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일요일 아침."와! 대박! 여러분 보입니까! 저게 어제 Z급이 잡은 괴수랍니다!""좋아요, 구독 누르시면 제가 저기까지 가서 이빨 만져보겠습니다!"일요일 아침부터 하숙집 골목 입구가 시장통이 되었다.어제 도망갔던 뉴튜버들은 약과였다. '괴수 출현'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아이고 머리야... 소금을 가마니로 뿌려야 되나."최 여사님이 이마를 짚으셨다.어제 3중 방어선으로도 감당이 안 될 물량이었다. 드론이 파리 떼처럼 윙윙거리고 있었다."나가서 다 뽀사뿔까?"희선이가 건틀릿을 끼려는데, 그때였다.두두두두두-!하늘에서 헬기 소리가 들리더니, 골목 입구 쪽에서 육중한 엔진 소리가 땅을 울렸다.끼이익-!거대한 [군용 트럭]과 [K-808 장갑차]가 진입로를 틀어막았다.트럭 짐칸에서 검은색 대테러복을 입은 완전 무장 병력들이 쏟아져 나왔다.[SDT (특수임무대)]와 헌병대였다."뭐, 뭐야? 군대?""야, 카메라 끄라는데?"뉴튜버들이 당황해서 웅성거렸다.장갑차 위에서 확성기를 든 지휘관이 방송을 시작했다."알립니다. 현 시간부로 이 지역은 [국가 1급 보안 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엄숙하고 단호한 목소리."거주민을 제외한 모든 외부인은 즉시 해산하십시오. 불응 시 [군사기밀보호법] 및 [통합방위법]에 의거하여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아니, 그런 게 어딨어요! 국민의 알 권리가 있지!"눈치 없는 뉴튜버 하나가 카메라를 들이밀며 저항했다.그러자 SDT 요원 두 명이 순식간에 그를 제압하고 팔을 꺾었다."아악! 이거 놔! 나 100만 뉴튜버야!!""군사 지역 무단침입 및 촬영. 장비 압수하고 연행해."짤없었다.카메라는 박살 났고, 뉴튜버는 질질 끌려갔다.금융 치료? 아니, 이건 법적 치료(인실좆)였다. 징역 5년 이하의 짜릿한 맛."와... 쎄다."창문 틈으로 보던 희선이가 입을 딱 벌렸다.나머지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썰물처럼
토요일 저녁."으악! 우리 집 기와 다 깨진다!"희선이의 비명 소리에 고개를 드니, 붉은 안개 속에서 거대한 낫이 번뜩이고 있었다.안개 낀 하늘에서 내려온 불청객.크기는 대략 20미터. 사마귀와 귀신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 만든 듯한 흉물스러운 놈이었다.[식별 코드: 준(準) 군주급][해수 - '미스트 스토커(Mist Stalker)']놈이 앞발을 휘두를 때마다 안개가 찢어지며 진공 칼날이 날아들었다.저거 한 방이면 하숙집 지붕은커녕 2층 내 방까지 통째로 날아갈 판이었다."아, 진짜... 주말에 야근이라니."나는 한숨을 쉬며 손목을 털었다.레비아탄은 없다. 골목이 좁아서 불렀다간 우리 집이 먼저 무너진다.즉, 이 거대한 놈을 맨몸으로 상대해야 한다는 소리다."야근 수당은 챙겨주겠지?"나는 손목에 찬 [청옥 팔찌]에 마력을 불어넣었다.S급 아티팩트가 푸르게 공명하며 내 뱃속의 빙정을 제어하기 시작했다.팟-!나는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뛰어올랐다.중력? 그딴 건 Z급한텐 장식이다.[기술: 빙결 보법 - 스카이 워크(Sky Walk)]내 발끝이 닿는 허공의 수분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으며 투명한 발판이 되었다.타닥, 탁!나는 허공을 계단처럼 밟고 뛰어올라 놈의 눈높이까지 순식간에 도달했다."키에에엑?!"놈이 당황한 듯 낫을 휘둘렀다.하지만 내 눈에는 슬로우 모션이었다.나는 허리를 뒤로 젖혀 칼날을 피하고, 놈의 관절 마디를 정강이로 걷어찼다.퍼억-!"키에?!"타격음은 묵직했으나, 놈의 몸이 안개처럼 흐물거리며 충격을 흘려버렸다.물리 내성. 게다가 안개 속에 몸을 숨기는 은신 능력까지.까다로운 놈이다. 보통 헌터라면 여기서 말라 죽었겠지.하지만 난 아니다."숨바꼭질 좋아하나 본데."나는 허공에 선 채로 오른쪽 발을 들어 올렸다."술래가 너무 쎄서 어쩌냐."콰앙-!!내가 허공을 밟자, 강력한 냉기 파동이 돔(Dome) 형태로 퍼져나갔다.[광역 동결 (Area Fr
안개 속을 질주했다.방향 감각이 흐려질 정도로 짙은 농도.'괴수들은? 방벽은?'보통 괴수는 바다에서 방벽을 넘어온다.그렇다면 전방에 사이렌이 울려야 정상이다.하지만 사이렌은 조용했다.대신.덜컹.내 발밑, 맨홀 뚜껑이 들썩거렸다."......?"덜컹! 콰앙!맨홀 뚜껑이 하늘로 솟구쳤다.그리고 그 시커먼 구멍 속에서, 붉은 눈빛들이 번뜩였다."키에에엑!!"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하수구에서 [해귀(Sea Demon)]들이 튀어 나왔다.한두 마리가 아니었다.배수관, 골목 구석 그늘진 곳, 지하실 환기구.도시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놈들이 바퀴벌레처럼 쏟아져 나왔다."미친... 땅굴을 팠어?"놈들은 방벽을 넘은 게 아니었다.지하수로와 하수관을 타고 도시 내부로 침투한 것이다.이건 전면전이 아니었다.[시가전]이자 [게릴라전]이었다.전방이 아니라, 우리 안방이 뚫렸다.챙그랑!등 뒤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별다방이었다."꺄아악!"미혜 누나의 비명 소리.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달렸다."이 새끼들이!"가게 안으로 뛰어들자, 해귀 두 마리가 유리창을 깨고 난입해 있었다.한 놈이 카운터 뒤에 숨은 누나를 향해 삼지창을 겨누고 있었다."죽어!"나는 옆에 있던 철재 의자를 집어 던졌다.콰직!의자가 정확히 놈의 머리통에 꽂혔다.놈이 비틀거리는 사이, 나는 카운터를 뛰어넘었다."누나, 뒤로 빠져 있어!"[청옥 팔찌 가동]내 손에 [빙검(Ice Sword)]이 형성되었다.푸른 냉기를 머금은 얼음 칼날.서걱-!망설임 없는 일격.놈의 목이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다. 파란색 피가 벽에 튀었다.나머지 한 놈이 달려들었지만, 나는 놈의 팔을 잡고 그대로 얼려버린 뒤 발차기로 부숴버렸다."괜찮아요?""으, 응... 태수야, 피...""제 피 아닙니다."나는 누나를 주방 안쪽 창고로 밀어 넣었다."여기 문 잠그고 절대 나오지 마요. 알았죠?
토요일.직장인에게는 꿀 같은 주말이자, 영웅에게는 늦잠을 잘 수 있는 유일한 기회....여야 했다."아, 쫌! 주말엔 잠 좀 자자!"나는 이불을 발로 뻥 걷어찼다.아침부터 하숙집 밖이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다."저기가 Z급 파일럿 집이라며? 2층 창문이래!""야, 드론 띄워! 안에 누구 있는지 찍어봐!"뉴튜버들이다.어제 최 여사님의 '백수 건달' 연기로 쫓아낸 줄 알았는데, 밤새 인터넷 탐정들이 집요하게 추적해서 결국 주소를 특정해 낸 모양이었다."형님. 밖에 인간들이 바글바글한데? 그냥 전기 좀 쏴서 쫓아낼까?"스마트워치에서 레비아탄이 하품하며 물었다."미쳤냐? 뉴스 1면에 'Z급, 민간인 학살'로 도배될 일 있어?""그럼 어떡해? 저것들 담장 넘을 기세인데."창문 틈으로 보니,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담벼락에 매미처럼 붙어 있었다.이대로면 내 팬티 색깔까지 라이브 방송에 나갈 판이었다."하... 이사를 가야 하나."그때였다."마! 다 안 꺼지나! 남의 동네 와서 꽹과리를 치노!"골목 입구에서 우렁찬 고함이 들려왔다.성배 아저씨였다.아저씨는 세탁소에서 쓰는 대형 스팀 다리미를 엑스칼리버처럼 들고 골목 입구를 차단하고 있었다."아저씨는 뭔데 길을 막아요? 여기 공도(公道)예요!""공도 같은 소리 하네! 느그 땜에 동네 어르신들 잠을 못 잔다 아이가! 스팀 맛 좀 볼래!"치익-!다리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증기에 뉴튜버들이 기겁하며 물러났다.하지만 그들은 물러나는 척하며 이번엔 드론을 띄웠다.위이잉-드론 3대가 내 방 창문을 향해 접근했다.[어? 형님, 저거 찍힌다.]"커튼!"내가 몸을 날리려는 순간.퍽! 퍼버벅!어디선가 날아온 물풍선들이 드론에 정확히 명중했다.그냥 물이 아니었다. 시커먼 먹물이었다.카메라 렌즈가 먹물로 뒤덮인 드론들이 비틀거리다 추락했다."나이스 샷! 에임 좋고!""언니, 저쪽에서 한 대 더 뜬다. 3시 방향!"옥상이었다.희선이
놈이 다시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려 했다.하지만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청옥 팔찌(S급 아티팩트) - 개방]내 손목에 찬 푸른색 옥팔찌가 빛을 발했다.지난주 자갈치 시장에서 거금 8천만 원(희선이 거 포함)을 주고 산 물건.내 뱃속의 미친 빙정 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절해 주는 제어구(Controller)."돈값 좀 하자."나는 팔찌에 마력을 주입했다.푸른 냉기가 내 오른손을 감싸며 얇은 막(Film)을 형성했다.[기술: 빙검(Ice Sword) 생성]내 손아귀에 잡힌 공기 중의 수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길이 50cm의 투명하고 날카로운 얼음 단검.나는 역수로 단검을 쥐고, 놈이 숨어든 그림자를 향해 내리꽂았다.캉-!!금속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그림자 속에서 놈의 검은 칼날이 튀어나와 내 공격을 막아냈다."찾았다."나는 쉴 새 없이 몰아쳤다.역동적 스타일의 초근접 격투(CQC).내 얼음 단검과 놈의 그림자 칼날이 1초에 수십 번씩 부딪쳤다.충돌할 때마다 얼음 파편이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흩날리며 비상등 불빛을 받아 붉게 반짝였다."키에에엑!"놈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정면 승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다.놈의 몸이 다시 흐물거리며 바닥의 그림자로 녹아들려 했다."어딜."나는 발을 들어 바닥을 강하게 굴렀다.[기술: 절대영도 영역(Zone)]콰직-!내 발을 중심으로 복도 바닥이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단순히 표면만 얼린 게 아니다.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 그 자체를 얼려버렸다."끼에?!"그림자로 숨어들려던 놈이 튕겨 나왔다.얼어붙은 그림자는 더 이상 놈의 통로가 아니었다. 놈은 딱딱한 얼음 바닥 위에서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었다."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나는 넘어진 놈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빙결장(氷結掌): 국소 제어]파지직-놈의 발목에서부터 푸른 얼음이 뱀처럼 타고 올라갔다.종아리, 허벅지, 허리.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소리가 잠을 깨웠다.이불 밖으로 코를 내밀자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방문 틈으로 새어 들어왔다."태수야! 일났나! 밥 묵자!"최 여사님의 호령에 나는 눈을 비비며 1층으로 내려갔다.오늘의 아침 메뉴는 소고기 고추장 볶음밥과 맑은 계란국.어제 먹다 남은 등심과 갈비살을 잘게 썰어 최 여사님 특제 양념장에 달달 볶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와, 이모. 아침부터 호강하네요.""어제 고기가 쪼매 남아가 볶았다. 든든하게 무라."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의 표정이 밝았다.비가 오는 날은 으레 기분이 처지기 마련인데,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그 우울함을 날려버린 듯했다."아따, 비 오네. 학교 가기 싫구로."희선이가 창밖을 보며 투덜거렸다."비 오는 날은 파전인데. 그지예?""오, 파전? 오늘 저녁 콜?"히나가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쳤다."좋지. 퇴근할 때 쪽파랑 해물 좀 사 올게. 오늘 저녁은 파전에 막걸리다.""콜! 햄 늦지 마라!"평화로운 약속을 뒤로하고 현관을 나섰다.하루 씨가 미리 챙겨준 검은 우산을 펴 들었다."다녀오겠습니다."빗줄기가 제법 굵었다.아스팔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귓가를 때렸다.그런데 묘했다.어제 연구실에서 느꼈던 그 비릿한 기분. 군주의 심장이 보냈던 신호. 그 찜찜함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등 뒤를 서늘하게 적시는 기분이었다.'어제부터 기분이 쎄하네. 비린내가 안 빠져.'나는 우산을 고쳐 잡고 부대로 향했다.오늘은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오전 11시. 사령부 지하 연구동.나는 팔짱을 끼고 연구원들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하 병장님. 이상합니다."수석 연구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차트를 보여줬다."어제 그렇게 요란하게 신호를 보내던 놈이, 밤사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졌습니다. 파장이 뚝 끊겼어요.""끊겼다고요? 배터리가 다 된 겁니까?""아니요. 마치... 누군가 신호를 받은 것처럼요. 목적을 달성해서 송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