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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作者: 밥벌이요정
“역겨워. 네가 너무 역겨워.”

고영훈은 그 누구에게도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송서윤만은 예외였다.

그녀 앞에서 자존심 따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고영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송서윤의 손목을 붙잡고 억지로 품에 끌어안았다.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놓아주지 않았다.

행동은 강압적이었으나 목소리만은 비굴할 정도로 낮았다.

“16일이야. 심건모의 화려한 앞날과 나, 둘 중 무엇을 택해야 할지 넌 알고 있겠지.”

심건모는 절대로 고영훈을 이길 수 없다.

고영훈은 송서윤만 가질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은 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운항 과학기술 회사, 자율주행 자동차 체험 행사 현장.

박다은은 뜻밖의 장소에서 송서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입장권조차 없는 송서윤이 고영훈의 곁에 꼭 붙어 한 걸음씩 발걸음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고영훈은 수시로 송서윤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고영훈은 상대방에게 송서윤을 소개하고 있었다.

박다은은 서둘러 부하 직원에게 카메라 방향을 돌리게 한 뒤 반대편에 보고했다.

“이상 무. 현재 해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부 청사, 컴퓨터 장비실.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얼어붙어 있었다.

심건모는 온몸에서 서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서류를 책상 위로 내던졌다.

“차를 찍어.”

심건모의 명령에 박다은은 즉시 운항 과학기술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자율주행 자동차로 렌즈를 돌렸다.

그 시각, 고영훈이 송서윤을 위해 운전석 문을 열어주고 있었다.

“운전하는 건 좋아하면서 운전 실력은 별로잖아. 널 위해 특별히 개발한 대리 운전 자동차야.”

“자율주행이 아니고?”

“안전 범위 내에서는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는 사람의 조작이 필요해. 다만 운전자가 훨씬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한번 타볼래?”

고영훈의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고 송서윤은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았다.

그 찰나, 송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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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훈은 서류 뭉치를 받아 들고 몇 장 넘겨보더니 다가와 송서윤의 손을 붙잡았다.송서윤은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서윤아, 다 널 위해서였어. 네 몸은 더 이상 임신하면 안 돼.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단 말이야.”“너의 지독한 소유욕을 그럴듯한 핑계로 포장하지 마!”송서윤은 심건모가 마신 약을 떠올리며 고영훈을 향해 증오를 쏟아냈다. “네가 나한테 약을 먹인 건 처음이 아니잖아. 예전에 내가 먹던 비타민을 피임약으로 바꿔치기했던 것도 너지? 그런데 이제는 아예 불임약으로 바꿨다고?”고영훈은 멍해졌다. 송서윤이 이 모든 걸 알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놀랐어? 너의 추악한 짓들을 나 전부 알고 있어.” 송서윤은 고영훈을 힘껏 밀쳐냈다. “내가 출산하고 있을 때 너는 허연수 곁에서 정민지가 태어나는 걸 지켜보고 있었지.”“내 아이가 내 품에서 숨을 거둘 때 너는 허연수와 낳은 아이를 안고 분만실을 나왔어.”“고영훈, 너는 날 사랑한 게 아니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를 사랑이라는 감옥에 가둔 거고 지독한 고통 속에 밀어 넣은 거야.”“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니야.” 송서윤은 깊은숨을 내뱉었다. 머릿속에는 심건모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사랑한다면 다치게 하지도, 아프게 하지도 않아.”“내가 자은을 찾아내기만 해봐. 둘 다 감옥으로 보내버릴 테니까.”송서윤은 고영훈의 어두운 안색을 뒤로하고 사무실을 나섰다.고영훈이 뒤쫓아 나왔다. “서윤아, 나랑 16일 동안 같이 있기로 약속했잖아! 가지 마! 오늘 저녁에 우리 세 식구가...”“세 식구 같은 소리 하네. 난 이미 오래전에 네 아내가 아니었어.”“하준이는? 하준이도 보고 싶지 않은 거야?”“하준이...” 송서윤은 눈물 콧물 쏟으며 울던 고하준의 얼굴을 떠올렸다. “너랑 이혼 소송할 거야. 하준이 양육권도 내가 가져올 거고.”“우리 결혼에 숨겨진 진실을 내가 세상에 폭로해도 상관없다는 거야?”고영훈은 송서윤의 손을 붙잡고 제 앞으로 끌어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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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심건모가 고개를 들자 송서윤은 그의 섹시한 입술에 입을 맞췄다.심건모는 송서윤을 안아주며 깊은 입맞춤을 나누었다.송서윤은 심건모의 품 안에서 숨을 몰아쉬며 달래듯이 속삭였다. “진짜 잘생겼다. 우리 남편, 진짜 훈남이네요.”심건모는 모든 감정을 억누른 채 송서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좋아?”송서윤은 아무 생각 없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너무 좋아요.”심건모의 품에서 내려온 송서윤의 눈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오늘 할 일이 너무 많네요. 어제 계약서 썼으니까 오늘은 직원들 데리고 인수인계하러 가야 해요.”심건모는 떠나가는 송서윤의 뒷모습을 보며 나직하게 대답했다.심건모가 안방에서 나왔다. 제훈 일행은 이미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가서 향가옥에 있는 물건들 다 정리해.”현관부터 3층까지 구불구불 이어졌던 장미 꽃잎은 이미 시들었고 식탁 위의 촛불은 타버려 연기만 남았으며 스테이크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안방 침대 위 장미 꽃잎 하트 중앙에는 보석 목걸이가 아침 햇살을 받아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송서윤은 이리안을 어린이집에 등원시켰다.벤츠 안에서 한참을 앉아 있던 송서윤 앞에 고영훈이 나타났다.“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나요?”“소송을 하면 법원 쪽에 기록이 공개되나요?”“법원 쪽 기록은 남지 않겠지만...”휴대폰 너머로 장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많은 사건이 밖으로 알려지지는 않지만 일단 법정을 거치게 되면 법원 사람들은 다 알게 됩니다.”“재혼 루머가 퍼질 수도 있어요.”“알겠어요.”“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안 돼요. 특히 국장님한테는 절대.” 송서윤이 당부했다.“형수님, 건모 형님께 맡기면 훨씬 간단하게 처리될 텐데요.”장호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만약 발설하면 해임할 겁니다.” 송서윤이 단호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장호는 결국 포기했다.송서윤은 고영훈이 고하준을 안으로 데려다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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