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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비밀은 우리끼리만 1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8-11 16: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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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 1층 부엌은 전쟁터 같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자자, 퍼뜩 안 앉나! 국 식는다!"

​최 여사님의 호령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그릇들이 식탁 위로 착착 배달되었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콩나물국.

어제 삼겹살에 소주로 달린 식구들을 위한 최 여사님의 자비로운 해장 밥상이었다. 맑은 국물에 송송 썬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팍팍 뿌려,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비주얼.

​"잘 먹겠습니다!"

​희선이와 히나, 하루 씨, 철수, 그리고 성배 아저씨까지.

모두가 숟가락을 들고 국물을 후루룩 들이켰다.

​"크아... 시원하다! 이모, 국물 직이네예!"

"많이 무라. 북어포도 넣었다."

​왁자지껄한 아침 식사 시간.

그런데 숟가락 하나가 놀고 있었다.

식탁 가장 끝자리, 밥그릇은 고봉으로 퍼져 있는데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야는 와 안 나오노?"

​최 여사님이 국자로 냄비 뚜껑을 탕탕 두드렸다.

​"태수 이 문디 자슥,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자나! 군대 간 놈이 빠져가꼬!"

​평소라면 당장 2층으로 쳐들어가 등짝을 후려쳤을 최 여사님이지만, 오늘은 엉덩이만 들썩거릴 뿐 올라가질 않으셨다.

식탁에 앉은 다른 사람들도 숟가락질을 멈추고 서로 눈치만 봤다.

​"이모, 냅두소. 오빠 어제... 많이 피곤했을 낀데."

​희선이가 콩나물을 건져 먹으며 슬쩍 운을 뗐다.

​"맞습니다. 태수 씨 어제 밥 먹다 기절했잖아요. 좀 더 자게 두시죠."

​하루 씨도 거들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이다. 어제 그가 겪은 일이 단순한 '훈련'이나 '당직' 수준이 아니라는 걸.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그 '파란 로봇'의 파일럿이 겪었을 사투를, 그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

​상석에 앉은 할머니가 조용히 국물을 뜨셨다.

​"냅둬라."

​할머니의 한마디에 식탁이 조용해졌다.

​"어제 욕봤다 아이가. 사람이 죽다 살아오믄 잠이 쏟아지는 법이다. 깰 때까지 냅둬라."

그저 빈자리에 놓인 식은 밥그릇 위로 뚜껑을 덮어줄 뿐이었다.

​*

​식사가 끝나고 설거지까지 마친 후.

'별다방' 셔터가 반쯤 내려진 채, 가게 안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긴급 반상회. 혹은 [태수 지키기 위원회] 발족식.

​멤버는 주미혜 사장, 세탁소 김성배, 김희선, 타치바나 자매.

​"확실합니까?"

​성배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테이블 위에는 뉴스 속 '레비아탄'의 흐릿한 캡처 사진이 놓여 있었다.

​"확실해. 내가 봤어."

​히나가 딸기 스무디 빨대를 질겅질겅 씹으며 대답했다. S급의 눈빛이 번뜩였다.

​"어제 그 로봇이 착지했을 때, 콕핏 틈새로 뿜어져 나오던 마력 파장... 그건 태수 오빠 냄새였어. 내 코는 못 속여."

"냄새라니, 히나야. 표현이 좀..."

"아니, 진짜라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빠 뱃속에 있던 그 얼음 덩어리(빙정). 그 차가운 기운은 전 세계에 오빠 하나뿐이야."

​S급의 증언. 더 이상의 검증은 필요 없었다.

성배 아저씨가 마른세수를 했다.

​"하이고... 그기 진짜가. 우리 동네 '최종 빙신' 태수가, 그 뉴스에 나오는 슈퍼히어로라 이 말이가?"

"아저씨, 밖에서 '빙신' 소리 절대 하지 마세요. 어제 뉴스에서 Z급이래요. 무려 첫 등장한 Z급!"

​미혜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녀의 표정은 복잡했다. 놀라움, 걱정, 그리고 숨길 수 없는 묘한 뿌듯함.

​"문제는 지금부터예요."

​미혜가 팔짱을 끼며 결연하게 말했다.

​"지금 전 세계가 태수를 찾고 있어요. 청와대, 펜타곤, 심지어 중국 쪽 브로커들까지 부산에 깔렸다는 소문이에요. 만약 태수가 그 파일럿이라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요?"

​"뭐... 영웅 대접 받겠지? 돈방석에 앉고 CF도 찍고."

​희선이의 순진한 말에 히나가 혀를 찼다.

​"꿈 깨, 언니. 영웅? 처음엔 그렇겠지. 하지만 곧 지옥이 될걸? 정치인들이 이용해 먹으려 들 거고, 해외에서 납치하려고 용병 보낼 거고, 파파라치들이 하숙집 담장 넘어서 팬티 색깔까지 찍어갈걸요? 태수 오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다?"

​"귀찮은 거."

​모두가 동시에 대답했다.

태수는 평범하게 살고 싶어 했다. 하숙집에서 밥 먹고, 미혜네 가게에서 커피 마시고, 제대하면 그냥 조용히 사는 게 꿈인 소박한 남자다.

​"그라믄 우짜노?"

"우리가 지켜줘야죠."

​미혜가 테이블을 탁 치며 선언했다.

​"이 동네에서 태수의 정체를 눈치챈 건 우리 다섯뿐이에요. 다들 입단속 철저히 하세요. 기자들이 와서 물어봐도 우린 아무것도 모르는 겁니다. 태수는 그냥... 하숙집 사는 백수 군인인 거예요."

​"그기야 당연하지! 어떤 놈이 와서 캐물으믄 내가 스팀 다리미로 면상을 고마 확 쌔리 다리뿔라카이!"

"저도 학교 가서 입 다물게요. 오빠 괴롭히는 놈들은 다 묻어버릴 거야."

​[태수 지키기 위원회].

부산 달동네 어벤져스의 결성이었다.

*

​한편, 그 시각 태수의 방.

주인공은 이불을 둘둘 말고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문제는 그의 손목에 채워진 스마트워치였다.

​지잉- 지잉-

​화면이 혼자 켜지더니, 도트 그래픽의 뱀 대가리가 나타났다.

​[아, 심심해. 배고파. 형님은 일어날 생각도 안 하고.]

​레비아탄이었다.

녀석은 태수의 생체 리듬을 체크하다가 하품을 했다.

​[배터리 12%... 위험한데. 형님이 일어나서 전기를 줘야 하는데.]

​심심해진 녀석은 태수의 생체 데이터를 해킹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의 심박수 로그 데이터.

​[데이터 분석 중...]

[특이점 발견: 특정 대상 접근 시 심박수 15% 상승.]

[대상: '별다방 누나(미혜)'.]

​레비아탄의 도트 눈이 장난스럽게 빛났다.

​[호오? 형님이 이 여자 앞에서만 반응하네? 이게 그 '사랑'인가 뭔가 하는 건가?]

​인공지능의 논리 회로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형님이 자느라 전기를 못 주면, 이 여자가 주면 되나? 인간끼리의 '충전' 방식이 따로 있는 건가?]

​녀석은 태수의 폰을 원격 제어해 문자 메시지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인간의 미묘한 언어적 뉘앙스를 1도 모르는 상태로, 아주 '직관적인'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수신자: 별다방 누나]

[내용: 누나. 지금 내 몸이 너무 뜨거워. 어제 무리했더니 방전됐나 봐. 빨리 채워줘. 누나 가게로 갈게.]

​전송 버튼이 눌러졌다.

그것이 불러올 대참사는 꿈에도 모른 채, 태수는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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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7화: 통제 1구역 2

    ​일요일 아침.​"와! 대박! 여러분 보입니까! 저게 어제 Z급이 잡은 괴수랍니다!""좋아요, 구독 누르시면 제가 저기까지 가서 이빨 만져보겠습니다!"​일요일 아침부터 하숙집 골목 입구가 시장통이 되었다.어제 도망갔던 뉴튜버들은 약과였다. '괴수 출현'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아이고 머리야... 소금을 가마니로 뿌려야 되나."​최 여사님이 이마를 짚으셨다.어제 3중 방어선으로도 감당이 안 될 물량이었다. 드론이 파리 떼처럼 윙윙거리고 있었다.​"나가서 다 뽀사뿔까?"​희선이가 건틀릿을 끼려는데, 그때였다.​두두두두두-!​하늘에서 헬기 소리가 들리더니, 골목 입구 쪽에서 육중한 엔진 소리가 땅을 울렸다.​끼이익-!​거대한 [군용 트럭]과 [K-808 장갑차]가 진입로를 틀어막았다.트럭 짐칸에서 검은색 대테러복을 입은 완전 무장 병력들이 쏟아져 나왔다.[SDT (특수임무대)]와 헌병대였다.​"뭐, 뭐야? 군대?""야, 카메라 끄라는데?"​뉴튜버들이 당황해서 웅성거렸다.장갑차 위에서 확성기를 든 지휘관이 방송을 시작했다.​"알립니다. 현 시간부로 이 지역은 [국가 1급 보안 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엄숙하고 단호한 목소리.​"거주민을 제외한 모든 외부인은 즉시 해산하십시오. 불응 시 [군사기밀보호법] 및 [통합방위법]에 의거하여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아니, 그런 게 어딨어요! 국민의 알 권리가 있지!"​눈치 없는 뉴튜버 하나가 카메라를 들이밀며 저항했다.그러자 SDT 요원 두 명이 순식간에 그를 제압하고 팔을 꺾었다.​"아악! 이거 놔! 나 100만 뉴튜버야!!""군사 지역 무단침입 및 촬영. 장비 압수하고 연행해."​짤없었다.카메라는 박살 났고, 뉴튜버는 질질 끌려갔다.금융 치료? 아니, 이건 법적 치료(인실좆)였다. 징역 5년 이하의 짜릿한 맛.​"와... 쎄다."​창문 틈으로 보던 희선이가 입을 딱 벌렸다.나머지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썰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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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직장인에게는 꿀 같은 주말이자, 영웅에게는 늦잠을 잘 수 있는 유일한 기회....여야 했다.​"아, 쫌! 주말엔 잠 좀 자자!"​나는 이불을 발로 뻥 걷어찼다.아침부터 하숙집 밖이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다.​"저기가 Z급 파일럿 집이라며? 2층 창문이래!""야, 드론 띄워! 안에 누구 있는지 찍어봐!"​뉴튜버들이다.어제 최 여사님의 '백수 건달' 연기로 쫓아낸 줄 알았는데, 밤새 인터넷 탐정들이 집요하게 추적해서 결국 주소를 특정해 낸 모양이었다.​"형님. 밖에 인간들이 바글바글한데? 그냥 전기 좀 쏴서 쫓아낼까?"​스마트워치에서 레비아탄이 하품하며 물었다.​"미쳤냐? 뉴스 1면에 'Z급, 민간인 학살'로 도배될 일 있어?""그럼 어떡해? 저것들 담장 넘을 기세인데."​창문 틈으로 보니,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담벼락에 매미처럼 붙어 있었다.이대로면 내 팬티 색깔까지 라이브 방송에 나갈 판이었다.​"하... 이사를 가야 하나."​그때였다.​"마! 다 안 꺼지나! 남의 동네 와서 꽹과리를 치노!"​골목 입구에서 우렁찬 고함이 들려왔다.성배 아저씨였다.아저씨는 세탁소에서 쓰는 대형 스팀 다리미를 엑스칼리버처럼 들고 골목 입구를 차단하고 있었다.​"아저씨는 뭔데 길을 막아요? 여기 공도(公道)예요!""공도 같은 소리 하네! 느그 땜에 동네 어르신들 잠을 못 잔다 아이가! 스팀 맛 좀 볼래!"​치익-!​다리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증기에 뉴튜버들이 기겁하며 물러났다.하지만 그들은 물러나는 척하며 이번엔 드론을 띄웠다.​위이잉-​드론 3대가 내 방 창문을 향해 접근했다.​[어? 형님, 저거 찍힌다.]"커튼!"​내가 몸을 날리려는 순간.​퍽! 퍼버벅!​어디선가 날아온 물풍선들이 드론에 정확히 명중했다.그냥 물이 아니었다. 시커먼 먹물이었다.카메라 렌즈가 먹물로 뒤덮인 드론들이 비틀거리다 추락했다.​"나이스 샷! 에임 좋고!""언니, 저쪽에서 한 대 더 뜬다. 3시 방향!"​옥상이었다.희선이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3화: 빗속의 그림자 2

    ​놈이 다시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려 했다.하지만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청옥 팔찌(S급 아티팩트) - 개방]​내 손목에 찬 푸른색 옥팔찌가 빛을 발했다.지난주 자갈치 시장에서 거금 8천만 원(희선이 거 포함)을 주고 산 물건.내 뱃속의 미친 빙정 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절해 주는 제어구(Controller).​"돈값 좀 하자."​나는 팔찌에 마력을 주입했다.푸른 냉기가 내 오른손을 감싸며 얇은 막(Film)을 형성했다.​[기술: 빙검(Ice Sword) 생성]​내 손아귀에 잡힌 공기 중의 수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길이 50cm의 투명하고 날카로운 얼음 단검.나는 역수로 단검을 쥐고, 놈이 숨어든 그림자를 향해 내리꽂았다.​캉-!!​금속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그림자 속에서 놈의 검은 칼날이 튀어나와 내 공격을 막아냈다.​"찾았다."​나는 쉴 새 없이 몰아쳤다.역동적 스타일의 초근접 격투(CQC).내 얼음 단검과 놈의 그림자 칼날이 1초에 수십 번씩 부딪쳤다.충돌할 때마다 얼음 파편이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흩날리며 비상등 불빛을 받아 붉게 반짝였다.​"키에에엑!"​놈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정면 승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다.놈의 몸이 다시 흐물거리며 바닥의 그림자로 녹아들려 했다.​"어딜."​나는 발을 들어 바닥을 강하게 굴렀다.​[기술: 절대영도 영역(Zone)]​콰직-!​내 발을 중심으로 복도 바닥이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단순히 표면만 얼린 게 아니다.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 그 자체를 얼려버렸다.​"끼에?!"​그림자로 숨어들려던 놈이 튕겨 나왔다.얼어붙은 그림자는 더 이상 놈의 통로가 아니었다. 놈은 딱딱한 얼음 바닥 위에서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었다.​"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나는 넘어진 놈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빙결장(氷結掌): 국소 제어]​파지직-​놈의 발목에서부터 푸른 얼음이 뱀처럼 타고 올라갔다.종아리, 허벅지, 허리.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2화: 빗속의 그림자 1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소리가 잠을 깨웠다.이불 밖으로 코를 내밀자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방문 틈으로 새어 들어왔다.​"태수야! 일났나! 밥 묵자!"​최 여사님의 호령에 나는 눈을 비비며 1층으로 내려갔다.오늘의 아침 메뉴는 소고기 고추장 볶음밥과 맑은 계란국.어제 먹다 남은 등심과 갈비살을 잘게 썰어 최 여사님 특제 양념장에 달달 볶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와, 이모. 아침부터 호강하네요.""어제 고기가 쪼매 남아가 볶았다. 든든하게 무라."​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의 표정이 밝았다.비가 오는 날은 으레 기분이 처지기 마련인데,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그 우울함을 날려버린 듯했다.​"아따, 비 오네. 학교 가기 싫구로."​희선이가 창밖을 보며 투덜거렸다.​"비 오는 날은 파전인데. 그지예?""오, 파전? 오늘 저녁 콜?"​히나가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쳤다.​"좋지. 퇴근할 때 쪽파랑 해물 좀 사 올게. 오늘 저녁은 파전에 막걸리다.""콜! 햄 늦지 마라!"​평화로운 약속을 뒤로하고 현관을 나섰다.하루 씨가 미리 챙겨준 검은 우산을 펴 들었다.​"다녀오겠습니다."​빗줄기가 제법 굵었다.아스팔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귓가를 때렸다.그런데 묘했다.어제 연구실에서 느꼈던 그 비릿한 기분. 군주의 심장이 보냈던 신호. 그 찜찜함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등 뒤를 서늘하게 적시는 기분이었다.​'어제부터 기분이 쎄하네. 비린내가 안 빠져.'​나는 우산을 고쳐 잡고 부대로 향했다.오늘은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오전 11시. 사령부 지하 연구동.나는 팔짱을 끼고 연구원들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하 병장님. 이상합니다."​수석 연구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차트를 보여줬다.​"어제 그렇게 요란하게 신호를 보내던 놈이, 밤사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졌습니다. 파장이 뚝 끊겼어요.""끊겼다고요? 배터리가 다 된 겁니까?""아니요. 마치... 누군가 신호를 받은 것처럼요. 목적을 달성해서 송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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