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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Penulis: 은지아
허상미는 윤해진의 품 안에서 매우 처량하게 울면서 억울한 듯 말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는데 나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송남지가 이렇게 괴롭히는데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윤해진은 영문을 몰라 허상미를 안아 차에 태웠다.

“상미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차근차근 나에게 말해 줘. 죽으려고 하지 말고. 송남지가 정말 무슨 짓을 했다면, 나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상미는 애원하는 듯 고개를 들고 가련한 눈빛으로 윤해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여자가 사람을 시켜서 오빠를 납치했어. 여러 명이서 오빠를 얼마나 때렸는지 거의 죽을 뻔했다고. 분명 내가 임신이 불안한 거 알고 일부러 우리 가족 괴롭혀서 나 불안하게 만들고 화나게 하려는 거야. 뱃속 애 떨어뜨리려는 수작이지!”

윤해진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송남지가 왜 네 오빠에게 시비를 걸겠어? 네 아이를 질투한다고 해도 사람을 시켜서 네 오빠를 죽게 만들 리가 없잖아!”

허상미는 훌쩍거리면서 더욱 가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여자는 그럴 용기가 없겠지만, 배짱 좋은 놈을 꼬드겼다면?”

‘배짱 좋은 놈?’

윤해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송남지가 재혼한 그 남자를 말하는 거야? 그 남자도 송남지를 도와서 네 오빠에게 시비를 걸 리는 없잖아!”

윤해진이 믿지 않자 허상미는 목 놓아 울었다.

“송남지한테 남자가 딱 한 명이라고 생각해? 오빠가 처음 말했을 때 나도 안 믿었어. 그런데 오빠가 저렇게 맞은 것을 보면 거짓말은 아닐 거야...”

윤해진은 의아하면서도 분노하며 물었다.

“네 말은 송남지가 밖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거야? 누구야?”

허상미는 몰래 윤해진의 표정을 살피면서 그가 점점 자기 말에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더욱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오씨 가문 도련님은 예전부터 정치권과 암흑가 양쪽에 발을 걸치고 있고 사생활도 문란하기로 유명하잖아. 송남지가 뭘 팔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지훈이 송남지를 도와서 우리 오빠를 괴롭혔다고 하더라고.”

‘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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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훈은 거리감을 두며 대답했다.“입맛 없어. 배고프면 미란 이모한테 차려 달라고 해.”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축객령이라도 내리듯 덧붙였다.“보다시피 처리해야 할 서류가 아주 많아.”그의 의사는 더할 나위 없이 명확했다.송남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입을 뗐다.“무봉산 프라이빗 온천 예약해 뒀어요. 집에서 입맛 없으면 거기 가서 먹어요.”‘무봉산 온천이라고? 남지가 그런 곳을 어떻게 알지?’서경에 온천이 한두 군데도 아닌데, 우연히 고른 곳이 하필 무봉산일 리가 없었다.하정훈은 시선을 내리깐 채 책상 위에 쌓인 서류 뭉치를 가리켰다.“이것들 오늘 밤까지 전부 확인하고 결재해야 해. 안 그러면 스케줄 꼬여.”그는 송남지의 제안을 명확히 거절했다.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오히려 그가 수락한 것으로 생각했는지 목소리 톤을 높이며 대꾸했다.“알았어요. 일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 너무 늦어지면 기사님은 먼저 퇴근시킬게요. 무봉산은 금방 가니까 다 끝나면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가면 돼요.”그녀는 혼자서 이것저것 재잘거리며 준비하더니 만족스러운 듯 서재를 나섰다.나가면서 한마디 말까지 덧붙였다.“배고파지면 말해줘요. 옆방 작은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문이 닫히고 나서야 하정훈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그는 짙은 눈썹을 확 찌푸렸고 가슴속에 억눌러왔던 서운함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바람을 맞힌 것도, 친구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도 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속상한 건 그 수많은 메시지 중 단 하나에도 답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메시지 한 줄 보낼 틈도 없을 만큼 그렇게나 바빴던 걸까?’그 답장 하나 때문에 그는 오후 내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말이다.지금 하정훈은 무봉산에 가서 밥을 먹거나 온천을 즐길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쌓여 있는 서류 뭉치를 바라보았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법이었다.하정훈이 뻐근한 목 뒤를 문지르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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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기?’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솔직하게 말했다.“오 대표님, 농담 마세요. 전용기 같은 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오지훈도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예전에 하정훈은 늦가을이나 초겨울만 되면 무봉산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곤 했죠.”“온천요?”송남지는 그 말을 되뇌며 잠시 고민했다.“감사해요, 오 대표님. 바쁘신데 실례 많았습니다.”전화를 끊은 송남지는 저택에 도착했다.평소보다 고요한 분위기였다.송남지가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지만 그곳 역시 적막했다.거실엔 아무도 없었고 식탁엔 식사한 흔적조차 없었다.송남지는 이미란을 찾아 물었다.“정훈 씨는 식사했나요?”이미란은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저었다.“입맛이 없다고 하시더니, 돌아오셔서 줄곧 서재에만 계시네요.”송남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그녀는 거실에 잠시 앉아 오지훈이 말했던 그 온천을 찾아냈다.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니 가장 비싼 프라이빗 스파만 남았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송남지는 망설임 없이 예약을 확정했다.전화를 마친 그녀는 그제야 2층 서재로 향했다.서재 안은 정적이 감돌아 밖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미란 이모는 분명 하정훈이 서재에 있다고 했는데.’찰나의 의구심을 뒤로하고 그녀는 서재 문을 두드렸다.“정훈 씨, 안에 있어요?”한참이 지나서야 안에서 반응이 왔다.“있어.”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송남지가 천천히 문을 열자 정면을 응시하며 앉아 있는 하정훈의 모습이 보였다.엄숙한 표정의 그의 곁에는 방금까지 검토한 듯한 서류들이 놓여 있었다.눈이 마주친 순간 하정훈이 먼저 입을 뗐다.“왔어?”먼저 말을 건넸음에도 그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고저도 없었다.그저 무미건조한 인사일 뿐이었다.갑작스러운 냉담함에 송남지는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었다.타인 앞에서의 하정훈은 늘 이런 태도였지만, 그녀 앞에서만큼은 달랐기 때문이다.송남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하정훈을 향해 천천히

  • 가면을 쓴 남편   제393화

    기사에게 재스민 갤러리로 가 달라 말하고 턱을 괸 채 가을밤 풍경을 감상하려던 찰나, 무언가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송남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급히 행선지를 바꿨다.“기사님, 재스민 말고요.”그녀는 하씨 저택 주소를 댔다.서둘러 휴대폰을 꺼냈다. 아까 공항 귀빈실에서 류무영이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방해가 될까 봐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다.화면에는 읽지 않은 카톡 메시지가 네다섯 개나 와 있었다.송남지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제발 하정훈이 아니길.’하지만 원래 두려워하는 일일수록 어김없이 벌어지는 법이다.네다섯 개의 메시지 중 업무 관련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전부 하정훈이 보낸 것이었다.[밥은 잘 챙겨 먹었어?][일은 끝났고?][선생님 비행기는 이륙한 거야?][저녁 먹으러 올 거야? 먹고 싶은 거 말하면 미리 준비해 두라고 할게.]송남지의 시선이 마지막 메시지에 머물렀다.정갈하게 적힌 세 글자였다.[송남지.]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다.송남지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젖히며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앞으로 숙여 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안전에 문제없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좀 가주세요. 제가 좀 급해서요.”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안전벨트 꽉 매세요!”벨트를 매고 난 뒤에도 송남지는 휴대폰 화면을 보고 또 보았다.몇 초간 고민하던 그녀가 하정훈에게 답장을 보냈다.[미안해요, 무음이라 메시지를 이제야 봤어요.][방금 일 다 끝났고 선생님 비행기도 이륙했어요.][저녁 먹었어요?][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래요?]그녀는 연달아 네 개의 메시지를 전송했다.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시간이 무심하게 흐를수록 송남지는 하정훈의 노기를 더욱 선명하게 체감했다.단단히 화난 게 분명했다.송남지는 난처한 듯 입술을 깨물며 뒤늦게 후회했다.‘왜 폰 볼 생각을 못 했을까?’점심때 이미 바람을 맞힌 처지에 연락까지 받지 않았으니, 이 정도면 정말 큰 일이었다.송남지는 조용한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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