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54화

Author: 은지아
엄가을과의 통화를 마친 윤이현은 둘의 대화창을 닫았다.

그러고는 친구 목록에서 흰색 치자꽃 프로필 사진을 검색했다.

송남지의 프로필 사진임을 확인한 윤이현은 신중하게 문자를 보냈다.

송남지가 윤이현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을 때, 그녀는 방금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남지 씨, 엄가을 씨 쪽에서 승낙했어요. 식사 장소는 어디로 하면 좋을까요? 미리 제 비서에게 예약하라고 할게요.]

오늘 서경의 날씨는 드물게 맑고 좋았다.

휴대폰 화면에 비친 송남지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신속하게 윤이현에게 답장했다.

[달이슬이요. 그곳 괜찮아요. 조용하고 음식도 아주 특별하거든요.]

윤이현은 송남지가 보내온 식당 이름을 확인했다.

다만 바로 비서에게 예약을 맡기지 않고 대신 검색창을 열어 달이슬을 직접 검색해 보았다.

그곳은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 딱 좋은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윤이현은 눈썹을 올렸다.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한 표정이었다.

잠시 후 그는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가면을 쓴 남편   제772화

    최보라는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윤양으로 가더니 아주 말대답만 청산유수가 됐어.”송남지가 웃으며 받아쳤다.“나 원래 옛날부터 말 한마디는 안 지지 않았나?”사실 최보라는 송남지의 농담에 기분이 상하기는커녕, 가족으로서 송남지의 그런 밝은 모습을 보는 게 훨씬 좋았다.농담을 던질 여유가 있다는 건 적어도 지금 당장 새까만 우울함 속에 갇혀 있지는 않다는 뜻이니까.“네가 아무리 말대답을 잘해도 난 포기 안 해. 지금 네 상황을 이모랑 이모부한테 알릴 수도 없으니, 두 분을 대신해서 나라도 널 챙겨야지. 얼른 괜찮은 남자친구 만들어서 이모랑 이모부한테 보여드려. 그래야 두 분도 자기 딸이 쫓겨났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거 아냐. 난 진짜 두 분이 너 때문에 속상해서 병이라도 나실까 봐 무서워.”송남지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옅은 미소를 지었다.“언니가 무슨 마음으로 이러는지 다 알아. 내가 최대한 노력해 볼게, 응?”그녀와 하정훈 사이의 파경은 친정 식구들에게 철저히 숨기고 있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 바깥세상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들을 생각하면 송지환과 최미경이 인터넷에 둔감하다 쳐도 주변에서 주워듣는 말이 없을 리 없었다.당장 요즘만 해도, 대체 얼마나 바쁘면 하정훈을 데리고 친정에 밥 한 끼 먹으러 올 시간이 없냐는 전화가 이틀이 멀다 하고 걸려 오던 참이었다.전화를 끊고 나니, 송남지는 갑자기 앞에 놓인 향긋한 꽃차마저 맹물처럼 밍밍하게 느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최미경과 나눈 카톡 대화창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요즘 돌고 있는 그 지저분한 소문들에 대해 최미경도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송남지는 언론이 자극적인 기사로 어그로를 끄는 것뿐이라며 능청스럽게 둘러댔다.하지만 부모님은 결코 호락호락한 분들이 아니었다. 이런 핑계가 계속 반복되고 하정훈과 함께 있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한다면, 두 분의 의심은 결국 사실로 굳어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송남지는

  • 가면을 쓴 남편   제771화

    소윤은 눈물 콧물을 다 쥐어짜는 시늉을 하며 송남지에게 들러붙었다.“남지야, 네가 곁에 있다는 건 내 인생의 축복이야!”...어느덧 금요일 퇴근 시간, 송남지는 어김없이 최보라의 전화를 받았다.매주 금요일마다 잊지 않고 걸려 오는 일종의 생존 확인 전화였다.송남지는 수리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자마자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린 터라, 집에 도착해 미처 숨을 돌리기도 전에 울리는 최보라의 전화가 버겁기만 했다.송남지는 어깨와 귀 사이에 휴대폰을 낀 채 마당 문을 열며 대답했다.“언니, 나 오늘은 언니랑 티키타카 할 기력조차 없어. 너무 피곤해.”그러자 최보라는 대뜸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피곤하다고? 여준휘 그 인간이 너한테 일 다 떠넘겼어? 안 되겠다, 내가 당장 전화해서 한마디 할 테니까 걱정 마.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지 마!”송남지는 마당으로 들어서며 스피커폰을 켜고는 다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따뜻한 꽃차를 끓이며 창밖으로 깔리는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며 대꾸했다.“내 업무량은 딱 적당해. 언니가 이렇게 닦달하지만 않아도 내 피로의 절반은 사라질 것 같은데.”최보라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어우, 말하는 싸가지 좀 보소. 나랑 통화하는 게 무슨 중노동이냐? 네가 피곤한 건 다 솔로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그래. 딱 기다려, 언니가 조만간 피로 회복제 같은 연하남들로 소개팅 쫙 쏴줄 테니까!”송남지는 쓴웃음을 지으며 울상을 지어 보였다.“세상에, 나한테 오늘 남자 소개해 주겠다는 소리, 언니가 딱 세 명째거든.”최보라는 안 믿긴다는 듯 목소리 톤을 높였다.“헐, 진짜? 세 명이나? 윤양에서도 네 인기가 여전하다니 한결 마음이 놓이네. 어차피 너 지금 돈도 안 아쉬운데 굳이 돈 많은 남자 찾을 필요 없잖아? 능력은 좀 딸려도 순둥순둥하고 파릇파릇한 애들로 만나봐. 이것저것 다 만나봐야 네 취향을 찾지.”송남지는 꽃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짙은 꽃내음과 은은한 차향이 입안에 퍼지자 그녀는 지그시 눈을 감은 채 퇴근 후

  • 가면을 쓴 남편   제770화

    소윤이 다가와 송남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였다.“남지야, 너처럼 좋은 애는 그런 쓰레기 사랑에 목맬 필요 없어. 이제 내 미션은 딱 하나야. 너한테 정말 괜찮은 완벽남들 소개하는 거! 원래 새로운 사랑으로 구질구질한 옛사랑 잊는 게 진리잖아!”“아니...”송남지의 거절은 입 밖으로 나오기가 무섭게 소윤에게 묵살당했다.“이젠 네 마음대로만 해선 안 돼. 방어적인 태도는 버리고 일단 이런저런 남자들을 좀 만나봐야 한다니까? 이 언니가 다 겪어보고 하는 소리야. 내가 너 그 수렁에서 금방 빼내 줄게!”소윤의 넘치는 열정에 송남지도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점심 식사 후,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로 돌아왔다.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온 동료들이 모여 무언가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었고, 가까이 다가가자 그 내용이 또렷하게 들려왔다.“SNS에 올라온 사진 봤어요? 하정훈은 대체 왜 이렇게 잘생긴 거야?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조차 완전 화보가 따로 없다니까요.”“칫, 그게 어디 평범한 지팡이인가요. 듣자 하니 최고급 자단목을 가지고 최정상급 장인 수십 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라던데요. 그야말로 소재와 기술의 정수죠. 그건 단순한 지팡이가 아니라, 슈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하이엔드 패션의 결정체라고 봐야 해요.”소윤이 고개를 저으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회사 사람들은 참, 다 좋은데 저런 뜬소문이나 잘생긴 남자라면 아주 사족을 못 쓴다니까.”송남지는 그저 멋쩍은 미소만 지었다.하정훈은 누구라도 한 번 보면 시선을 빼앗길 만큼 완벽한 외모의 소유자였기에 그럴 만도 했다.동료들의 찬양은 끝이 없었다.“현 여자친구 병간호하러 베리히에 있는 병원까지 직접 동행했대요. 그 무뚝뚝하고 강인해 보이는 인상 뒤에 그런 순애보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런 남자와 결혼한다면 진짜 소원이 없을 텐데.”대화가 끝날 무렵, 구석에 있던 다른 동료가 은밀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하정훈이 온 동네가 떠들썩하게 불꽃놀이를

  • 가면을 쓴 남편   제769화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기를 참 좋아하긴 하는데 안타깝게도 난 아이를 가질 수가 없어. 원래도 임신이 힘들었는데 배를 다친 이후로는 더 어려워졌거든.”소윤은 쥐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으며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교차하는 얼굴로 물었다.“아니, 아이를 못 갖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몸까지 상했다니? 요즘 의학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실력 있는 의사를 찾아가 보긴 한 거야?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그 말에 송남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실력 있는 의사를 찾아보지 않았던가.’송남지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임신이 어렵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하정훈은 늘 괜찮다고 다독였다. 그 후 손윤영에게 찔려 복부에 치명상을 입고 임신이 더욱 절망적이게 되었을 때도 하정훈은 한결같았다. 자신이 결혼하려는 사람은 송남지 너일 뿐, 아이를 낳아줄 여자가 아니라면서 말이다.그때의 그녀는 참으로 순진했다. 하정훈의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기에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억지로 매달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려 했다.원래 아이란 인연이 닿아야 찾아오는 법이니 그저 제 인생에 자식 복이 옅은가 보다 여겼던 것이다.하지만 하정훈이 임승아를 임신시키기 위해 세계 최고의 병원들을 전전할 줄이야. 어떤 대가도, 그 어떤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는 그를 보며 뒤늦게 깨달았다.‘실은 그토록 아이를 원하던 사람이었구나...’송남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어쩌면 하정훈은 나와 아이를 갖는 것 자체가 싫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그토록 원했던 건, 오직 임승아와 자신 사이에 생길 아이뿐이었으니까.’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걷잡을 수 없는 비애감에 기어이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화들짝 놀란 소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송남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남지야, 왜 그래? 혹시 병원에서 아예 희망이 없다고 확언이라도 한 거야? 괜찮아, 괜찮아. 여자 인생이 꼭 애를 낳아야만 완성되는 것도 아니잖아. 넌 이미 충분히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라

  • 가면을 쓴 남편   제768화

    소윤은 씩씩거리며 사무실을 뛰쳐나가는 원정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호의를 베풀어도 고마운 줄을 모르네. 진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유분수지!”하지만 지금 송남지에게는 누가 은혜를 원수로 갚든 말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온 신경은 오직 소윤의 부른 배에 쏠려 있었고 행여나 화를 내다 태아에게 무리라도 갈까 걱정될 뿐이었다.남편은 도시에 두고 홀로 윤양에 남아 일하는 주말부부 신세인 데다, 평소 시어머니의 텃세까지 겹쳐 맘고생이 심한 소윤이었기 때문이다.“소윤아, 참아. 저런 사람이랑 똑같이 굴 필요 없어. 안 먹는다니 우리가 한 상자 더 먹으면 오히려 좋지, 뭐!”송남지와 동료들의 다독임에 소윤의 감정도 서서히 진정되어 갔다.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자, 소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송남지에게 물었다.“남지야, 난 어쩔 땐 네가 진짜 신기해. 저런 진상을 겪고도 어떻게 그렇게 태연할 수 있어?”그러자 송남지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상? 내가 겪어본 진상들에 비하면 원정민 씨는 명함도 못 내밀걸. 그보다 네 몸이나 챙겨, 가뜩이나 홑몸도 아니잖아. 임신부한테 기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고작 이런 일로 스트레스받다가 탈 나면 안 돼.”송남지는 소윤의 기분을 확실히 풀어주려 점심시간에 맞춰 그녀를 밖으로 이끌며 제안했다.“아침에 화동에서 오는 길에 새로 오픈한 가게를 봤어. 요즘 매일 구내식당 밥만 먹어서 물렸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소윤은 송남지의 팔짱을 끼며 반색했다.“어쩜, 넌 정말 센스쟁이라니까! 일주일 동안 너 없어서 맨날 구내식당만 갔더니 이젠 식당 근처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거든. 사실 그 식당 나도 진작에 봐뒀던 데야. 너 돌아오면 같이 가려고 꾹 참고 아껴뒀단 말이지!”밖으로 나온 윤양의 거리는 꽤 북적이고 있었다.봄은 윤양을 여행하기 딱 좋은 시기라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났다.가게 앞 야외에 설치된 짙은 녹색 차양 아래에는 예쁜 테이블들이 세팅되어 있었다.직

  • 가면을 쓴 남편   제767화

    송남지는 미안한 마음에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아니에요, 같이 바로 전시관으로 가요. 비행기에서 푹 쉬어서 정말 괜찮거든요.”윤양에 머무르면서 쉬기까지 하겠다는 건 너무 염치없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여준휘가 의아한 듯 물었다.“나도 국외 노선을 타봐서 아는데, 좌석이 좁고 불편해서 제대로 자기도 힘들던데 어떻게 푹 잘 수가 있었겠어? 정말 무리하지 않아도 돼.”이에 송남지는 설명했다.“운이 좋게도 말이죠...”그녀가 당첨된 이야기를 들려주자 여준휘는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외쳤다.“내 이럴 줄 알았어! 남지 씨는 정말 복덩이라니까! 일등석이라니, 난 구경도 못 해봤어. 그 정도면 티켓값이 어마어마할 텐데.”송남지는 그제야 자신이 정말 행운아였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여준휘의 CRV가 전시관 앞 주차장에 멈춰 서자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이 쏟아져 나와 그녀를 반겼다.만삭인 소윤이 다가와 송남지의 손을 꼭 잡으며 반가움을 표했다.“남지야, 수리스에 가 있는 일주일 동안 다들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송남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다들 고마워요. 다들 드릴 선물 사 왔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나눠요.”전시관 사람들에게 송남지처럼 예쁜 짓만 골라 하는 신입은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었다.송남지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품이었지만 일 처리만큼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을 만큼 명석했다. 신입임에도 동료들의 골칫거리 업무를 해결해주곤 했고 특히 교류회에서의 활약으로 전시관이 진동훈의 주목을 받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잊혀 가던 전시관은 진동훈의 눈에 들어 이번에 파격적인 지원까지 약속받았다.게다가 일주일 동안 휴가를 내서 친구를 만나러 갔으면서도 돌아올 때 잊지 않고 모두를 위한 선물까지 챙겨왔다.송남지가 가져온 선물은 그 지역에서 유명한 초콜릿 같은 아기자기하고 정성이 담긴 간식거리들이었다.그렇게 선물을 다 돌리고 화장실에 갔다가 오는데, 별로 안 친한 남자직원이 구석에서 투덜대는 소리가 들렸다.“저

  • 가면을 쓴 남편   제397화

    ‘이렇게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을 거침없이 건네다니. 남자의 휴대폰엔 온갖 비밀이 숨겨져 있다던데...’송남지는 뜨거운 감자를 쥔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그 순간, 휴대폰 화면 위로 메시지 알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송남지는 괜히 잘못 터치했다가 내용을 보게 될까 봐 조마조마했다.그녀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하정훈에게 돌려주며 말했다.“메, 메시지 왔는데요.”하정훈은 힐끗 폰을 보더니 무심하게 대답했다.“어. 나 운전 중이니까 네가 대신 봐줘.”송남지는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

  • 가면을 쓴 남편   제396화

    인기척에 송남지가 번쩍 눈을 떴다.애초에 깊이 잠들지 못했던 탓이다.눈을 뜨자마자 소파 곁에 서 있는 하정훈이 보였다.송남지는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을 비비며 미안한 듯 말했다.“요즘 일이 많아서 제대로 못 잤더니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 봐요.”그녀가 몸을 일으켰다.“일 다 끝났어요? 그럼 우리 밥 먹으러 가요.”하정훈이 눈썹을 모으며 되물었다.“너, 점심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은 거야?”송남지는 고민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네.”류무영을 공항까지 배웅하고 돌아온 뒤로 줄곧 2층에서 그가 일을 마치고 함께 식

  • 가면을 쓴 남편   제394화

    ‘전용기?’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솔직하게 말했다.“오 대표님, 농담 마세요. 전용기 같은 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오지훈도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예전에 하정훈은 늦가을이나 초겨울만 되면 무봉산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곤 했죠.”“온천요?”송남지는 그 말을 되뇌며 잠시 고민했다.“감사해요, 오 대표님. 바쁘신데 실례 많았습니다.”전화를 끊은 송남지는 저택에 도착했다.평소보다 고요한 분위기였다.송남지가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지만 그곳 역시 적막했다.거실엔 아무도 없었고 식탁엔 식사한

  • 가면을 쓴 남편   제393화

    기사에게 재스민 갤러리로 가 달라 말하고 턱을 괸 채 가을밤 풍경을 감상하려던 찰나, 무언가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송남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급히 행선지를 바꿨다.“기사님, 재스민 말고요.”그녀는 하씨 저택 주소를 댔다.서둘러 휴대폰을 꺼냈다. 아까 공항 귀빈실에서 류무영이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방해가 될까 봐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다.화면에는 읽지 않은 카톡 메시지가 네다섯 개나 와 있었다.송남지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제발 하정훈이 아니길.’하지만 원래 두려워하는 일일수록 어김없이 벌어지는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