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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심해의 청소부 1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2 00:39:45

하숙집 아침 식사 시간.

오늘의 메뉴는 맑은 순두부찌개와 바삭하게 구운 재래김.

몽글몽글한 순두부에 간장 양념장을 끼얹어 밥에 비벼 먹으면 그만한 밥도둑이 없다.

​"많이 묵어라. 오늘 비 온다 카드라. 우산 챙기라."

​최 여사님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를 내주시며 말씀하셨다.

창밖을 보니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었다. 부산의 겨울비라. 뼈가 시리겠군.

​"전 괜찮습니다. 어차피 물에 들어갈 거라서요."

"물? 또 출동이가?"

​성배 아저씨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었다.

지난 월요일, 내가 S급을 때려눕힌 이후로 동네 사람들의 걱정은 '우리 태수 다치면 어쩌나'에서 '우리 태수가 실수로 누구 죽이면 어쩌나'로 바뀌었다. 물론 내 앞에서는 티를 안 내지만.

​"별거 아닙니다. 그냥... 쓰레기 분리수거 좀 하고 오려고요."

"쓰레기?"

"예. 저번에 얼려버린 놈, 뒤처리 좀 하라고 해서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밥을 한 숟갈 떴다.

하지만 속사정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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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61화: 신살자의 유산 2

    뇌전의 군주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거다. 두 힘이 합쳐지면 [무한 동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놈은 그걸 이용해 지구를 정복하려 했던 것이다.​"하지만 놈은 한국에 상륙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벽을 만났소. 바로 주지헌과 그의 아내였지. 그 두 사람은 SSS급 듀오였으니까."​리 웨이가 말을 이었다.​"'천상의 징벌'까지 동원해 심각한 타격을 받은 그놈은 궁지에 몰려, 품고 있던 빙결의 핵을 꺼내 강제로 폭주시켰소. 자폭에 가까운 에너지가 터져 나오려 했지. 그때 주지헌이 결단을 내렸소."​"......희생(Sacrifice)인가요."​"그렇소. 아내를 매개체로 삼고, 자신의 생명력까지 모두 쏟아부어 금기의 기술을 발동 가능케 했던 것... 바로 그것이 [신살창(神殺槍) - 브류나크]."​신살창.이그니스가 말했던 그 무기.​"그 창이 뇌전의 군주의 머리를 꿰뚫었소. 군주는 쓰러졌고, 그 여파로 주지헌 부부도..."​리 웨이가 씁쓸한 표정으로 잔을 비웠다.​"하지만 문제가 남았소. 뇌전은 잡았지만, 폭주하기 시작한 [빙결의 핵]은 파괴되지 않았던 거요. 그대로 두면 남은 에너지가 폭발해 부산을 얼려버릴 상황이었지.""그래서요? 어떻게 됐습니까?"​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주지헌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선택을 했소. 당시 폐허 속에... 기적적으로 숨이 붙어있던 어린아이가 하나 있었지. 고아로 보이는 소년이었소."​"......!"​"그는 그 아이의 단전에 빙결의 핵을 봉인했소. 아이의 향후 각성자로서 생체 시간을 동결시켜 목숨을 부지하게 하는 동시에, 핵의 폭발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었지.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오."​역시...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10년 전, 내가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이유.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내가 능력을 쓰지 못하는 '빙신'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이유.그게 다 봉인 때문이었다.​주지헌.그는 나를 살린 은인이자, 나에게 이 가혹한 짐을 지운 장본인이었다.​"알려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60화: 신살자의 유산 1

    ​전투가 끝난 바다는 고요했다.이그니스가 사라진 자리에는 시커멓게 타버린 구름만이 남아 있었고, 펄펄 끓던 바닷물은 이제 식어서 짙은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후우..."​나는 레비아탄의 조종석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긴장이 풀리자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빙정과 뇌정을 동시에 돌려 '영구 동토'를 만드는 짓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혈관에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를 원액으로 주사한 기분이랄까.​[형님. 나 얼굴 흘러내린다. 성형 좀 해야겠는데.]​레비아탄이 울상인 목소리로 말했다.외부 카메라로 기체 상태를 확인해보니 가관이었다.이그니스의 태양 불꽃에 노출되었던 장갑판이 촛농처럼 녹아내려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 멋지던 흑기사의 폼은 어디 가고, 다 녹은 초콜릿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야, 멋있는데 왜. 빈티지하고 좋네. 역전의 용사 같잖아."[놀리지 마. 나 지금 심각해.]​레비아탄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가라앉아 있었다. 단순히 외관 때문만은 아니었다.​"아까 그 빨간 놈(이그니스)이 한 말... 진짜일까?"​-'신살창을 든 그 인간 놈에게 목이 따이더니, 껍데기만 남아서 노예가 되었느냐?'-​이그니스의 조소.그것은 레비아탄, 아니 '뇌전의 군주'의 잃어버린 기억을 건드린 모양이었다.​"나 진짜 걔한테 죽어서 노예 된 거야? 기억이 안 나는데... 기분이 더러워. 왠지 내가 대장이었던 것 같은데... 억울해.""노예는 무슨."분명 뇌전의 군주는 '천상의 징벌'에 의해 제압되었다고 알고 있었다.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내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듯 머리를 흔들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계기판을 톡톡 두드렸다.​"대장이면 뭐 하냐? 다 지난 일이다. 넌 지금 내 파트너고, 오늘 밥값 제대로 했다. 그거면 된 거야."[......]"그리고 생각해 봐. 네가 그때 안 죽고 계속 괴수로 남았으면, 지금쯤 나한테 얼려져서 횟감이 됐을걸? 차라리 지금이 낫지."[...그건 그렇네.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59화: 진정한 주인 2

    얼음으로 불을 끈다? 안 된다. 화력 차이가 너무 심하다. 물을 부어봤자 증발할 뿐이다.그렇다면.​'불을 끄는 게 아니라... 불이 탈 수 없게 만들면?'​연소의 3요소. 연료, 산소, 그리고 발화점.놈의 불꽃은 마력을 연료로 쓴다.그렇다면 그 마력 자체를 [동결]시켜버리면 된다.​"레비. 네 심장, 나한테 다 줘."​"뭐? 미쳤어? 그러다 형님 몸 터져!""안 터져. 내가 누구냐. 하숙집 가장이다."​나는 크게 마른세수를 한번 하고, 콕핏의 안전장치를 해제했다.내 뱃속의 빙정, 그리고 레비아탄의 뇌정.두 개의 엔진을 하나로 합친다. [직렬연결].​"간다."​우우우웅-!!!​레비아탄의 심장에서 뽑아낸 막대한 전기에너지가 내 몸으로 흘러들어왔다.혈관이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나는 그 에너지를 그대로 방출하지 않고, 내 단전의 빙정으로 쑤셔 넣었다.​[초전도 냉각 (Superconducting Cooling)]​전기와 냉기가 융합하며,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르는 새로운 에너지가 탄생했다.​레비아탄의 기체 색깔이 변했다.보라색 아우라가 사라지고, [창백한 백색(Pale White)]이 기체를 감쌌다.죽음의 색이자, 절대적인 정지의 색.​[심해의 권능: 영구 동토 (Permafrost)]​"꺼져라."​나는 이그니스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닿는 공간의 시간마저 얼려버리는 절대영도의 파동.​콰아앙-!​백색 파동이 붉은 태양 불꽃과 충돌했다.​치이이익-​소름 끼치는 소리가 났다.이그니스의 프로미넌스가, 타오르던 형상 그대로 '얼어붙은 불꽃'이 되어 바스러졌다.열기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서늘한 냉기가 들어찼다.​"호오?"​이그니스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어졌다.그의 불꽃이 먹히지 않은 건 처음인 듯했다.​"잡았다."​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레비아탄을 가속했다.백색으로 빛나는 주먹이 이그니스에 꽂혔다.​콰직!!​"크윽!"​이그니스가 뒤로 밀려났다.그의 붉은 갑주에 금이 가고, 입가에서 푸른 피가 흘러내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58화: 진정한 주인 1

    ​"끝난 게 아니야."​류지가 검을 고쳐 쥐며 낮게 읊조렸다.그의 말대로였다.쌍둥이 군주는 거대한 얼음 조각상이 되어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었지만, 저 멀리 솟아있는 [테라포밍 기둥]은 여전히 건재했다.아니, 오히려 더 흉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우우웅-!​기둥 표면의 붉은 살점이 맥박 치듯 꿈틀거렸다.마치 거대한 알처럼.​[형님. 에너지 수치가... 측정 불가야. 저 안에 있는 거, 단순한 마석이 아니야. 생명체야.]​레비아탄의 목소리가 떨렸다.Z급 기체조차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고밀도 에너지.​쩍-!​기둥의 외벽이 갈라졌다.용암이 흘러내리듯 붉은 빛이 새어 나오더니, 기둥 전체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갔다.자욱한 수증기와 붉은 안개.그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거대한 괴수? 아니었다.산맥만 한 덩치를 예상했던 내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저벅. 저벅.​안개를 헤치고 나온 것은, 고작 2미터 남짓한 인간형의 존재였다.전신을 감싼 붉은색 판금 갑주. 투구 틈새로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 안광.등 뒤에는 불꽃으로 이루어진 망토가 날개처럼 일렁이고 있었다.​[식별 코드: 제2 군단장][염마(Flame Demon) - 이그니스 (Ignis)]​"작네?"​내가 무심코 중얼거렸다.​"작다고 얕보지 마라. 기운이... 압축되어 있다."​류지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그때, 놈이 입을 열었다.​"시끄럽군."​정확한 발음. 인간의 언어였다.레비아탄의 통역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뇌리에 꽂히는 목소리.​"내 정원지기들(쌍둥이)을 부순 게 네놈들인가? 장난감치고는 제법이구나."​놈이 죽은 쌍둥이 군주의 얼음 조각상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마치 부서진 장난감을 보는 아이처럼, 슬픔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말을 해? 이거 장르가 바뀌는데?"​내가 당황하는 사이, 류지가 먼저 움직였다.​"요물이 혀를 놀리는군!"​팟-!​류지가 허공을 박차고 날아올랐다.상대가 인간형이라면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57화: 춤추는 칼날, 노래하는 뇌전 2

    놈의 머리가 빙하 바닥에 처박혔다. 턱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용암 튀고, 얼음 조각 튀고, 난리도 아니었다.​"어때요, 아저씨. 제가 좀 더 빠르죠?"​내가 스피커로 류지를 도발했다.류지가 쳇, 하고 혀를 차려는 순간.​쿠르릉!​처박혀 있던 파이로와, 등껍질이 깨진 옵시디언이 동시에 울부짖었다.놈들의 눈빛이 변했다. 생존 본능이 발동한 것이다.​두 마리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동료애? 아니, 융합이었다.​철컥- 치이익!​옵시디언이 몸을 웅크려 방어 태세를 취하자, 파이로가 그 위에 올라탔다.검은 장갑차 위에 붉은 포탑이 올라간 형상.파이로의 용암이 흘러내려 옵시디언의 깨진 등껍질을 메우고, 더 단단하고 뜨거운 [용암 전차]가 되었다.​"키에에에엑!!"​놈들이 동시에 포효했다.엄청난 열기가 뿜어져 나오며, 내가 만든 빙하 필드가 급속도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발 디딜 곳이 사라지고 있었다.​"이런 젠장. 합체 로봇은 내 로망인데. 감히 괴수 따위가?"​빙하가 쩍쩍 갈라지며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류지가 밟고 있던 얼음 조각도 녹아내렸다.​"발판이 사라진다. 네놈의 얼음, 이게 한계냐?"​류지가 허공을 밟으며(경공술) 내 쪽으로 튀어왔다.​"그럴 리가요. 리필해 드립니다."​쾅!​레비아탄이 발을 구르자, 녹아내리던 빙하가 다시 두껍게 얼어붙었다.하지만 놈들의 열기가 워낙 강해서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았다.​"합체하니까 단단하고 뜨겁군. 내 검으로 껍질은 깔 수 있지만, 그 안의 심장까지 닿으려면 틈이 부족해."​류지가 냉정하게 분석했다.옵시디언의 방어력에 파이로의 열기 장막까지 더해지니, 접근해서 베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그럼 이렇게 하죠."​나는 레비아탄의 오른팔을 변형시켰다.손이 사라지고, 거대한 드릴 형태의 파츠가 회전하기 시작했다.​"아저씨가 껍질 좀 까주세요. 길만 터주면 제가 뚫어버립니다.""호오. 나보고 조연을 하라?"​류지의 입꼬리가 비틀렸다.기분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56화: 춤추는 칼날, 노래하는 뇌전 1

    [남중국해 빙하 필드]​쿠구구구-!!​내가 만든 거대한 얼음 대륙 위에서, 3km짜리 괴물 두 마리가 동시에 포효했다.그 소리에 빙하가 쩌적 갈라지고, 주변의 바닷물이 튀어 올랐다.보통 헌터라면 오줌을 지리고 도망갔을 광경이지만, 내 옆에 있는 아저씨는 달랐다.​"흥. 덩치만 컸지 굼뜨군."​카미키 류지.낡은 도복을 입은 이 중년의 검객은, 3km짜리 괴수를 보고도 '굼뜨다'고 평가했다.SS급의 패기인가, 아니면 그냥 성격이 더러운 건가.​"갑니다, 아저씨! 내기 잊지 마요!""짖지 마라, 애송이. 내 칼이 더 빠르다."​팟-!​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류지의 모습이 사라졌다.아니, 사라진 게 아니다.내 Z급 동체 시력으로도 잔상만 겨우 보일 정도의 초고속 이동.그는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검은 도마뱀 [옵시디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키에에엑!"​옵시디언이 반응했다.놈이 꼬리를 휘둘렀다. 꼬리 끝에 달린 거대한 흑요석 철퇴가 공기를 찢으며 날아왔다.스치기만 해도 항공모함이 두 동강 날 위력.​하지만 류지는 피하지 않았다.그저 검자루에 손을 올리고, 한 걸음 더 내디뎠을 뿐.​발도(拔刀).​챙-!​맑은 금속음이 전장을 울렸다.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투욱.​옵시디언의 거대한 꼬리 끝부분, 집채만 한 철퇴가 깔끔하게 잘려 얼음 바닥으로 떨어졌다.절단면이 거울처럼 매끄러웠다.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하다는 흑요석 비늘을, 마치 두부 자르듯 베어버린 것이다.​"와... 미쳤네."​레비아탄 콕핏 안에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저게 사람인가? 기계인 나보다 더 기계 같다.마력 포격도 아니고, 그냥 쇠붙이 하나로 저런 절단력을 낸다고?​"크르르...!"​꼬리가 잘린 옵시디언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몸을 웅크렸다.그러더니 팽이처럼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등껍질에 돋아난 날카로운 가시들이 전기톱처럼 돌아갔다.​[죽음의 팽이 (Death Spinner)]​빙하를 갈아버리며 류지를 향해 돌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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