시선이 파운데이션으로 가려진 희미한 손자국에 멈췄다.

“누가 그랬어?”

역시 그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강요나도 숨길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

“오늘 나랑 마지막 식사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오늘 그녀를 때린 사람은 이혁의 약혼녀였다. 맞았을 당시 강요나도 손을 들어올렸지만 이내 내렸다. 맞은 이 한 대를 돌려줄 수도 있었지만 돌려준다고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맞은 거 차라리 남겨 두는 게 낫다. 이혁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이혁의 손등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스쳤다. 붓기는 사라졌지만 손길이 닿자마자 아픔이 느껴졌다. 강요나는 움찔했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파.”

“5000만.” 이혁은 손을 거두며 숫자를 말했다.

강요나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역시 이 뺨을 돌려주지 않은 게 맞았다. 눈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좋아.” 이혁은 기쁨을 전혀 숨기지 않은 그녀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가자.”

강요나가 그의 돈을 탐한다는 걸 그는 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탐욕이 솔직해서 싫지 않았다. 오히려 돈을 원하면서도 애매하게 구는 애들이 더 싫었다.

“어디로 가는데?” 강요나는 몸을 바로 세웠다.

“우리 집.” 강요나는 깜짝 놀라며 따라붙었다.

“날 이가 댁으로 데려간다고?”

“왜? 싫어?”

가늘게 뜬 이혁의 눈에서 위압감을 느낀 그녀는 바짝 긴장했다.

그녀와 같은 애는 밖에서 갖고 노는 심심풀이 대상일 뿐이다. 이렇게 숨어 지내도 따귀를 맞는 판에 집안까지 발을 들인다니. 이건 스스로 목숨 거는 일이다.

게다가 7년 동안 단 한 번도 데려간 적이 없는 곳이다. 이 타이밍에 왜 갑자기 이런 선택을 하지? 강요나는 그의 의도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강요나는 불안한 기색을 숨기고서는 장난스럽게 떠봤다.

“마지막 만찬을 이가에서 먹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그냥 안 먹어도 돼. 꺼지라고 하면 여기서 꺼질 수 있어.”

그에게는 약혼녀가 있으며 결혼 날짜까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름도 없고 명분도 없는 그녀는 이제 물러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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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강요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침묵 속에서 이혁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아무것도 아니라며? 왜 말을 못 해?”강요나는 가슴에 난 구멍으로 찬 바람이 들락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몸까지 굳어 버린 듯했고 입술을 꾹 다문 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말해야 오해하지 않을지 생각하고 있는 중이거든.”“그럼 잘 생각해서 말해 봐.” 이혁의 말엔 음산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강요나의 온몸이 긴장으로 달아올랐다. 등과 귀 뒤에 순간적으로 땀이 배어 나왔다. 그녀는 일부러 화난 척 그의 가슴을 한 번 쳤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무슨 사기꾼이냐? 매일 너 속이게?”이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강요나는 귀 뒤로 흐르는 땀이 간질거리는 것까지 느껴졌다. 이렇게 질질 끌수록 그가 더 많은 생각을 할 거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다.결국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과거는 그가 마음만 먹으면 다 알아낼 수 있는 일이었다.“내가 입학 첫날에 주진석을 처음 만났어. 그땐 그가 교수인 줄도 몰랐어.”강요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날은 휴대폰이랑 가방을 도둑맞았거든. 가방 안엔 신분증이랑 입학 통지서까지 들어 있었는데 말이야. 너무 막막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우연히 그를 만났어…그는 분실물 공지를 도와줬고 학교 측과 연락해 입학 수속도 해결해 줬지. 결국 휴대폰과 가방은 찾지 못했지만 그가 새 휴대폰을 사줬어. 그렇게 우리는 알게 됐어.”강요나는 말을 하면서도 계속 이혁의 표정을 살폈다.하지만 그는 얼굴에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았다.강요나는 어쩔 수 없이 사실 그대로 계속 말했다.“그땐 몰랐어. 주진석이 지금 너처럼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다는 걸. 내가 그와 자주 다니는 걸 보고 다른 여자애들이 엄청 질투를 많이 했어. 그래서 사람들이 나랑 그가 사귄다는 소문을 내서 퍼뜨렸지.”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숨이 목구멍에 걸린 듯 답답해졌다.그녀는 그의 무릎 위에 올려 둔 손으로 그를 꼭 붙잡았

  • 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   제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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